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뉴욕증시가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와 반도체 중심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였고, 금리 인하 기대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8% 오른 7165.08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63% 상승한 2만4837.60으로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장중 기준으로도 두 지수 모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9.61포인트(0.16%)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의 자금이 전통 산업보다 기술주와 성장주에 집중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상승장의 핵심 배경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 기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 행보를 강화하며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를 파키스탄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문제를 둘러싼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이란 역시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미국 측 제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은 협상 테이블 복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 긴장 완화 기대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핵심 병목 지점인 만큼 협상 진전은 곧 유가 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4달러 선으로 내려왔고, 브렌트유 역시 10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최근 급등분을 일부 반납했다. 유가 안정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채권시장에서도 완화 분위기가 나타났다. 미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수사를 종료하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고,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08%로 1.5bp 하락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3.783%로 4.2bp 떨어졌다. 금리 하락은 성장주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기업 실적 역시 상승장을 뒷받침했다. 가장 눈에 띈 종목은 인텔이다. 인텔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하루 만에 23.6% 급등했다.
이는 최근 이어진 반도체 랠리에 다시 불을 붙였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간 기준 11%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이 다시 시장의 중심축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기술주 전반도 강세를 이어갔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 ADR은 클라우드 부문 성장에 힘입어 7.3% 상승했고, 구글 역시 AI 기업 앤트로픽에 최대 4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히며 1.4%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제 “전쟁보다 펀더멘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기업 실적과 금리 흐름이 시장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는 것이다.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는 “강한 실적 성장세가 시장이 지정학적 뉴스와 유가 변동에 덜 민감해진 가장 큰 이유”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시장은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충격을 빠르게 흡수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과거 사례상 원유 공급 충격이 일시적이었던 점과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 주에는 Amazon, Alphabet, Meta, Microsoft, Apple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술주 랠리가 이어질지 여부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협상 진전 여부, 호르무즈 해협 상황, 국제유가 흐름까지 맞물리며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관리 가능한 변수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뉴스 흐름에 따라 방향성이 다시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