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빙그레(회장 김호연)가 올해 배당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내부 직원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오너일가가 수십억 원의 배당금을 챙기는 반면, 직원들은 성과급이 아닌 소액의 격려금만 지급받기로 결정된 상황이 불만의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재앙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올해 빙그레는 주당 배당금을 33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의 1600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로, 최대주주인 김호연 회장은 약 119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수령한 94억 원에 비해 무려 2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배당금 인상이 주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지 모르지만, 직원들에게는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월급쟁이는 늘 배고프다"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빙그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1년 매출은 1조 1474억 원, 2022년 1조 2677억 원, 2023년 1조 3943억 원, 그리고 2024년에는 1조 463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2021년 262억 원에서 2024년 1313억 원으로 증가하며 역대급 성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줄어들고 격려금으로 대체된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영업이익 목표치인 1400억 원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이 격려금으로 변경되었고, 이 격려금은 통상급여의 70% 수준에 그친다. 이전에는 성과급이 최대 40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대폭 축소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 실적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오너일가가 배당 확대에 집중하는 사이 직원들은 최소한의 격려금만 받는 구조에 대한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김호연 회장은 1999년부터 빙그레 경영에 참여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오너일가의 배당 확대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김 회장은 64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를 현금으로 구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기존 최고가보다 무려 13억 원이나 더 주고 구입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빙그레의 제품 가격 인상 소식은 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더위사냥' 하나 사 먹기도 부담스러운 세상에 회장님은 64억짜리 아파트를 '더위사냥' 하듯 턱턱 사들이는 현실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성과급 대신 격려금을 지급하면서 오너일가는 배당금을 늘려 100억 원 이상을 수령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직원이냐 오너냐에 따라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배당 확대 결정은 기업의 내부 보상 강화 흐름과는 거리가 멀다. 많은 기업들이 실적 상승에 따른 성과를 주주뿐 아니라 직원들과도 공유하여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빙그레는 배당 확대에만 집중하면서 직원 보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적인 직원 동기 부여와 사기 진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의 성장은 결국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데서 시작하므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부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동기 부여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인재 유출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김호연 회장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오너일가만이 배당 혜택을 누리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빙그레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당한 보상을 통해 내부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월급쟁이는 늘 배고프다"는 말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