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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입생들이 심상치가 않다’ 2023시즌 KLPGA투어 상반기 결산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역대급 규모로 성대하게 막을 올린 2023시즌 KLPGA투어가 어느덧 상반기를 마치고 반환점을 돌았다. 여러 가지 이슈가 있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이번 시즌 신입생, 루키들의 활약이다. 각자의 ‘캐릭터’도 명확해 보는 맛(?)이 더해진 KLPGA투어 상반기를 정리해본다.

 

 

2023년 첫 태풍? ‘국대 루키 3인방’
연일 이어지는 홍수 사고에 표현을 고심했지만, 올해 첫 태풍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 그대로 적었다. 그만큼 국대 루키 3인방을 비롯한 올해 KLPGA 신입생들의 활약이 심상치가 않다. 더 심상찮은 건 이들이 이따금씩 보여주는 ‘잠재력’이다.


각자의 재능을 지닌 인물들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성장물을 보면, 때로는 안타깝고 대견하면서도 안달이 날 때가 있다. 그 캐릭터가 가끔씩 보여주는 잠재력을 내비칠 때다. 그 잠재력이 개방되면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 같아 그 작품 시청을 끊을 수가 없다. 올해 KLPGA 신입생들이 그렇다.


실제로 어느 때보다 루키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슈퍼루키 3인방’으로 불리는 황유민, 김민별, 방신실의 신인상 경쟁은 시즌 초부터 화젯거리다. 지난해 이예원 독주체제와는 양상이 사뭇 다르니 때로는 손에 땀을 쥐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호쾌한 장타는 기본으로 치는 선수들이라 정확한 숏 게임이 매력적이던 KLPGA에 다이내믹을 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꾸준함과 안정감의 김민별
김민별은 본지에서도 가장 먼저 주목한 신인이다. 골프가이드 4월호 표지 인물로 선정했을 정도다. 가장 육각형에 가깝다고 봤기 때문이고, 지옥의 시드전을 뚫고 나온 이력 때문이었다. 피지컬도 훌륭하고, 늘 차분하고 단단한 분위기와 플레이스타일 때문이었다.

 

리더보드 상단에 늘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있다. 특별히 치고 올라오는 박진감을 주거나, 우승권에서 치고받지는 않아도 어지간해서는 떨어지지 않는 극강의 유지력을 발휘하는 이런 선수들이 큰 기복 없이 롱런하는 경우가 많다. 김민별이 그렇다.

 

본지의 예상과는 달리 아직까지 우승은 없지만, 준우승 2번을 포함해 톱10에 6차례나 들며 가장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신인상 포인트 2위에 올라 있는 김민별이 하반기에 루키 우승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나믿별믿)

 


상반기 간판은 역시 방신실
장타를 앞세워 호쾌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방신실의 등장은 김민별을 밀고(?) 있던 에디터를 뒤흔든 일종의 ‘사건’이었다. 본지의 ‘아픈 손가락’이 된 윤이나의 기억을 단번에 밀어낸 장본인이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했다는 방신실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장타 때문이 아니라 플레이의 단단함 때문이었다.


현재 가장 많은 골프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방신실이다. 시간이 지나고 ‘2023년 루키’라고 하면 방신실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근 방신실이 KLPGA 화보와 영상콘텐츠 등을 통해 발랄한 모습을 선보이자 팬들이 더 늘었다.


늘 무덤덤한 무표정을 고수해 생긴 ‘괴물 신인’ 이미지만으로도 팬심을 흔들었는데, ‘열심히 하는 소녀였잖아? 응원해야겠다’는 안도감(?)을 줬기 때문이 아닐까.

 


황유민 선수에 대한 사과문
피지컬로도, 이미지로도 유약할 것 같았던 황유민이 벌써 우승을 해냈다. 황유민에 대해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이번에는 그에 대한 사과문을 적으려 한다. 163㎝ 작은 체구임에도 황유민의 강점은 비거리였다. 볼 스피드는 최고 150마일을 찍는다고. 그 ‘갭차이’가 황유민을 자꾸 지켜보게 만들었다.


