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렸던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장유빈의 티샷을 지켜보고 있는 갤러리들)
10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가을도 막바지입니다.
골프를 즐기기에도 이제 끝자락입니다.
올 가을 아직 필드에 나가보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한번 나가보셔야지요.
곧 겨울이 올테니까요.
이번엔 우리말 사용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TV 골프 방송에서 중계하는
골프대회를 시청하다 보면
해설자의 표현에 특히 귀에 거슬리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로 보여집니다.”
“...로 보여지는데요.”
참 어이가 없지요.
물론 이런 말을 쓰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해설가는 이런 말을
너무 자주 써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우리말을 엉터리로 써서 듣는 사람들이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들은 그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조차 모릅니다.
모르니까 계속 그렇게 쓰겠지요.
미리 밝혀두거니와
‘보여지다’란 표현은
틀린 말입니다.
바른 말이 아닙니다.
틀린 말을 중계방송에서
자꾸 쓰면 안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세태에
올바르지 못한 말을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말이 왜 틀렸는지 한번 볼까요.
(안병훈의 아이언 샷)
사전적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원형은 ‘보다’입니다.
피동형(수동형)은 ‘보이다’입니다.
‘보다’란 표현은 주체가 그렇게
본다는 뜻입니다.
반면 ‘보이다’는 주체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렇게 ‘보인다’는
뜻이지요.
쉽게 얘기하면 ‘보다’란 표현은
시제(時制)를 떠나서 얘기하면
‘보다’와 ‘보이다’란 표현 밖에
없습니다.
‘보여지다’란 말은 틀린 말입니다.
왜? 이중 피동형니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보이다’로
충분합니다.
눈을 뜨니 당연히 ‘보이는’ 것이지요.
‘보여지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말하기 쉬운 ‘보입니다’를
놔두고 왜 굳이 ‘보여집니다’로 쓸까요?
아마 자신이 겸손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해설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이런 잘못을 하고 있는 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들은 굉장히
거북합니다.
(갤러리들이 1번 홀에서 김주형이 티샷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이상 사진 제공: KPGA)
아무리 좋은 내용으로 해설을 해도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면
그 해설은 질이 떨어집니다.
더군다나 방송은 파장이 큽니다.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유독 한 분이
더 심합니다.
본인은 해설을 아주 품위있게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한 단어를 잘못 쓰는 바람에
해설 수준이 엉망이 되는 겁니다.
최근에 보니 대회 중 코스에 나가
현장 중계를 하는 여자 리포트 중에도
이런 잘못된 표현을 하는 분이 있더군요.
다행히 아나운서 중에는 아직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곁에 있는 아나운서가 고쳐주면 좋을텐데요.
말은 자신의 인격과 품위를 나타냅니다.
제발 해설자들도 올바른 표현을
쓰도록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