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3.8℃
  • 흐림강릉 6.2℃
  • 구름많음서울 6.4℃
  • 흐림대전 7.1℃
  • 대구 6.6℃
  • 울산 6.6℃
  • 흐림광주 6.9℃
  • 부산 7.0℃
  • 흐림고창 5.8℃
  • 제주 10.5℃
  • 구름많음강화 2.9℃
  • 흐림보은 6.7℃
  • 흐림금산 5.9℃
  • 흐림강진군 7.8℃
  • 흐림경주시 6.8℃
  • 흐림거제 7.4℃
기상청 제공

스쳐가던 나주, 붙잡는 도시로

- 26일 서울서 ‘2026 방문의 해’ 선포 500만 목표 제시
- 영산강 축으로 체류형 관광 재편
- 관광공사·하나투어와 협약, 수요 현실화 시험대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나주시가 서울 한복판에서 관광 전략을 공식화했다.

 

26일 코엑스 아셈볼룸홀에서 열린 ‘2026 나주 방문의 해’ 선포식은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었다. 도시 관광의 방향을 다시 잡는 선언에 가까웠다. 이번 발표의 초점은 방문객 수가 아니라 구조의 전환에 맞춰졌다. 스쳐 가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그 한 줄이 이번 전략의 본질이다.

 

 

그동안 나주의 관광은 축제와 특정 시기에 수요가 몰리는 방식이었다. 방문은 있었지만 체류는 짧았고, 소비는 지역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이제 시선은 ‘얼마나 많이 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로 옮겨간다. 관광의 밀도를 높이겠다는 선택이다.

 

변화의 축은 영산강이다. 나주읍성과 목사내아, 금성관 일대의 역사 공간, 그리고 빛가람호수공원으로 대표되는 혁신도시의 현대적 풍경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는다. 흩어져 있던 자원을 흐름으로 재배열해 도시의 서사를 다시 짜는 방식이다. 여기에 야간 경관과 공연, 미식 프로그램을 덧입혀 낮에는 걷고 밤에는 머무는 리듬을 만든다. 당일 관광을 숙박형 일정으로 확장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미식 자원은 이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나주배와 나주곰탕은 이미 전국적 인지도를 갖췄다. 그러나 이름값에 기대는 수준을 넘어 체험과 스토리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음식이 숙박과 문화 소비, 지역 상권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체류형 관광은 힘을 얻는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한 워케이션, 세미나형 방문 수요도 시야에 넣었다. 계절 편중을 완화하고 비수기 수요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관광을 행사 중심 구조에서 일상적 방문 구조로 옮겨가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물론 과제는 분명하다. 체류형 관광은 콘텐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접근성과 편의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선언은 공허해질 수 있다. 교통 동선 개선과 안내 체계 정비, 관광 정보 접근성 강화가 동시에 따라야 한다. 시는 길 안내 시스템을 손보고 스마트 관광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홍보 전략도 새로 짰다. 배드민턴 스타 안세영, 배우 정보석, 요리명장 안유성을 홍보대사로 앞세웠다. 스포츠의 속도감, 연기의 울림, 미식의 깊이를 묶어 도시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빚겠다는 의도다.

 

한국관광공사, 하나투어와의 협약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공동 마케팅과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홍보를 실제 방문으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이다. 공공이 판을 열고 민간이 확장하는 방식으로 체류 전환의 고리를 촘촘히 잇는다.

 

행사장에 마련된 관광 주제관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영산강의 수변 풍경과 전통 공간, 혁신도시의 야경이 한 화면 안에서 교차했다. 전통과 신도시가 공존하는 구조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으려는 시도다.

 

현장 스크린에는 남도풍경연구소와 정종관 나주사진명인이 제공한 주요 관광지 사진이 이어졌다. 영산강의 물결과 읍성 골목, 빛가람의 밤 풍경이 교차하며 공간의 온도를 바꿨다. 설명보다 장면이 앞서는 방식. 도시의 질감을 한 컷씩 쌓아 올리며 나주의 얼굴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이번 선포는 출발점이다. 연중 핵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계절별 콘텐츠를 촘촘히 배치하며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를 병행한다. 목표는 분명하다.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방문을 지역경제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나주시 관계자는 “관광이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머무는 도시로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2026년까지 단계별 실행을 이어가며 체류형 관광의 기반을 다져간다는 설명이다. 방문을 체류로, 체류를 소비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