아쉽게도 시즌 초반에는 강점인 그 티샷이 불안정했다. 성적도 그다지 내지 못했다. 김민별이나 방신실이 숏 게임과 경험만 쌓으면 일내겠다 싶은 강력함을 선보일 때였다. 대신 황유민은 조금 더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자칫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다.


에디터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그냥 ‘귀여운 외모를 가진 선수’로 치부하려 했다는 걸 고백한다. 아울러 에디터의 ‘무지함’을 사과하고 싶다. 당연히 엘리트 중 엘리트 코스를 어렵게 밟아온 선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평가하려고 했었다.

 


‘겁나’ 멋진 황유민
황유민은 2020년 ‘KGA 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하고, 이후 2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21년 ‘강민구배 한국 여자 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는 대회 최저타를 경신하며 정상에 올랐다. 여자 골프 아마추어 세계랭킹 3위, 아시아 1위가 바로 황유민이다.


한 인터뷰에서 황유민은 “어쩌면 나무 밑에 자주 가 있을 것도 같지만, 그런 모습을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비거리 욕심으로 방향성을 다소 잃은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인정한 뒤의 코멘트다.

 

골프에서 장타보다는 방향이 일단 중요하다는 건 입문자도 아는 사실이다. 세계 랭커인 고진영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박현경 등과 함께 ‘속중방(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을 구호로 외치기도 했으니, 프로의 세계에서도 그렇다는 얘기지만, 황유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말한다.

 

 

“확률이 남아있다면 공격적으로 핀을 향해 쏘는 거침없는 플레이를 좋아해요. 지금까지 해온 대로의, 내가 하고 싶은 골프를 자신있게 다 해보고 싶어요. 결과까지 좋기 바라지 않아요. 대신 제가 생긴 거는 이렇지만, 플레이만은 ‘겁나’ 멋지게 할 거라고 약속할게요.”


올 3월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 코멘트만으로도 반성한 에디터는 4개월 뒤 황유민의 우승마저 직접 목격하게 된다.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첫 톱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탔고, 지난 7월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으로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서며 어느새 황유민은 신인상 경쟁을 주도하는 트로이카의 일원으로 당당히 코스를 누비고 있다.

 

 

단 두 명에게만 허락된 ‘다승’
지난해까지 해란천하, 민지시대라는 신조어가 생겼다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2023시즌 KLPGA투어 상반기에는 단 두 명의 다승자만이 탄생했다. 2023시즌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영(27, 한국토지신탁)과 ‘대세’ 박민지(25, NH투자증권)가 그 주인공이다.

 

박지영은 2023시즌 KLPGA투어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5승을 수확했다. 이후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2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생애 첫 시즌 다승이 쉽게 찾아오지는 않았다.

 

번번이 우승을 놓쳤던 박지영은 올 시즌 상반기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주 상
반기 마지막 대회로 열린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 2023’에서 72홀 플레이 중 단 한 개의 보기만 기록하면서 생애 첫 다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KLPGA투어 ‘대세’로 불리는 박민지의 우승 시계는 2023 시즌에도 어김없이 작동했다. 시즌 초반 예열을 마친 박민지는 지난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동일 대회 3회 연속 우승 기록을 남기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다음 대회인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간 박민지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3’ 우승으로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통산 우승을 18승으로 늘린 박민지는 구옥희, 신지애의 20승에 이어 KLPGA투어 최다승 기록 3위에 올랐고, 역대 기록 2위에 해당하는 통산 5번째 타이틀 방어도 달성했다.


