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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일상 속 재난은 어떤 얼굴입니까?” 재난의 역설 다룬 'MAY DAY MAY DAY MAY DAY' 전시 개최

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매일 전쟁과 같은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에게 재난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단어다. 누군가는 길을 걷다가 참변을 당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부푼 마음을 안고 떠난 여행에서 참사을 당하기도 한다. 매일 수많은 사고와 사건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가운데, 우리의 일상 속 재난에 주목한 전시회가 수원 장안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열린다.


전시공간 미학관은 카모플라쥬처럼 모습을 감추고 일상화된 재난의 역설을 드러내는  《MAY DAY MAY DAY MAY DAY》를 주제 아래 전시를 개최한다. 2024년 7월 12일(금)부터 9월 8일(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하며, (재)수원문화재단과 미학관의 협력 아래 열린다.

 

국제 조난신호로 알려진 ‘메이데이(Mayday)’로 위급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 동일한 음절을 세 번 반복하여야 한다. 노동절을 뜻하는 ‘메이데이(May Day)’를 비롯해 다른 비슷한 말과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명이자 전시 주제인 《MAY DAY MAY DAY MAY DAY》는 긴급하게 구조요청을 보내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전부 대문자로 쓰여 목소리가 소거된 채 위급상황을 알리 역할과 더불어 노동절을 뜻하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전한다. 이는 이번 전시의 이슬비 디렉터가 의도한 것으로, 《MAY DAY MAY DAY MAY DAY》란 제목에서부터, 도움을 요청하지만 닿지 않는 목소리가 가진 역설을 드러내며 우리가 듣지 못했던 신호로 시선을 이끈다. 이 신호는 이미 와 있지만 아직 오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일상화된 재난이 보내는 것이다. 이는 별안간 닥쳐오는 천재지변이나 불의의 사건·사고가 아닌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지만 차별과 외면, 무관심 속 모습을 감추고 있는 재난이다.

 

현실을 마주하며 정치적으로 누락된 개인을 호출하는 메이데이

 

《MAY DAY MAY DAY MAY DAY》는 현실을 마주하며 차분히 돌아보고, 사회 시스템 외부에 놓인 자들, 정치적으로 누락된 개개인을 호출한다. 회복력 있는 도시 공동체를 위해 목소리 없는 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리슨투더시티, 사적 경험이 다른 사건으로 발화되는 지점을 가시화하는 봄로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도시개발, 이주, 난민, 환경오염, 생태 등의 키워드로 풀어내는 송성진, 상반된 의미의 이미지를 조형적 유사성으로 묶으며 새로운 화면을 만드는 송수민, 장소와 기억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 매체로 변사하는 정여름, 자연과 미디어, 인간과 비인간, 유기물과 무기물로 분리되던 개념들을 횡단하며 다종다양한 세계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는 정혜정, 시스템 바깥에 놓인 이들이 스스로의 존엄을 천명할 때 발생하는 사건을 주목하는 치명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소수자 이슈에 접근하고 있는 흑표범 총 8명(팀)의 작가들은 섣부른 정의나 심판 없이, 그저 자신이 목격한 재난을 덤덤히 서술하는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하며, 침묵(당)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작업에 담아 전시장에서 들려준다.

이처럼 일상 속 재난을 주목한 《MAY DAY MAY DAY MAY DAY》 전시는 독립기획자이자 전시공간 ‘미학관’ 이슬비 디렉터의 손을 거치며 완성됐다. 전시기간은 7월 12일(금)부터 9월 8일(일)이며,. 관람시간은 10:00~18:00이며, 월요일과 공휴일(8월 15일)은 휴관한다. 전시 기간 중 평일 13시에는 정규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시 정보 및 관련 프로그램의 일정 등 상세한 정보는 추후 미학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