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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친다고 능사가 아니다...장타자 앨런 [KPGA 코리안투어 볼빅 대구경북오픈] 첫날 꼴찌

-참가선수 132명 중 132등. 20오버파 쳐
-이형준 8언더 단독 선두 나서

모리스 앨런이 25일 열린 '볼빅 롱 드라이버 챌린지'에서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멀리 친다고 능사가 아니다"

세계 최장타자 모리스 앨런(38. 미국)이 이를 증명했다. 앨런은 26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컨트리클럽(파72. 7104야드)에서 개막한 KPGA 코리안투어 '2019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총상금 5억 원, 우승상금 1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참가선수 132명 중 꼴찌를 기록했다.

앨런은 버디 1개, 보기 7개, 더블 보기 4개, 트리플 보기 2개로 20오버파 92타를 쳤다. 이날 경기에서 두 자리수 오버 파를 친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앨런 바로 앞 공동 130위에 오른 두 선수는 6오버파를 쳤다. 앨런은 이들보다 14타를 더 친 것이다.

앨런이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하고 있다.

앨런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그의 장타 실력과 대회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을 모았다.

그는 월드 롱드라이브(WLD) 챔피언십 공식 최장타 기록을 가진 괴력의 사나이다. 1600m 고지대에서 세운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그는 2017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WLD 챔피언십 마일 하이 쇼다운 때 무려 483야드를 쳤다.

얼마 전에는 바람과 물보라를 뚫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버 샷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당시 필요한 비거리만도 최소 342야드였다.

지난 25일 열린 '볼빅 롱 드라이브 챌린지'에서도 최고 기록 354.4야드를 날려 우승한 바 있다. 아이언과 웨지를 다루는 실력도 제법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에 온 모리스 앨런(좌)과 조슈아 실(우)

1번 홀(파4)에서 티 샷한 공이 러프에, 러프에서 친 공이 다시 벙커에 빠지며 고전한 알렌은 세 번째 친 공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결국 더블 보기로 첫 홀을 마쳤다.

이어 2번 홀(파3)에서도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했지만 3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았다. 3번 홀에선 티 샷한 공이 러프에 빠졌지만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약 3m 버디 찬스를 만들며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5번 홀(파4)에서 티 샷한 공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 다른 홀로 넘어가며 위기를 맞았고, 결국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했다. 또 8번 홀(파3)과 9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로 전반 홀을 마쳤다.

앨런은 10번 홀(파5)에서 보기를 했고, 12번 홀(파4)에서 다시 티 샷한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져 더블 보기, 13번 홀(파3)에서 보기, 14번 홀과 15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더블 보기 등으로 엉망이었다. 16번 홀(파4)에선 티 샷한 공이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나며 결국 트리플 보기를 했다. 17번 홀(파3)과 18번 홀(파5)에서 연속 보기로 경기를 마친 알렌은 20오버파 92타로 경기를 마쳤다.
앨런은 경기 후 "토너먼트 대회는 3년 만이고, 한국 대회는 처음"이라며 "한국 잔디는 생소하다. 특히 이 대회장의 경우 러프가 길어서 정확성이 떨어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코스 세팅 자체도 미국과 달라서 어려웠다"고 했다.

앨런은 "2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파워풀한 드라이버 샷을 고집할 경우 로스트 볼이 나올 확률이 크고, 이 경우 경기 진행에 지장을 주게 된다. 나로 인해 동반 플레이어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기 때문에, 동반 플레이어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역시 장타자로 알려진 2016년 우간다투어의 '우간다오픈' 챔피언인 미국의 조슈아 실(29)은 이날 경기에서 2언더파를 쳐 50위에 자리했다.

조슈아 실은 비공식 기록이지만 최대 372야드의 드라이브 거리를 낸 것으로 알려진 ‘장타자’로 주니어 시절에는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 대회에 출전해 38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형준이 드라이버 티 샷을 한 뒤 날아가는 공을 쳐다보고 있다.

이형준은 버디 10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10번홀부터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한 이형준은 16번홀까지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진 데 이어 두 번째 샷마저 그린을 넘어가 세 번째 샷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다. 이어 약 3m 보기 퍼트도 컵을 외면해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가라앉을 법한 분위기를 이형준은 1번홀(파4) 버디로 다시 끌어올린 뒤 5번홀(파4)에서도 1.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이어 7번홀(파4)과 8번홀(파3), 9번홀(파5)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은 1라운드를 마쳤다.

이형준은 경기 후 “생각보다 퍼트가 잘됐다. 샷도 나쁘지 않았고 1라운드부터 좋은 스코어를 내 만족한다”며 “지난 주 ‘제35회 신한동해오픈’에서는 샷이 잘됐고 퍼트가 안됐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샷과 퍼트 모두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형준

지난 주 ‘제35회 신한동해오픈’에서 공동 9위에 오르며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선 이형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제네시스 대상’을 노리고 있다.

이형준에 앞서 최진호(35.현대제철)가 2016년과 2017년 제네시스 대상 2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6월 ‘제10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서요섭(23.비전오토모빌)과 연장 혈투 끝에 통산 5승째를 달성한 이형준은 5승 중 3승을 가을에 달성해 ‘가을사나이’로 불리기도 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힘을 내는 이형준은 오는 11월 군입대가 예정돼 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군입대하기 전에 반드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글 2개를 앞세운 ‘루키’ 류제창(22)과 통산 3승의 김우현(28.바이네르), 첫 승에 도전하는 이동하(37.우성종합건설), 이슈메이커 허인회(32.스릭슨), 김태호(24.wilo)가 나란히 7언더파 65타 공동 2위에 자리했고 지난해 우승자 김태우(26.금산디엔씨)는 2언더파 70타 공동 50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