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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능행도》 (2) 4·5·6폭 〈낙남헌양로연도〉·〈서장대야조도〉·〈득중정어사도〉

혼자수로 만나는 세계명화

WRITER 이용주 | 혼을 담은 손으로 수놓는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원작과 같은 사이즈로 작업한 세계명화 작품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호에 소개한 《화성능행도》 1~3폭에 이어 이번 호에는 4~6폭을 소개한다.

 

 

화성능행도 작품 소개
지난 호에서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했으나, 다시 한번 작품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반복하며 제4~6폭을 소개하려 한다. 보물 제1430호인 ‘정조 화성능행도 팔첩병’은 65×150㎝ 내외 크기의 작품 8점을 여덟 폭의 병풍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의 순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매겨진다.

정조가 화원들을 대거 동원하여 그린 진한 채색으로 완성된 화려하고 장엄한 병풍화다. 웅장한 기와지붕은 당시 건물의 위엄을 과시하고, 대부분 궁중복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중요한 행사를 기록하는 데 소홀함이 눈에 띄지 않는 데다 소소한 사물까지 완벽히 묘사했다.
‘화성능행도’는 기록적으로도 고귀한 가치를 지닌 궁중 행사도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성능행도》는 ‘세계명화’로 인정받아도 손색없는 우리의 보물이다. 이 작품은 당대 최고의 화가와 화원들을 대거 동원하여 그린 그림이다. 김득신, 최득현, 이인문, 김홍도 등 당대 최고 화가들이 참여했다. 8폭의 병풍 속에 7349명의 인물과 1400여 필의 말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인물 4800여 명이 등장하는 중국의 〈고소번화도(姑蘇繁華圖)〉를 월등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호에서 제1폭인 ‘화성성묘전배도(華城聖廟展拜圖)’, 제2폭 ‘낙남헌방방도(洛南軒放榜圖’, 제3폭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를 소개한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제4폭 ‘낙남헌양로연도(洛南軒養老圖)’와 제5폭 ‘서장대야조도(西將臺夜操圖)’, 제6폭 ‘득중정어사도(得中亭御射圖)’까지를 소개한다.


 

4. 낙남헌양로연도(洛南軒養老圖)
4번째 폭인 ‘낙남헌양로연도’는 윤 2월 14일, 정조가 참석한 가운데 베풀어진 격조 높은 경로잔치 장면이다. 어머니의 회갑연 겸 백성들을 위한 잔치였는데, 젊은 나이에 일찍 여읜 아버지 사도세자도 떠올랐을 것 같다. 정조를 수행한 늙은 신하 15명과 그 지역의 노인 등 총 384명에게 잔치를 베풀었다.

 

작품에는 노인들이 도포 차림으로 줄지어 뜰에 앉아있고, 깃발을 들고 있는 병사들과 반상을 들고 연회 심부름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을 그렸다. 노인들의 앞에는 왕이 하사한 주안상과 지팡이에 노란 보자기로 싼 비단 1필씩의 선물이 놓여있다.


경로잔치를 벌이는 상단 중앙의 왕의 자리에 지금 왕이 와 있음에도 왕의 모습은 그려져 있지 않다. 왕의 모습은 어진 외에는 그리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왕의 용안 즉 얼굴에 흠을 내는 일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라 한다.


 

5. 서장대야조도(西將臺夜操圖)
이곳은 화성의 팔달산 정상이 배경이다. 화성의 성곽 중에서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성곽의 가장 높은 곳인 ‘서장대’에서 정조가 야간에 행한 군사훈련을 그렸다.

 

현륭원 전배를 마치고 돌아온 정조가 밤에는 서장대에 올라 성안에서 하는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으로 성내는 횃불을 밝히고 성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깃발과 군사들이 도열해 있다.

 

 

화성의 성곽 중앙에는 화성행궁이 있고, 그 아래 새로 조성된 마을들도 보인다. 이 그림을 통해 화성 성곽과 화성 행궁의 건물배치와 규모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날 군사훈련은 낮과 밤에 두 차례 실시했고 이 장면은 야간의 모습이다.


화성은 난공불락의 요새로 건설되어 충성심과 훈련이 잘된 정조의 친위부대 5천 명이 넘는 군사들이 주둔하고 있었다. 정조와 대신들이 보는 가운데 서장대에서 대포를 쏘는 것으로 훈련이 시작된다.

 

울리는 북소리와 큰 나팔 소리. 징과 꽹과리 등 금속악기를 두드리는 소리 속에서 3700여 명의 군사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져 공격과 방어 진법을 연달아 선보인다. 주작기를 흔들면 남문에서, 백호기를 흔들면 서문에서, 현무기가 흔들면 북문에서 포를 쏘는 훈련이었다. 훈련이 끝난 후 정조는 장병들에게 활과 화살, 베와 무명옷감을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6. 득중정어사도(得中亭御射圖)
윤 2월 14일 열린 양로연을 마지막으로 화성에서의 공식행사를 모두 마친 정조가 화성을 돌아보고, 방화수류정에서 화성축조의 총책임을 맡았던 조심태를 치하했다. 이후 정조는 이 그림 속에 있는 행궁으로 돌아와 득중정 앞에서 신하들과 활쏘기를 했는데, 화살은 유엽전과 소포, 장혁 등 세 종류였으며 저녁 식사 후에도 활을 쏘았다.


‘득중정’은 정조 14년에 만들어진 이후 행차 때마다 이곳에서 활을 쏘았던 곳인데, 쏠 때마다 4발 중 4발을 모두 맞혀 ‘득중정’이라고 명명했다.

 

 

밤에 낙남헌에는 왕의 어좌를 마련하고, 득중정 앞에 어머니 혜경궁을 가마로 모셨다.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매화포가 폭발하면서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군사들과 백성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작품 정중앙에 바로 그 불꽃놀이가 있고, 정조가 활을 쏘았던 과녁도 있다. 상단에는 혜경궁의 가마와 활쏘기를 하는데 필요한 병사들이 보이고 그 밑 왼쪽 낙남헌에는 왕과 신하들의 모습이 있다. 불꽃놀이 주변은 흰옷을 입은 백성들이 둘러있고, 불꽃놀이 아래는 매화포를 다루는 병사들이 보인다. 이 작품에는 613명의 인물이 표현돼 있다.

 


 

이용주
비단 실로 수놓아 ‘살아있는 빛을 표현’하는 혼자수 작가. 회화는 순간의 빛을 화폭에 담는다. 이용주는 변하고 숨겨진 빛을 회화에 담아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전통자수를 현대와 접목해 가장 한국적이고 자긍심 생기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살아있는 인물화, 실물 속 걷는 듯한 풍경화. 그가 표현한 명화는 원작가가 작품에 표현하지 못한, 순간순간 변하는 빛을 한 화폭 속에 표현했다. 14명의 전·현직대통령과 세계적 유명인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고, 찾아왔고, 초대전을 열어주었다. 오랜 기간 작가인 아내 최시우와 같이 작업한 많은 작품을 담을 미술관을 준비하고 있다. 천장과 벽을 혼자수 작품으로 채우고 움직이는 조명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빛들을 감상할 세계 최초의 뮤지엄 카페도 미술관에 조성할 계획이다.

2022년 12월 UAE 정부로부터 예술 분야 골든 비자를 받았다. 2023년 10월 영국 사치갤러리가 최초로 개설하는 해외지부를 한국에 개설키로 하고 결정하러 온 에드워드 스티븐 대표에게 단독 소개되어 극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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