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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공세 확대…주총 앞두고 상장사와 정면 충돌

상법 개정 영향…주주제안·의결권 경쟁 확대
사외이사 의장·감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편 요구
배당 확대·지분 매각 등 주주환원 압박 강화
기업도 의결권 권유·주주서한으로 방어 총력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행동주의 펀드와 상장사 간 긴장감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상법 개정 논의와 함께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려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주주제안을 앞세운 행동주의 펀드와 이를 방어하려는 기업 간 ‘주총 전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총 42개 상장사가 주주제안과 관련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특정 안건에 대해 찬성을 얻기 위해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행위다.

 

최근에는 단순한 찬반 의견을 넘어 기업의 경영 방향 자체에 영향을 미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투자자들이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을 직접 제안하고 이사회 구조 개편까지 요구하며 경영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꼽힌다. 얼라인은 복수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주주제안을 제기하며 공개 주주서한까지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얼라인은 DB손해보험에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와 최흥범 전 삼정KPMG 파트너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추천했다. 동시에 경쟁 보험사보다 낮은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지적하며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은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안정적인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본 여력이 충분할 경우 주주환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주주환원율을 특정 수치로 고정할 경우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코웨이를 둘러싼 의결권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얼라인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감사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정관 변경을 요구했다. 그러나 코웨이는 해당 제안이 이사회 운영의 전략적 유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통해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맞섰다.

 

외국계 투자자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계 투자회사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에 선임 독립이사 선임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를 통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추가 매각은 기업 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동주의 움직임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촉진하고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DB손해보험은 얼라인의 일부 제안을 받아들여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이 단기 수익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단기간에 투자 성과를 내야 하는 펀드 특성상 배당 확대나 자산 매각 등 단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권 강화와 기업 방어 전략이 맞물리면서 올해 주주총회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의결권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