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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KBS 사장 낙하산 인사 낙점설…보수 노조조차 반발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신임 KBS 사장으로 박모 씨가 유력하다고 거론되면서 보수성향의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혁신위원회(새KBS혁신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KBS 이사회가 제청한 김의철 KBS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재가했다. 

 

다음날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 방송 장악 의도이자 낙하산 사장 꽂기 위한 공작" 이라면서 "윤석열 정권의 무도하고 위법한 방송장악 과정의 일환으로 부당한 해임"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민노총 계열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도 "사장 개인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공영방송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추진은 정권의 공영방송 길들이기, 정권 코드에 맞는 공영방송 경영진으로의 교체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KBS혁신위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유력 사장 후보라고 알려졌던 사람이 진짜로 사장에 선임된다면 민노총의 기관지격인 매체들과 온갖 좌파 언론들을 총동원해서 정권을 공격하지 않겠나"고 지적하면서 "KBS 이사회도 사실상 권력의 들러리일 뿐이라고 떠들어 댈 것이 분명하다. 그 결과 박모 씨는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방송장악' 프레임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KBS 혁신의 동력은 시작부터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새KBS혁신위는 뻔히 예견되는 이런 상황을 도저히 방관할 수 없다. 만약 박 모 씨가 실제로 사장 후보에 입후보하고, 또 이사회가 그를 사장 후보로 제청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새KBS혁신위는 그동안 김의철-양승동에게 투쟁해 왔던 것 이상의 강도로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성향의 KBS노동조합을 이끄는 허성권 위원장은 "내부 인사가 아니라 외부 인사라서,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됐다고 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비리를 저질렀거나 인성에 문제가 있어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KBS는 지금 수신료 분리 징수라는 재정 파탄도 뛰어넘어야 하지만 매체가 너무 올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웹 1.0이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이라면 2.0은 유튜브와 같은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미디어라면 웹 3.0은 AI와 가상공간이 합친 미디어 환경이다. KBS는 0.5 정도나 해당한다. KBS가 아무리 그래도 세계 11위의 공영방송에 걸맞은 수준이 되려면 웹 2.5 정도는 돼야 하는데 (박모 씨는) 올드미디어인 신문사에서만 있었다. 본인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12개의 계열사가 있는 KBS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굉장히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KBS는 방송법에 따라 사장을 선임할 때 대통령이 뽑는 게 아니고 이사가 뽑는다. KBS 이사가 민주적인 공모 절차에 의해 자율 경쟁을 통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내정을 했다느니, 인사 검증을 받았다느니, 이미 끝났다느니, 정부에서 내리꽂는다더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면서 "이런 부분은 민노총 KBS 노조나 언론노조나 민주당에서 물어뜯기에 굉장히 좋아할 만한 일이다. 비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선정 절차에 미리 내정하고 관선 선거처럼 내려오면 민노총 세력들에게 멱살 잡혀서 계속 끌려다닌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입방아까지 올랐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장으로 자격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KBS 한 중견 기자는 "현재 내부가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어지러운 상황에서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는 큰 방해가 될 것"이라며 "개혁이 실패하게 된다면 KBS 존폐는 물론 총선에서 여당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고 그 결과 현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KBS 출신이 사장을 맡아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대학교수는 "공영방송 역할을 하는 KBS가 방송 개혁에 있어서 역할을 하자면 정치에 상관없이 변화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분이 사장으로 와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KBS는 지금 수신료 분리 징수라는 큰 위기에 봉착돼 있다. 지금까지 적자였던 것을 흑자로 돌리고, 수신료 위주로 운영에서 경쟁력 있게 수익 위주로 운영돼야 하므로 방송을 잘 이해하고 추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BS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모 씨는 이동관 방통위원장과는 서울대학교 외교정치학과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