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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P 저축은행 횡포…시행사 “죽으라는 얘기냐” 분통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최근 한 호주계 저축은행이 PF대출 건과 관련해 기묘한 행태를 벌이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횡포’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 이 저축은행의 행태에 관련사 임직원을 포함한 업계 종사자들은 “이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공사 변경 협의

지난 2022년 8월 29일 PF대출을 통해 공사를 진행하던 경기도 양평군 소재 공동주택 현장에서 시공사 측의 재무상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에 시행사 L 대표는 시공사를 변경하기 위해 관련 금융권과 신탁사·시행사 간 협의를 진행했고, 2023년 4월 21일 시공사 변경에 합의했다.

 

L 대표는 “시공사가 4대 보험, 채권 압류 등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전 시공사와 저축은행, 신탁사 등과 협의해 시공사를 변경하기로 이미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이해관계자 중 P 저축은행이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한 합의를 차일피일 미뤘다. 호주계 P 저축은행은 해당 공사에 PF대출을 내준 당사자다. 합의를 미루던 P 저축은행은 대출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돌연 원리금 상환(완납)을 요구해왔다.

 

시행사 L 대표는 “P 저축은행의 횡포”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L 대표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24% 수준이다. 새로운 시공사(신용등급 BBB-)와도 이미 계약한 상태다. 당연히 신탁사와 저축은행에도 제출했다. 지난해 5월 17일의 일이다.

 

내부 심의 끝났다던 담당자는 교체되고

L 대표는 “당시 저축은행 담당자도 ‘시공사 변경 심의가 내부적으로도 완료됐다’고 했다”며 “그러나 저축은행은 3개월이 지나도록 해당 심의를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L 대표에 따르면 그사이 담당자 교체만 2차례였다.

 

이에 L 대표는 저축은행 측에 촉구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심의는 진행되지 않았고 저축은행 측의 소통도 없었다.

 

결국 L 대표는 이를 금융감독원 민원 분쟁 조정을 통해 해결코자 2023년 8월 17일에 이어 총 2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처리가 되질 않았다. L 대표는 이를 “(P 저축은행에) 금감원 출신이 감사로 근무하고 있어 그런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고 했다.

 

L 대표가 금감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P 저축은행 측의 답을 드디어 들을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 민원서류를 해지하면 심의를 진행하자”는 제안이었다. 당연히 L 대표는 민원을 해지했다.

 

그러나 이후 P 저축은행 측은 “시공사 변경에는 합의하지만, 최초 PF대출 시 시행사의 자기자본이 잘못됐다”며 꼬투리를 잡았다. 그러면서 L 대표 측에 ‘자기자본투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L 대표는 이를 “말도 안 되는 트집”이라고 성토했다. L 대표에 따르면 시행사는 2023년 12월 22일 계약이행보증금 4억7천만 원을 신탁사에 입금했다. 이는 저축은행에서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L 대표는 “시행사가 시공사 변경과 대출 연장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다가 대출 만기일을 하루 남기고 일방적으로 PF 대출금 전액 상환을 통보하는 것은 횡포”라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외 금융그룹 저축은행 이슈 '기우이길'

L 대표는 또 “대표이사 호주 발령 등 근로 계약 연장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문이 있더니 그래서 이러한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도 “손실된 피해 부문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P 저축은행은 수취만 할 뿐 대출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자본금 증자를 요청했으나 아직 움직임이 없다는 소문에 관련 업계가 뒤숭숭하다.

 

호주계 금융그룹인 P 저축은행의 이 같은 행태가 이번 사례만이 아니라 또다른 PF대출 건에도 유사하게 행해지고 있다면 국내 건설과 금융계의 피해자가 급속도로 양성될 수도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일련의 사건에 대한 저축은행 측 답변을 듣고자 이메일, 유선 등 여러 채널로 1주일 동안 연락을 취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은 되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