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NH농협(회장 강호동)의 배짱이 두둑하다. 언론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사를 삭제하라며 전화를 걸고, 말을 듣지 않으면 법무팀이 나설 수 있다며 법적 조치를 암시했다. NH농협 홍보실 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본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법무팀에서 연락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순한 정정 요청이 아니다. 이는 “입을 닫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는 전형적인 언론 길들이기다. 이런 방식은 낯설지 않다. 윤석열 정부 들어 등장한 신조어 ‘입틀막’은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비판자를 배제하는 현실을 풍자하는 말이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 인사를 자리에서 끌어내고, 정권에 비판적인 인물을 ‘문제 인물’로 몰아내는 식이다. NH농협의 행태는 이와 닮아 있다. 비판을 ‘오보’로 몰고, 언론의 입을 막으며, 말을 듣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운운한다. 과연 국민의 금융기관이 취할 태도인가. 이번 사안은 3월 22일자 본지 칼럼 「농협은행의 반복된 비극, 강태영 은행장과 강호동 회장이 책임져야」에서 비롯됐다. NH농협은행 직원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사망한 사건에 대해, 기자는 그 책임을 조직의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브랜드는 기억의 축적이다. 그리고 그 기억이 시장의 신뢰로 전환되는 순간, 그것은 곧 경제적 자산이 된다." 현대건설(대표이사 이한우)이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에 나섰다. 단순한 법적 절차로 보기엔 이 행보가 담고 있는 상징성이 크다.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은 수십 년간 강남 고급 주거의 대표격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번 결정은 브랜드를 지식재산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미래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1980년대 대한민국 아파트 역사에서 전환점을 이룬 단지다. 입지와 설계, 품질에서 당대를 선도했고,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고급 주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은 단순한 주소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축적해 왔다. 이처럼 시장이 스스로 부여한 상징성과 역사성을 현대건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린 것은, 브랜드를 무형 자산으로 공식화하고 기업 전략에 적극적으로 통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상표권 출원은 과거의 유산을 미래의 스토리텔링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건설업계는 오랜 기간 기술력과 실적 중심의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주거의 고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포스코퓨처엠(대표이사 엄기천)이 지난 13일 장 마감 이후, 총 1조 1,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했다. 친환경 핵심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 아래, 이차전지 핵심소재 사업에 자금을 집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날인 5월 14일, 주가는 4% 가까이 빠져 11만 5,300원에 마감됐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시장은 그 이유를 '기습 발표'와 '주주 가치 훼손'에서 찾고 있다. 신주 발행가는 9만 5,800원. 유상증자 발표 당시 주가보다 약 17% 낮은 수준이다. 기존 주주에게는 지분 희석과 평가 손실이라는 이중의 부담이 가해졌다. 이같은 유상증자 구조는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의 자산가치를 직접 깎는 방식이다. 기업이 아무리 미래 성장을 이야기하더라도, 주주와의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시장은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다. 공시는 장 종료 이후 갑작스럽게 이뤄졌고, 관련 IR이나 투자자 설명은 발표 다음 날 언론 보도 이후에야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기업의 중대한 재무 결정이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결과 통보’처럼 이뤄진 셈이다. 특히 장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더본코리아의 이미지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는 무너지고, 가맹점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며, 투자자들마저 등을 돌렸다. 이 모든 파장의 중심에는 창업자 백종원 대표가 있다. 방송인 출신 오너의 호감도에 기대 빠르게 성장해온 이 프랜차이즈 기업은 이제 그 의존 구조가 그대로 기업 리스크로 전환되며 깊은 위기에 빠졌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1,020억 원의 공모 자금을 모아 외식 업계의 ‘성공 신화’로 떠올랐다. 그러나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과장 마케팅, 허위 원산지 표기, 식품 성분 논란 등 연이은 위기 속에 브랜드 가치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가 연루된 총 14건의 법 위반 사건이 경찰 수사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내산’이라 표기된 간편식에 베트남산 새우를 사용하고, ‘우리 농산물’이라는 문구를 쓴 고구마빵에 중국산 원료가 포함된 사례 등은 단순한 표시 오류를 넘어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검증 없이 배포된 조리기구 논란까지 더해지며,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 시스템 전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선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과는 분명했지만, 그다음은 없었다. 해킹 피해로 26만여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고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지만,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나 실질적 보상에 대해 여전히 “법적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책임지는 이는 없고,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 몫이다. 사과는 있었으나, 실천은 없었다. 이 사태는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다. 고객의 유심(USIM)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채 보관해온 SK텔레콤의 안일한 보안 관리가 그 뿌리다. 같은 조건에서 KT와 LG유플러스는 자발적으로 유심 정보를 암호화해왔지만, SKT만이 이를 소홀히 했다. “법적 의무가 없었다”는 변명은 업계 1위 통신사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법은 최소 기준일 뿐,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사건의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해킹 발생 전후로 세 차례나 정보보호 인증(ISMS·ISMS-P)을 통과했다. 하지만 실제 사고 신고 건수는 인증 제도 도입 후 수년 만에 100건을 넘었다. 