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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언론탄압 술책①] 광고로 기사를 길들이려는 금융…우리금융은 무엇을 숨기고 있나

부정기사 뒤 광고 배제, 통화에서 드러난 실무 인식
공식 해명은 “허위”, 실무 발언과는 정면 충돌
질문엔 침묵하고 삭제만 요구한 우리금융 대응
문제는 기사 한 편이 아니라 금융권력의 구조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보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부족하면 설명하면 되고, 사실이 다르면 반박하면 된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그 순서를 거꾸로 세웠다. 설명은 없고, 삭제 요구만 남았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선 구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지이코노미에 보낸 메일은 그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올해 2월 22일까지 보도된 기사 6건을 문제 삼으며 온라인 열람차단을 요구했다. 반복 보도, 악의성, 허위 주장이라는 이유였다.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민형사상 대응까지 예고했다.

 

문제가 된 기사들은 다음과 같다. (클릭 시 기사 이동)

[뉴스룸 시선] 임종룡 연임, 모피아 카르텔의 노골적인 자기 연장이다

[뉴스룸 시선] 총칼 대신 광고로… 되살아난 ‘신(新) 언론탄압’

[뉴스룸 시선] 윤리적 파탄 위에 선 금융권력, 임종룡의 우리금융그룹

[뉴스룸 시선] 한덕수의 말로가 임종룡에게 주는 교훈

[뉴스룸 시선] 우리금융그룹, 관치와 자율의 충돌

[기자의 시각] 우리금융 연임의 문턱…이사회에서 주주로, 권력 이동 시작됐다

 

그러나 이 메일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무엇이 사실과 다른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 어떤 부분이 허위인지에 대한 근거, 그리고 그동안 언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삭제를 요구하기 전에 설명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빠져 있다. 이번 사안의 출발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지난 1월 21일, 우리금융 측은 지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부정기사가 나오면 광고 집행이 어렵다 △부정기사 매체에 예산을 따오기는 어렵다 △부정기사 쓰지 말아야 고려 가능하다 △내부적으로 프로세스와 원칙이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다. 광고와 보도의 관계가 실무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단서다. 그런데 우리금융의 공식 입장은 정반대다. “광고 통제 의혹은 허위이며, 부정기사로 광고를 중단하는 정책은 없다”는 것이다. 실무에서는 연결을 인정하고, 공식 문서에서는 이를 부인한다. 이 지점에서 이미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의 범위를 벗어난다.

 

더 중요한 것은 대응 방식이다. 지이코노미는 이미 여러 차례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광고 배제 기준이 실무 판단인지, 조직의 정책인지, 윗선 승인 사안인지 물었다. 답은 없었다. 이어 회장 연임 절차의 공정성, 임추위 독립성, 경쟁 후보 배제 의혹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공식 질의서를 보냈다. 이 역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질문에는 침묵했고, 대신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이 순서는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 설명보다 통제를 우선하는 인식이 아니고서는 쉽게 나오기 힘든 대응이다. 이 문제는 한 번의 통화나 단일 사건으로 설명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광고와 보도, 그리고 금융권 내부 의사결정 구조가 맞물려 작동하는 단면에 가깝다. 광고는 본래 마케팅 비용이다. 그러나 특정 조건과 연결되는 순간, 그것은 기준이 되고 신호가 된다. 그리고 그 기준이 설명되지 않을 때, 그것은 곧 권력으로 작동한다.

 

이번 통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문장은 따로 있다. “부정기사 쓰지 말아야 고려해볼 수 있다.” 이 한 문장은 구조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광고가 보도의 결과가 되고, 보도가 광고의 조건이 되는 순간이다. 이것이 공식 정책이 아니라면 왜 이런 인식이 존재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반대로 관행이라면 왜 공식적으로 부인했는지에 대한 답이 따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삭제가 아니라 해명이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책임의 구조 또한 불분명하다. 우리금융은 최고경영자가 광고 집행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동시에 “프로세스와 원칙”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까지 보고되는지,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결정은 존재하지만 책임은 보이지 않는 구조, 이것이 가장 위험한 지점이다.

 

우리금융이 직면한 문제는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광고와 보도를 연결하는 실무 인식이 드러났다. 둘째,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며 정합성 문제가 발생했다. 셋째,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삭제를 요구했다. 넷째,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설명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구조에서 파생된 결과다. 금융회사는 신뢰를 기반으로 존재한다. 그만큼 설명 의무도 크다. 특히 회장 연임, 이사회 구조, 광고 집행 기준처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번 대응은 설명보다 통제, 반박보다 차단, 소통보다 압박에 가까운 인상을 남겼다. 이것은 홍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

 

이번 사안은 기사 몇 건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광고와 보도의 관계, 금융회사의 의사결정 구조, 그리고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다. 단순한 갈등으로 보기보다 구조적 문제의 단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드러난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 이면에서 어떤 기준이 작동해 왔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어떤 방식으로 유지되어 왔는지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다. 광고는 언제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은 언제 권력이 되며, 그 권력은 왜 반복되는가. 이 질문은 이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