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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순 칼럼] 발상지 일본을 뛰어넘은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위상

파크골프는 채 하나로 티샷부터 퍼트까지 가능하다. 한 홀 길이가 최장 150m로 일반 골프에 비해 엄청 짧다. 잔디 위를 걸으며 주변 경치를 즐기고 대화하며 도보로 이동하니 걷기운동 효과도 높다. 노년층 친화 스포츠로 각광받다 최근에는 저변이 확대돼 3세대가 함께 즐기며 소통하는 가족 스포츠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빈부의 격차가 없는 건전한 스포츠다.

 

파크골프 발상지는 일본이다. 오뎅(おでん)의 발상지도 일본이다. 오뎅은 일본의 나베요리로 뜨거운 국물에 어묵이나 무, 곤약, 쇠고기, 고기 힘줄 살(스지), 유부, 그 외 각종 해산물과 부수적인 야채를 끓여 먹는 음식이다. 본래 오뎅은 여러 가지 식재료를 물에 넣고 끓이는 요리 자체를 가리키는 명칭이었으나, 한국에 들어오면서  유의어인 어묵으로 의미가 와전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일부 사람들이 오뎅이 발상지보다 한국에서 더 활성화되었다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에서 외래어로 정착된 '오뎅'은 그 기원이 되는 단어인 ‘おでん’과는 다른 의미다. 우리는 어묵을 오뎅이라 부르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만든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오뎅이 일본에서 들어왔지만, 독특한 한국요리가 되었듯이 파크골프도 운영체계를 달리하면서 세계적인 생활 스포츠로 육성 발전시킬 수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파크골프의 특성 중 하나는 동호인들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비회원까지 합하면 현재 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파크골프 발상지 일본의 파크골프 인구가 200여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성장세는 초고속이다. 추후 파크골프 인구와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 국내 파크골프의 급성장을 몇 가지 요인으로 살펴보자.

 

첫째, 회원의 조직적 운영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회원을 관리하며 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회개최 등을 통한 활성화는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 둘째, 클럽 운영의 다양성이다. 필자는 퇴직 후 파크골프 관련 학과에 재입학하며 직능별 클럽 운영을 비롯한 파크골프 운영 방안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4명이 한 조를 이루어 운동하는 모습이 교회의 순조직과 매우 흡사하다 생각하게 되었다. ‘동가홍상’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운동을 하면서 친구, 직장, 단체, 동창, 종교, 고향 등 직능별 혹은 지역 친교 모임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운동임이 틀림없다. 셋째, 프로파크골프의 출현이다. 프로파크골프의 출현은 스포츠로서 성장 가능성과 열정의 표현이다. 프로파크가 출범하면서 ‘K-파크골프’라는 새로운 이름이 부여됐다. 이는 국제화를 염두에 둔 것이며, 세계화에 성공하면 ‘K-파크골프’는 우리나라가 원조국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

 

한국 클럽 운영의 특이점은 시군구 협회 클럽 가운데 특정 직업에 종사했던 회원들의 모임을 비롯해 학연, 지연, 종교를 중심으로 조직된 클럽이 많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교회 클럽, 천주교 클럽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규모가 큰 교회나 성당에서는 별도의 파크골프 동호인 조직을 창설하여 선교적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파크골프 발상지인 홋카이도 지방의 도마코마이시 파크골프협회 임원진과 현지 파크골프장 대표 등이 지난 5월 화천 산천어파크골프장을 찾았다. 일본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절대다수가 고령자, 노인세대인데 반해 화천지역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생부터 청장년, 중년, 노년세대까지 파크골프를 즐긴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한다. 화천군이 파크골프를 전략적으로 육성한 지 약 4년이 흐른 올해 2월까지 3개 구장의 누적 방문객은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중 절반가량은 외지 방문객들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파크골프는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운영 방안 개선과 함께 직능별 활성화를 선도한 천주교 대구교구 파크골프 대회는 해가 거듭될수록 대회 규모의 성장은 물론 전도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최명순

 대구북구파크골프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