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둘러싼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국회 심사, 현장 토론, 정부 메시지, 공공기관 이전 전략까지 한꺼번에 맞물리며 ‘2월 분수령’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는 전남·광주를 비롯해 충남·대전, 대구·경북 특별법이 함께 논의됐다. 중앙부처 관계자와 시·도 실무진이 총출동한 가운데, 법안 심사는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또 이날 오후, 광주 남구에서는 ‘찾아가는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4차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영록 전남지사와 구청장,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질문을 주고받았다. 형식은 토론이었지만, 분위기는 현안 점검에 가까웠다. 통합의 명분과 속도, 지역별 역할 분담까지 날것 그대로 오갔다.
김 지사는 “특별법의 2월 통과를 확신한다”며 “남은 과제도 하나하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남에 추진 중인 컴퓨팅센터를 두고 “광주·전남 공동자산”이라고 언급하며, 통합 이후 산업 지형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문인 북구청장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를 짚으며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고, 김병내 남구청장은 “남구는 AI 가치사슬 구축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산업 연계 가능성을 내세웠다. 행정통합을 둘러싼 논의는 이날, 행정구역을 넘어 산업 판까지 함께 흔드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국회·정부도 ‘속도전’ 모드
12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려 특별법 심의·의결 절차가 이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라는 말도 나온다.
정부의 메시지도 분명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정부 질문에서 “2월 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선거 전 행정통합은 사실상 어렵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데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다른 지역도 분주하다. 경북은 핵심 특례 반영을 위해 국회 설득전에 나섰고, 대전은 주민투표 카드를 꺼냈다. 충남은 속도전에 제동을 걸며 재정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통합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통합 효과’의 시험대
전남·광주는 행정통합과 맞물린 공공기관 2차 이전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 유치 경쟁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도시 재생을 함께 엮겠다는 구상이다.
1차 이전 당시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기관을 유치해 산업 기반을 키운 경험이 이번 전략의 밑바탕이다. 이번에는 농업·환경·에너지·데이터·교통 분야 핵심 기관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남·광주가 정부에 공식 건의한 우선 유치 대상은 ▲농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공항공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10곳이다.
여기에 추가로 30개 기관까지 더해, 총 40개 이전을 목표로 잡았다. 배치는 ‘몰아주기’가 아니라 ‘분산형’이다. 광주 구도심과 전남 주요 거점에 나눠 배치해 균형 발전과 도심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다.
한 관계자는 “기관 하나 들어오는 것보다, 산업 생태계가 같이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합 이후를 전제로 한 ‘배치 설계’가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다.
■동부권으로, 다시 현장으로
행정통합 논의는 계속 현장으로 내려간다. 13일에는 순천대학교 우석홀에서 5차 타운홀미팅이 열린다. 동부권 주민들과의 직접 소통 자리다. 권역별로 다른 기대와 우려를 어떻게 조율하느냐도 관건이다.
전남도는 앞으로도 권역별 설명회와 토론회를 이어가며 여론을 다듬겠다는 입장이다. “법은 국회에서 만들지만, 통합의 완성은 지역에서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2월, 통합의 갈림길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행정통합 논의는 ‘속도·명분·전략’ 세 축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국회에서는 처리 시한이 압박되고, 현장에서는 공감대 형성이 진행 중이며, 산업 전략은 이미 다음 수를 준비하고 있다.
특별법 처리 결과에 따라 전남·광주 행정통합 논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된다. 2월 국회 논의가 향후 통합 일정과 추진 방향 전반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법안 처리 이후 후속 절차와 실행 전략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통합 논의를 현장과 제도로 연결하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