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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의 정치에서 실행의 정치로”…정원오, ‘행정형 정치인’의 길을 말하다

학생운동에서 출발…“반대만으로는 공허했다”
제대 직후 지방정치 입문…우연이 만든 필연의 진로
“작은 변화가 법보다 강하다”…행정 중심 정치 철학
20년 준비 끝 출마…“국회 아닌 지방정부가 내 길”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5일 오전 방송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의 정치 입문 과정과 행정 중심 철학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학생운동에서 출발해 지방행정으로 이어진 이력, 그리고 ‘실행 중심 정치’로의 전환 과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낸 자리였다.

 

 

◇ “우연처럼 시작된 정치…행정에서 길을 찾았다”

 

정 후보의 정치 입문은 계획된 선택이라기보다 경험의 축적에 가까웠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학생운동과 시민단체 활동을 이어오다 군 제대 무렵 지인의 권유로 지방선거 캠프에 참여했다. 제대 직후 진로를 고민하던 시점에서 ‘잠깐 도와달라’는 제안이 계기가 됐고, 그 경험이 자연스럽게 정치로 이어졌다.

 

양천구청장 당선과 함께 7급 비서관으로 시작한 그는 곧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행정의 실무를 가까이서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존의 정치 인식과는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학생운동이나 시민단체 활동은 구호와 주장 중심이었고, 그 과정에서 공허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반면 행정은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고, 그 만족이 바로 확인된다.” 

 

이 경험은 정치의 본질에 대한 그의 관점을 바꿨다. 정치는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 “국회보다 현장…지방정부를 택한 이유”

 

정 후보의 정치 이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긴 준비 기간이다. 1990년대 중반 정치에 입문했지만 직접 출마는 2014년에야 이뤄졌다. 약 20년 동안 그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선거 참모 등 ‘도와주는 정치’에 머물렀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정치를 한다면 지방정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회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만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반면 행정은 혼자의 노력으로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는 특히 ‘작은 변화의 확산’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지방정부에서의 변화는 작지만 분명하다. 그 변화가 옆으로 퍼지면 결국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법 하나 만든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입법 중심이 아닌 실행 중심, 그리고 현장 기반 정치가 그의 선택 기준이었다.

 

◇ “정책이 곧 나…자기소개 없는 공약집”

 

2014년 성동구청장 출마 당시 정 후보는 이례적으로 자기소개 대신 정책만 담은 공약집을 내놓았다. ‘성동을 위한 100가지 약속’이 그것이다.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후보의 이력이 아니라 지역이 어떻게 바뀌느냐다. 나에 대한 평가는 정책으로 해달라는 의미였다.”

 

정치인을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언어는 ‘이력’이 아니라 ‘결과’라는 판단이었다. 이 전략은 실제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의 정치 스타일을 상징하는 사례로 자리 잡았다.

 

◇ “성수동 10년…정책은 결과로 증명됐다”

 

그의 행정 철학은 성동구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대표 사례가 성수동 도시재생이다. 재개발 대신 붉은 벽돌 보존 정책과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도입해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상권을 활성화했다.

 

그 결과 성수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상업 공간으로 성장했고, 글로벌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작은 변화의 축적이 도시를 바꾼다’는 그의 철학이 현실에서 구현된 사례다.

 

◇ “서울시장 도전…준비된 확장”

 

정 후보는 서울시장 출마 역시 우연이 아닌 축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건이 맞아갔다. 그때의 경험과 고민이 쌓이며 지금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이번 도전은 단순한 권력 경쟁이 아니라 행정 철학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 “시민이 주인인가…행정 철학의 문제”

 

현 시정에 대해서는 철학의 문제를 가장 먼저 지적했다.

 

“행정의 주인은 시민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책의 중심이 시민이 아니라 시장이 됐다.” 그는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정책 운영을 비판하며, 생활 밀착형 행정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거대한 랜드마크보다 일상의 변화를 원한다. 행정은 시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구조여야 한다.”

 

◇ “구호에서 실행으로…정원오 정치의 방향”

 

정원오 후보의 정치 여정은 ‘구호의 정치’에서 ‘실행의 정치’로 이동해온 과정이다. 학생운동에서 출발해 행정 현장에서 답을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정부 중심의 정치 철학을 구축했다.

 

느린 선택이었지만 방향은 일관됐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 철학을 서울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검증받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