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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살해' 사우디에서 열리는 골프대회에 저스틴 로즈 참가..."난 정치인 아닌 골프 선수"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보이콧 선언, 타이거 우즈(미국)는 조용히 거절

현 골프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로즈.사진=골프위크

[골프가이드 김남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영향력있는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는 작년 10월에 실종됐다. 그는 언론인으로서 사우디의 실세 '빈 살만' 왕세자를 언론을 통해 여러번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던 와중에 터키에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실종된 것이다. 터키 측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우디 왕실에선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CIA는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 배후라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우디 왕실은 카슈끄지 암살로 인한 국제적인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골프대회를 기획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유러피언 투어 최초로 사우디에서 이번 대회가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수선한 와중에 대회 날짜는 가까웠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달러)라는 이름의 이 대회는 1월 31일에 개막한다.

이번 대회를 보이콧한 폴 케이시. 사진=골프먼슬리

그러나 유엔아동기금(UNICEF) 홍보대사등 적극적인 사회 활동 참여로 소신있는 행보를 보여온 PGA(미국프로골프협회)투어 선수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이 대회를 적극 보이콧하고 나섰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해 가을에 이미 330만 달러에 이르는 초청료를 제의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내외적으로 밝히지 않고 조용히 거절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를 비롯, 남자 골프 세계 랭킹 5위 이내 선수 가운데 네 명이나 출전한다. 그들은 브룩스 켑카(2위), 더스틴 존슨(3위), 브라이슨 디샘보(5위·이상 미국)다. 이밖에 패트릭 리드(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등 유명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28일 끝난 PGA 투어 파머스 인슈런스에서 우승한 로즈는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정치인이 아니고 프로 골프 선수"라며 "출전 선수들의 수준도 높고 결과에 따라 세계 랭킹 포인트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사우디아라비아 대회 출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선수는 아니지만 유러피언 투어 대표인 케이트 펠리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며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골프대회를 열게 해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왕실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테니스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지난해에 사우디 대회 초청을 거절한 바 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지난해 12월 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초청 경기를 치르기로 했지만 나달의 부상을 이유로 결국 이 경기는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