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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끊이지 않는 인재...말로만 대책

-올해 2월 포항2공장에서 근로자 1명 참사
-노조측, 10년 동안 산재 사망사고 빈번...'안전불감증' 심각해
-한국, 산업 재해 OECD 1위 국가...매년 2700명의 노동자 사망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근로자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매년 도마 위에 올랐던 현대제철에서 지난 2월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자들은 사고 위험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회사가 이를 무시하고 제때 대처를 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월 현대제철 경북 포항공장에서 31세 근로자가 펄펄 끊는 1500도의 쇳물이 담긴 용광로 내부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근로자는 턴디시(쇳물 분배기)에 쇳물을 주입하던 중 발판 역할을 하던 커버가 파손되면서 내부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 직후 스스로 탈출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화상을 입고 치료 중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조사 결과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턴디시 커버의 노후화’였다. 이곳 근로자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쇳물분배기 뚜껑이 낡아서 위험하다며 교체를 요구해왔고, 이러한 사실을 회사도 인지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소홀로 현대제철 법인과 포항공장장 등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예전에도 이와 같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 2015년에도 인천공장에서 연주공정을 담당하던 근로자 1명이 턴디시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그때서야 '쇳물 주입 중에는 쇳물분배기 위에서 이동하거나 작업하는 것을 금한다'라는 지침을 작업표준에 포함시켰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10년 동안 산재 사망사고가 빈번해 안전불감증이 심각했다고 한다. 앞서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2010년 컨베이어벨트 작업 중 추락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에는 컨베이어 협착 사망, 2017년 12월에는 정비보수 업무 중 압연 롤 협착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해 인천공장에서는 H빔이 추락해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근로자가 고온의 작업환경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06년 이후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에서만 모두 38명의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또한 지난 26일 당진공장에서는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불길로 인한 화재사고까지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가 계속 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재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이 법안은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위험방지 업무에 소홀하도록 지시한 경영 책임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사업주 등에 재해 사고를 입증하게 하는 조항도 포함돼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희생되는데 이제는 그런 불행을 막아야 한다"며 "‘생명안전기본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이라며 동의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경제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시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류호정 의원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산업 재해 OECD 1위 국가로 매년 2700명의 노동자가 산업 재해로 사망한다”고 한다.

위험작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사망 등 산재 예방을 위해서라도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안전보호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