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목포자연사박물관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과학공간 조성에 나섰다. 오래된 전시시설을 손보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과학 원리를 익히는 공간으로 바꿔보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상반기 자연사·해양과학 교육프로그램까지 본격 가동하면서 박물관의 결이 ‘보는 전시’에서 ‘참여하는 배움’ 쪽으로 한층 또렷해지고 있다.
목포자연사박물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 어린이 과학체험공간 확충지원 사업’ 공모에 참여해 체험공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이다. 총사업비는 20억원으로 국비와 시비가 각각 절반씩 들어간다.
이번 공모는 노후 전시시설에 대한 정비 필요성과 함께, 새롭고 생생한 전시콘텐츠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체험 수요가 커진 데 맞물려 추진됐다. 박물관 전시가 정보를 전달하는 데 머물렀다면, 이제는 아이들이 몸으로 반응하고 손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상상과 체험 중심의 과학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목포자연사박물관이 눈여겨보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유리 진열장 너머를 바라보는 전시 방식만으로는 어린 관람객의 호기심을 오래 붙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버튼을 누르고, 장치를 움직이고, 전시와 놀이가 맞물리는 구조가 갖춰질 때 과학관은 비로소 아이들 기억 속에 살아남는다. 이번 개편이 주목받는 이유도 단순한 시설 보수가 아니라 관람 방식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라는 데 있다.
공모 절차도 이미 움직였다. 박물관은 지난 2월 5일 전라남도에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고, 전남도 자체평가를 거쳐 2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사업이 올라갔다. 3월부터 4월까지는 적격성 검토와 현장 실사가 이어진다. 대상자 선정은 4월 중 이뤄지며, 사업 착수 시점은 6월, 준공 목표는 2027년 10월이다.
사업이 선정되면 목포자연사박물관은 어린이 과학체험 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릴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지역 아이들에게는 교과서 밖 과학을 만나는 생활형 학습공간이 생기고, 학부모와 학교 현장에서는 체험학습 선택지가 넓어진다. 관광도시 목포 입장에서도 가족 단위 방문객을 머물게 하는 콘텐츠 하나가 더해지는 셈이다.
박물관은 공간 개편 공모와 함께 상반기 교육프로그램 운영에도 들어갔다. 자연사 분야와 해양과학을 중심으로 구성한 체험형 수업을 통해 지역 학생들의 과학적 탐구력과 문화·자연유산에 대한 이해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전시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 끝나는 관람이 아니라, 전시와 교육을 한 흐름으로 엮어 학습 효과를 높이겠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상반기 자연사교실’은 3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 자연사박물관 야외교육실에서 진행된다. 초·중·고 학생 개인과 단체가 참여 대상이다. 개인 프로그램은 박물관 소장품과 연계한 교육 22차시로 짜였고, 단체 프로그램은 도슨트와 함께 전시를 살펴본 뒤 체험으로 이어지는 8차시로 운영된다. 전시물을 스쳐 지나가는 데서 멈추지 않고, 표본과 유물, 자연의 흔적을 교육 소재로 다시 풀어내는 방식이다.
‘토요 해양과학교실’은 3월 28일부터 6월 20일까지 어린이바다과학관 교육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대상은 관내 초등학생 20명이다. 해양 과학 원리를 배우고 만들기 체험을 곁들이는 구성으로, 바다를 생활권으로 둔 목포의 지역성과도 잘 맞닿아 있다. 파도와 조류, 해양생물, 바다 환경처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소재를 손작업과 실험으로 연결하면 교육 현장 반응도 한층 살아날 수 있다.
이번 상반기 프로그램은 시기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초여름 직전인 6월까지 이어져 학교 교육과 연계하기 좋고, 주말 프로그램과 상시 프로그램이 함께 돌아가 개인 참여와 단체 체험 수요를 두루 받을 수 있다. 평일에는 학교와 단체,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움직임은 목포자연사박물관이 전시관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과학교육 거점으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으로 읽힌다. 자연사박물관과 어린이바다과학관을 잇는 콘텐츠가 촘촘해질수록 아이들에게는 과학이 더 이상 딱딱한 설명문이 아니라 손끝에서 반응하는 경험으로 남게 된다. 목포의 박물관이 ‘보는 곳’에서 ‘해보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임진택 목포자연사박물관장은 어린이 과학체험공간 확충지원 사업 공모와 상반기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전시와 교육이 어우러지는 체험형 과학문화 공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