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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귀촌인의 눈에 비친 포천의 지난 1년

(포천의 명승지 산정호수 전경)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으로 귀촌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처가가 있는 운천리는 휴가 때나 오던 곳이었다.  스쳐지나갈 때는 미처 몰랐지만 자리를 잡고 살면서 느끼게 된 것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포천시 영북면은 아름다운 곳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산정호수가 있다. 포천은 사계절이 뚜렷하다.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다. 특히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 풍경은 그대로가 한 폭의 산수화다.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아름답다. 비 오는 날은 우산을 쓰고 한없이 걷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겨울 풍경은 어떨까? 주위가 온통 하얗다. 산과 들, 호수까지도. 그 모습이 너무도 신비롭다.

포천은 어디서나 공기가 맑고 신선한다. 어디 아름다운 곳이 이곳 뿐이랴. 

 

(한탄강 비둘기낭 폭포 전경)

 

시골에서 조그만 농사를 하다보니 봄, 여름, 가을에는 영북면과 인접한 관인면 삼율리에 있는 밭에 자주 다닌다. 그 길목에는 한탄강 비둘기낭 폭포와 하늘다리, Y자 출렁다리 같은 명소가 있다. 오가다 바라보면 정말 사람이 많다. 주말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때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출렁다리가  무너지지 않을까 괜한  걱정도 해본다.  

나도 친구들과 출렁다리에 갔다. 짐작했던 것보다 더 심하게 흔들린다. 곳곳에서 비명도 들린다. "누가 이런  걸 만들어서  힘들게 하나? 누가 일부러  흔드나?"라는 목멘 소리에 사람들은 일제히 웃고 만다. 그것으로도 힐링이 될 만하다. 

부근에는 멍우리 협곡도 있다. 가는 길이 좁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한탄강은 절로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Y자 출렁다리 위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영북면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20여 분만 더 가면 철원 고석정, 주상절리, 삼부연 폭포 등 가 볼 만한 곳이 아주 많다. 저마다 역사와 사연을 지닌 곳이다.

그래서 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지난 47년간 이곳을 오갔을 땐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그러려니 여겼다. 시골이니까, 지방이니까, 북한과 인접한 접경 지역이니까 개발이 어렵겠지 하면서 말이다.

 

작년 9월 1일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로 주민등록을 이전했다.  부산에서 포천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온지 1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 내 마음은 복잡하다.  그동안  내가 태어난 공주와 자란 대전을 떠나 서울과 부산에서 수십년을 생활해온  터라 시골 생활에 대해  예단하기는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분명하게 얘기는 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왜 포천 신북면에서 끊겼을까?  북쪽으로 철원까지 연결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같은 포천인데도 신북 북쪽에 있는 영중면과 영북면은 이 고속도로가 끝까지 연결되지 않는 바람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주말에는 남쪽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쏟아져 나온 차량들로 신북면에서부터 길이 꽉 막힌다.  산정호수는 물론이고 철원 고석정, 주상절리, 삼부연 폭포 등으로 가는 차량들은 주말엔 거의 1년 내내 밀린다. 

 

아쉬운 것은 고속도로만이 아니다. 전철도 마찬가지이다.

남쪽으로는 아산 신창까지, 동쪽으로는 춘천까지 전철이 개통되어 있는데 유독 북쪽엔 빈약한 실정이다. 최근 연천까지 전철이 개통되기 했지만 교통 오지라 할 수 있는 포천, 철원에도 하루  빨리  전철이 생기면 좋겠다. 

고속도로나 전철이 철원까지 연장되었더라면 지금의 교통 체증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교통 체중이 완전히 해소됐을 수도 있다. 

고속도로나 전철 건설이  하루 아침에 안되는 일이니 지금 당장은 시내버스 운행 편수라도 늘리면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민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교통 인프라는 장기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내일 당장 필요하다고 오늘 바로 해결할 수 없는 게 교통 인프라다.  또한 필요할 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하는 게 교통 인프라다.  결정을 미루면 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된다. 

공기 좋고 아름다운 포천에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일, 더 늦기 전에 서두르자.  그래야 포천도 살아난다. 

 

 

이용훈 프로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자람

-언론사에서 28년 근무하다 퇴직한 후 부산 기장 '한마음노인건강센터"에서 행정실장으로   10년 근무 후 퇴직

-2023년 9월 포천 영북면으로 귀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