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한국선급 노조, 2023년 임금협상 부결...경영진 무성의한 태도와 불성실한 교섭 태도에 분노 느껴

1차 70% 반대, 2차 50.1% 반대로 노사 잠정합의안 부결

지이코노미 이건희 기자 | “이번 임금교섭을 진행하면서 직원의 땀과 노력을 무시하는 경영진의 무성의한 태도와 불성실한 교섭 태도에 분노를 느꼈으며, 노조측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은 사측 제시안은 최소한의 성의조차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대표 이형철 이하 KR) 노조 서정운 위원장의 분노에 찬 발언이다.

KR노조는 2023년 10월 19일을 시작으로 10차까지 가는 장기간에 걸친 임금교섭을 실시한 결과 최종 도출된 2023년 임금협상 1차 및 2차 잠정합의안이 연이은 노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고 24일 전했다.

 

1월 8일부터 9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임금협상 1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조합원 564명(투표율 95%)이 참여하여 찬성 171명(30%), 반대 393명(70%)으로 부결됐다. 교섭 이후에 진행된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는 1월 16~17일 조합원 581명(투표율 : 98%)이 참여했고, 찬성 290명(49.9%), 반대 291명(50.1%)으로 최종 부결됐다는 것이다.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이하 전해노련, 의장 송명섭) 소속인 KR 노조 서정웅 위원장은 “이번 임금교섭을 진행하면서 직원의 땀과 노력을 무시하는 경영진의 무성의한 태도와 불성실한 교섭 태도에 분노를 느꼈으며, 노조측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은 사측 제시안은 최소한의 성의조차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우리가 사랑하는 직장이 혹여 투쟁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려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측과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으나 조합원들의 짓밟힌 자존심을 달래기에는 부족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한국선급 노사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현재까지 10여 차례에 걸친 임금교섭을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 산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년 12월 26일 조정회의를 열고 노사의 임금협상 중재를 시도했으나 결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전체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선급은 1960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파업한 사례가 없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에 대해 “2023년 한국선급은 약 1890억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매출(22년 약 1598억원)을 기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경영이라는 핑계로 전년 대비 약 40% 하락한 직원 임금인상률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선급 임원 보수와 최대 성과급 논란에 대한 노조의 공개 요구에는 묵묵부답하는 것에 대한 조합원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선급 노조는 연이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투표 부결에 따라 합법적 쟁의권 확보를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며, 이후 투표 결과 및 회사의 교섭 태도에 따라 준법투쟁 또는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송명섭 전해노련 의장은 “2023년 하반기에 맺은 한국선급 노사 상생 협약의 의미가 무색해진 이번 사태는 이전 노조 집행부를 통해서도 예견됐던 일인지라 많은 아쉬움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KR은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책임논란이 인바 있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여객선의 무리한 선박 구조변경을 허락해줬다는 등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한국해운조합 등 다른 해양 관련분야 기관들과 함께 정치권과 언론 등으로부터 난타를 당했다.

 

특혜채용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2019년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후 국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성혁 후보의 장남이 유효기간이 지난 어학성적표를 제출하였고, 필기시험도 지원자 15명 중 11위를 기록했음에도 합격하여 특혜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한국선급 관계자는 “어학성적표는 해당자만 제출하는 추가 제출 서류였다”면서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지난 22년  한국선급 이형철 회장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노조는 이회장의 임금교섭 해태와 직원들을 기만하는 밀실 방만 경영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한국선급 이형철 회장의 임금교섭 해태와 직원들을 기만하는 밀실 방만 경영을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는“지난 14일, 우리 이 임단협(임금상견례 등) 단체교섭을 해태하고 독선적으로 기관을 경영하는 수준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는 것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우리 한국선급지부는 이형철 회장의 실체를 밝히고, 직장 내 민주경영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강력한 투쟁의 의지를 담아 재차 경고 규탄한다고 적시했다. 

 

한편, 전해노련은 해양수산부 소속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협의체로서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및 인천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와 한국선급,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공단,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운조합,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및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모두 14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