상반기를 호령했던 박지영과 박민지의 기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맛본 선수들
2023시즌 KLPGA투어는 다승 대신 생애 첫 우승자들의 감동 모먼트가 쏟아졌다. 상반기에 열린 17개 대회 가운데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선수만 7명이 탄생하며 골프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선수는 2022시즌신인상의 주인공인 이예원(20, KB금융그룹)이다. 지난 시즌 신인상의 영예를 누렸지만, 우승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했던 이예원은 2023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탈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오랜 투어 생활 끝에 감격의 우승을 거둔 선수들도 연달아 나왔다. 이주미(28, 골든블루)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정규투어 148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최은우(28, 아마노)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3’에서 211개 대회 만에 우승을 거두며 시청자들과 갤러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보겸(25, 안강건설)은 ‘제9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최종라운드에 기록한 홀인원에 힘입어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최종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한 것은 KLPGA투어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장타를 뽐내며 KLPGA투어의 스타로 떠오른 방신실(19, KB금융그룹)은 ‘제11회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이자 올 시즌 첫 루키 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데뷔한 방신실은 우승으로 올 시즌에 더해 2025년까지 시드권을 획득하며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22시즌 루키로서 336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유해란(22, 다올금융그룹)과 함께 ‘버디퀸’에 올랐던 ‘버디 폭격기’ 고지우(21, 삼천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KLPGA투어에 데뷔한 지 2년 만에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황유민(20,롯데)은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연장까지 이어진 명승부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두 번째 루키 우승을 달성했다. 신인상 경쟁자인 김민별(19,하이트진로)과 펼친 연장전은 많은 골프 팬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치열한 경쟁 예고, 타이틀 쟁탈전
2023시즌 KLPGA투어가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각종 타이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즌 초반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와 상금 순위 부문에서 박지영이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 부문은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 2023’ 우승으로 60포인트를 획득하며 326포인트를 쌓은 박지영이 318포인트를 모은 홍정민(21, CJ)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박민지(300포인트), 이예원(274포인트) 등 상위권에 포진한 선수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하반기에 펼쳐지는 대상 포인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금 순위 역시 2승을 수확한 박지영이 634,596,385원을 모으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명의 다승자인 박민지가 508,875,668원으로 선두 자리를 추격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한 대회 만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 상금 순위 경쟁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인상 포인트 역시 접전이다. 1,445포인트를 쌓은 황유민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김민별이 1,412포인트를 모으며 33포인트 격차로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1,050포인트를 쌓은 방신실도 매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어 언제든지 선두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2023시즌 상반기 눈길 끈 기록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다양한 기록이 쏟아져 나오며 골프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2023시즌 KLPGA투어 상반기에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2023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기록한 임진희다. 임진희는 175개의 버디를 만들어 내며 상반기 ‘버디퀸’ 타이틀을 얻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은 2016시즌 김시원(28, 안강건설)이 기록한 359개로 임진희가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상반기 홀인원은 모두 14개가 나오면서 골프 팬들에게 볼거리를 더해줬다. 2개 이상의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 없이 모두 14명의 선수가 각각 한 번씩 홀인원을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장타 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방신실이다. 상반기 방신실의 드라이브 비거리는 267.1596야드로 거침없는 장타를 뽐내고 있다. 이는 역대 기록인 2013시즌 김세영(30, 메디힐)의 266.9400야드를 웃도는 수치다.


하반기 ‘깨질 예정(?)’인 기록들
2023시즌 하반기 경신을 앞둔 기록들도 있다. 우선 생애 통산 상금획득 기록이다. 이 부문에서 장하나(31)가 5,765,035,544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위 박민지가 장하나와의 격차를 217,690,136원으로 좁혀 올 시즌 기록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통산 우승 횟수 기록 경신 여부도 박민지에게 달려 있다. 통산 18승을 거둔 박민지가 하반기에 3승을 추가한다면 통산 20승을 거둔 구옥희와 신지애를 제치고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최다 출전 우승 기록도 새로 쓰일 수 있다. 현재 최다 출전 우승 기록은 안송이(33, KB금융그룹)가 기록한 237회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뛰면서 아직 우승이 없는 선수들 가운데 박주영(33, 동부건설), 서연정(28, 요진건설산업), 김소이(29, 휴온스)가 지금까지 각각 271개, 255개, 252개 대회에 출전해 이들이 우승할 경우 최다 출전 우승 기록 역대 1위에 새로운 이름을 남기게 된다.

 

한편 휴식기에 들어간 KLPGA는 8월 3일, 삼다수 오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진/자료=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