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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으로 칠 수 있는 멜로디 퍼터

편집자 주 누구에게나 위시리스트가 있다. 일명 ‘지름신’은 우리가 저축하거나 가만히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특히, 골프를 시작하면 뭐든 다 돈이다. 너무나 많은 장비와 각양각색의 패션 브랜드, 거기에 필드만 나가면 맨날 잃어버리는 공까지. 그래서 준비했다. 나만의 위시리스트를. 앞으로 이 페이지에선 골프와 관련해 가지고 싶었던, 혹은 소개하고 싶었던 모든 아이템과 브랜드를 소개해볼까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골프 클럽을 꿈꾼다. 단종이 됐거나, 디자인이 달라졌거나, 아니면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등 현실적 이유로 대체품을 찾아 헤맨다. 물론 다 가진 이들도 있다. 오직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클럽을 직접 만든 이들도 있다. 이 글은 에디터 방이 꿈꾸는 나만의 버킷리스트 클럽에 대한 얘기다.

 

EDITOR 방제일

 

결국은 ‘넣어야’ 끝난다
“방 기자야, 결국 중요한 퍼터대이. 드라이버 1타, 퍼터도 1타. 쓰리 퍼트하면 마, X 되는 기다.” 스크린골프장에서 나에게 골프를 알려주던 이의 말이다. 처음에는 흘려들었다. 그린에 나간 순간, 저 말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꼈다. 무엇보다 다른 구기 종목은 대부분 많은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이기는 방식이다. 골프는 다르다. 점수를 줄여야 한다. 남들보다 덜 쳐야 하고 덜 움직여야 이긴다.

 

이런 골프 방식 중 가장 흥미로운 건 역시 퍼트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우드와 웨지로 아무리 백날 나이스온 해봐야 홀컵에 공을 못 넣으면 ‘꽝’이다. 넣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골퍼가 인생 퍼터를 찾아 헤맨다. 우스개 격언도 있다. 다른 채는 팔아도 퍼터는 파는 게 아니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란 말도 떠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 퍼터를 찾으려 노력한다.

 

누구에게나 꿈꾸는 퍼터 하나 있잖아요!?
스카티 카메론, 오디세이, 베르나네티, 이븐롤까지. 퍼터만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가 수없이 있다. 그만큼 골프에서 퍼트가 중요하단 방증이다. 솔직히, 그냥 드라이나 아이언으로 쳐도 똑같은 거 아닐까 생각했다. 실제 쳐 본 골프는 아주 정밀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말렛 형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퍼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재질부터 시작해 다양한 기술이 들어가면서 퍼터는 점점 더 진화 중이다. 그래서 모두 좋은 퍼터를 찾아 고민한다. 하지만 나는 결국 퍼터는 ‘감’이라고 믿고 있다.

 

‘골린이’라 더 그런 생각이 강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골프가이드 에디터로 오래 일하다 보니, 골프 자체를 좀 ‘클래식’한 느낌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그래서 다음에 다루겠지만, 가장 멋있는 골퍼이자, 워너비 골퍼는 ‘아놀드 파머’ 스타일이다. 모자도 안 쓰고, 카디건을 입고, 담배까지 물고 골프 치는 남자! 나름 멋지지 않은가!? 물론, 이건 지극히 사적인 얘기다. 이야기가 좀 삼천포로 샜다. 다시 퍼터로 돌아가서 그래서 최신 기술보다는 그저 디자인이나, 내 스타일에 맞는 퍼터를 찾고 싶었다. 일단 디자인은 당연히 블레이드형이다. 거기에 퍼터를 칠 때 유쾌한 소리가 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여기에 딱 맞는 퍼터를 운명적으로 발견했다. 마치 나를 위해 과거에 누군가 만든 것처럼 운명이라 느껴졌다.

 

근본의 핑 1-A, 어떤 면으로나 칠 수 있는 양면 퍼터
내 워너비 퍼터는 핑 1-A다. 속칭 멜로디 퍼터라 불린다. 핑이란 브랜드명답게 치면 그린 위에 “피이이아잉” 소리가 고요하게 울려 퍼진다. 홀컵의 쨍그랑 소리만큼 아름다운 이 소리를 들으면 어쩐지 골프를 더 신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리만큼 나를 더 운명이라 느끼게 만든 것은 양면 퍼터이기 때문이다.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편의에 따라 치면 된다.

 

왜냐하면 양면이 다 똑같은 블레이드형이기 때문이다. 마치 소울메이트처럼 이 퍼터를 보는 순간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지고 싶었다. 국내 매장에선 구하기 어렵다. 해외 직구로 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내 장바구니에 근 한 달간 이 퍼터가 담겨 있다. 이 퍼터를 보면서 자꾸만 고민이 든다. 언제 살까? 바로 지금?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는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장바구니에서도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오늘도 장바구니를 보면서 입맛만 다시고 있다. 그러면서 다시금 깨닫는다. 고민은 결국 시간만 늦추는 것뿐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