인증 제도가 실효성을 잃고 형식적 ‘면죄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청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장위15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 지종원)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투표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조합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조합 내부 고발자와 복수의 조합원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서면결의 투표에서 투표용지와 투표함이 조합 측에 의해 비밀스럽고 불투명하게 관리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특히 일부 조합 직원이 투표 종료 전 투표용지를 임의로 꺼내 별도로 보관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개발 전문 나도연 변호사는 “투표함에 넣은 투표용지를 임의로 꺼내거나 별도로 보관하는 것은 선거법상 중대한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라며, “이는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투표함 관리의 투명성과 안전성은 선거의 기본인데, 현재 상황은 법적 위반 소지가 매우 높다”라고 경고했다. 조합 사무실에는 투표 과정을 감시할 수 있는 CCTV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되었더라도 작동하지 않거나 이미 철거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불법 행위에 대한 증거 확보를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전국민 2500만 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해커 손에 넘어갔다. 국민이 믿고 사용하는 대한민국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국민 안전을 무참히 유린한 대참사를 일으켰다. ‘안전한 통신사’라는 자부심은 허상에 불과했고, 책임 회피와 무책임으로 일관한 경영진의 방관이 이 끔찍한 사고를 키운 진짜 원인이다. 국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책임자는 바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다. 그는 지금 즉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이 사건은 18일 내부 시스템 해킹이 발생한 뒤, 45시간 넘게 정부와 관계기관에 신고조차 늑장 처리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SKT는 사고 후 ‘거듭 사과’와 ‘유심 보호 서비스’라는 조치로 책임 회피에 급급하며, 국민 안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보다는 표면적인 대응에만 치중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국민의 신뢰를 더욱 무너뜨리고, 기업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그동안 SKT는 ‘안전한 통신사’라는 이미지를 과시하며, 경쟁사보다 더 뛰어난 보안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자랑했지만, 정작 국민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늑장 신고와 무책임한 대처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모습만 드러냈다. 이는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16년째 중소기업중앙회를 이끌고 있는 김기문 회장은 더 이상 중소기업계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 회삿돈 횡령과 주가 조작, 최근에는 ‘국산 둔갑’ 조달 비리 의혹까지, 그를 둘러싼 비윤리적 행위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인 권력 남용의 결과다. 김 회장이 실질적 대주주로 있는 제이에스티나는 2023년, 직접생산증명서를 위조해 정부 조달시장에 납품하는 중대한 불법 행위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중국산 시계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 게 60억 원 규모이며, 외주 생산품을 자사 제조품으로 속여 공공기관에 납품한 행위는 중소기업계의 명예를 한 번에 추락시킨 중대한 비리다. 김기문 회장은 이미 2019년, 주가 조작 의혹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럼에도 그는 중소기업중앙회장직에 복귀했고, 현재까지 4선 연임 중이다. 회장직을 16년간 유지하며 사실상 ‘중기계의 황제’로 군림해 왔다.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조직이 한 개인의 권력 욕망에 사유화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도덕적 해이와 권력 독점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의 장기 집권은 내부 견제 장치를 무력화시켰고, 그 결과 회장이 직접 연루된 기업에서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대출 핵심 변수인 LTV(담보인정비율)를 서로 주고받으며 사실상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이는 금융권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고, 자율경쟁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은행들이 7500건에 달하는 LTV 관련 자료를 교환하며 대출 한도를 유사하게 조정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이는 명백히 ‘시장 조작’에 가까운 행위로, 고객에게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고, 경쟁사와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다. 금융권이 이러한 행위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은 ‘고객 중심’이 아니라 ‘이익 중심’으로 돌아간 내부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또는 ‘담합’에 해당하며, 이는 금융시장 전체의 투명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도발이다. 만약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시장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을 저버리고,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불법적 행위에 앞장선 셈이다. 이는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서울 장위15구역 재개발조합장의 충격적인 비리 정황이 내부고발로 드러났다. 지난 4월 16일, 조합원 1,786명의 가정으로 ‘꼭두각시 임원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가 배달됐다. 발신자는 조합 내부 인사로 추정되지만,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편지는 지종원 조합장의 뇌물 수수, 입찰 비리, 조합 자금 유용 등의 심각한 비리 의혹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고발자는 “사업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조합장에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때마다 지 조합장으로부터 ‘용돈’을 받았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지 조합장이 특정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낙찰을 유도했으며, 이사회는 사전에 각본대로 움직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공청사(사회복지시설) 설계업체 선정 과정이었다. 고발자에 따르면 지 조합장은 처음에는 7억 원을 적정가격이라 말했고, 이를 들은 다른 이사가 왜 이 자리에서 그 말을 하느냐며 화를 냈으며, 정작 입찰에서 8억 4,000만 원을 써낸 업체는 탈락시키고, 무려 18억 8,000만 원을 써낸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최고가를 써낸 업체에 가격점수 최고점을 줘 선정한 것이다. 이후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