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발효, 코스피 2,300선 아래로: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와 함께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진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9일 코스피가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와 이에 따른 미중 갈등 격화 우려에 1년 반 만에 2,300선 아래로 물러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3년 10월 31일(2,293.61) 이후 1년 5개월여만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4.24포인트(0.18%) 내린 2,329.99로 출발한 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우선협상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힘입어 오전에는 2,320선 인근에서 선방했다.
그러나 상호관세 발효 시점인 오후 1시를 기해 2,3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장중 한때 2,280대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현물에서 1조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했다. 9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기관도 704억 원어치를 팔아 지수 하락에 기여했다. 개인은 9,395억 원의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 5,932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현선물을 합쳐 1조6,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이미 전날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자극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9원 폭등한 1,484.1원에 거래됐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의약품 관세를 예고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미중 간 통상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삼성전자[005930](-0.93%), SK하이닉스[000660](-2.65%), LG에너지솔루션[373220](-1.26%)을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주 대다수가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를 언급하면서 셀트리온[068270](-5.27%), 녹십자[006280](-4.41%), 일약약품(-4.2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3.89%), 종근당[185750](-3.78%) 등 제약주가 일제히 내렸다.
미중 협력 기대감이 유입된 HD한국조선해양[009540](1.88%), 한화오션[042660](1.33%) 등 조선주 정도만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4.85%), 오락문화(-4.45%), 의료정밀기기(-3.73%), 보험(-3.14%), 화학(-3.02%) 등의 낙폭이 컸고 방어주 성격의 전기가스(0.60%)만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06포인트(2.29%) 내린 643.39로 거래를 마감했다. 작년 12월 9일(627.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1포인트(0.70%) 내린 653.84로 출발해 약세를 지속하며 장중 637.55로 64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969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837억 원, 194억 원을 순매수했다.
알테오젠[196170](-3.61%), HLB[028300](-5.56%), 휴젤[145020](-5.21%), 삼천당제약[000250](-12.23%), 셀트리온제약[068760](-4.90%) 등 제약주가 일제히 내렸고, 에스엠[041510](-2.62%), JYP Ent.[035900](-4.17%) 등 엔터주도 하락했다.
네이처셀[007390](7.65%), 에이비엘바이오[298380](3.14%), 펩트론[087010](1.88%), 주성엔지니어링[036930](1.01%)은 주가가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9조5,459억 원, 5조5,818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정규마켓 거래대금은 2조7,662억 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