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화려한 인생도,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장도, 많은 재산도 아니어도 된다. 쓸데없는 욕심과 자격지심에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 맡은 일에 성실히 임하고, 무엇보다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결국 여유란 타인을 향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나를 낮추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자세일 것이다.
여유 있는 사람의 특징은 조급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급함은 판단을 흐리고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든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휴대폰 자판도 급하게 치면 오타가 나고 결국 몇 번이나 고쳐야 한다. 우리의 말과 행동도 다르지 않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거나 앞질러 말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순간의 조급함이 관계를 어긋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연휴에 찾은 파크골프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제는 파크골프의 장점이나 열기를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문제도 생겼다. 대도시 구장이나 대회 일정이 있는 날에는 긴 대기로 인해 조급해진다.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규칙보다 사람에 대한 예의다. 짧은 인사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꾸고, 서로의 마음을 한결 부드럽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구장에서는 순서를 지키기 위해 채 꽂이 방식을 사용한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최소한의 질서다. 그러나 여전히 함께 치겠다며 순서를 바꾸거나, 곧 온다며 양보를 요구하는 일이 반복된다. 몇 번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계속되면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채 꽂이의 취지는 모두가 공정하게 이용하는 데 있다. 작은 규칙 하나가 무너지면 전체 질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라운드 중 옆 홀에서는 홀인원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고, 그 사이 짜증 섞인 말이 오가기도 한다. 우리는 왜 이 운동을 하는가.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서다. 불편한 감정 속에서 과연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을까. 이제는 한 박자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 또한 운동의 일부일지 모른다.
또 하나는 정직의 문제다. 일부에서는 타수를 속이는 일이 있다고 한다. 큰 대회뿐 아니라 작은 모임에서도 반복된다면 이는 개인이 아닌 문화의 문제다. 실제로 한 조가 1등부터 4등까지 차지해 논란이 된 사례도 있었다. 작은 이익을 위해 신뢰를 잃는다면 결국 공동체 전체가 손해를 본다. 정직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일본은 대부분 심판 없이 경기가 진행된다. 이는 신뢰가 전제된 문화이다. 사소한 이익 때문에 그 믿음을 잃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제는 우리도 정직한 셀프 저지 문화를 통해 성숙한 파크골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환경이야말로 이 운동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파크골프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활 문화다. 그렇기에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와 마음이다. 이제는 마음과 정으로 칠 때다. 함께 웃고 배려하는 순간들이 쌓일 때, 비로소 이 운동의 진짜 가치가 완성된다.
利人之言 煖如線絮 傷人之語 利如荊棘
一言利人 重値千金 一語傷人 痛如刀割
남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고, 해치는 말은 날카롭다. 한마디의 좋은 말은 천금과 같고, 상처 주는 말은 칼처럼 아프다.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이 운동을 하고 있는가.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다.

최명순
대한 파크골프 협회 이사, 홍보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