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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성 "초반에 긴장했지만 팬 응원에 후반 집중"

-팬들의 환호 속에 PGA 투어 데뷔전 마치고 인터뷰 시간 가져

제리 켈리와 최호성. 사진=AFP연합뉴스

[골프가이드 김남은 기자] "다음에 티샷할 선수는 한국 서울에서 온 호성 초이!"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몬터레이 페닌술라CC 1번 홀 티박스에서 최호성(46)이 소개되자 주위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모자에 손을 갖다 대고 갤러리의 환호에 고개 숙여 화답한 최호성은 곧바로 스윙에 나섰다. 공을 친 뒤에 공이 날아간 방향을 살피며 한쪽 다리를 높게 쳐드는 특유의 동작도 잊지 않았다.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유명인들이 짝을 이루는 이번 대회엔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 필 미컬슨 등 톱 랭커 선수들도 출전했지만 대회 전부터 가장 관심을 받은 선수는 초청 선수 최호성이었다. 일찌감치 최호성 팬을 자처한 동반 선수들도 최호성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였다.

최호성은 영화배우 크리스 오도널과 2인 1조를 이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에런 로저스를 동반한 제리 켈리(미국)와 함께 라운드에 나섰다.

로저스는 최호성에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 최호성을 깜짝 놀라게 했다.

PGA 투어에 따르면 3번 홀 티박스에서 켈리와 로저스는 최호성의 골프 백을 들여다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최호성의 '낚시꾼 스윙' 동작이 새겨진 헤드 커버였다.

낚시꾼 스윙 동작이 새겨진 클럽 커버를 벗겨서 제리 켈리의 등을 쓰다듬고 있는 최호성. 사진=AP연합뉴스

이 모습을 본 최호성은 클럽의 커버를 벗겨서 장갑처럼 손에 끼우고 켈리와 로저스의 등을 쓰다듬었다. 선수들은 물론 갤러리 사이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은 최호성은 초반 10개 홀에서 보기를 4개 범하며 흔들렸으나 이후 버디 3개로 만회해 1오버파로 PGA 투어 데뷔전 첫 라운드를 마쳤다.

경기 후 최호성은 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그러지 않으려고 했지만 처음 몇 홀에서는 긴장했다"며 "어프로치에서 좀 부족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총평했다.

최호성은 "1번 홀에서 운 좋은 파세이브가 나왔지만 전반 여러 개의 보기가 나와 실망스러웠다"며 "후반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코리안투어에서 2승, 일본 무대에서도 2승을 거둔 베테랑 최호성이지만 처음 밟은 PGA 투어 무대에 적응하긴 쉽지 않았다.

최호성은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경험이 많지만 그린이 가장 달랐다"며 "그린이 너무 빨라서 적응을 못 했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4타를 잃은 후 11번 홀(파3)에서 드디어 첫 버디가 나왔을 때 갤러리는 큰 함성으로 환호했다.

최호성은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덕분에 후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2번 홀 티샷이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지며 갤러리의 작은 탄성이 나오자 최호성은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더 환호하라는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함께 경기한 켈리는 "관중이 대단했다. '사랑해요 최호성'이라고 외쳤다"고 전하며 "최호성은 언제나 돌아서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최호성은 플레이할 줄 아는 선수다. 그를 초청한 건 좋은 일인데 단순히 베푸는 게 아니라 그가 (출전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켈리는 2라운드에선 최호성과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아내가 이어폰이 달린 번역기를 가져올 예정이라고 했다.

최호성도 "정말 즐거웠다"며 "날씨만큼이나 조편성도 좋았다. 제리 켈리로부터 많이 배웠다"고 화답했다.

스폰서가 없는 최호성은 스폰서 로고 대신 페블비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경기했다. 최호성은 "나를 이곳 페블비치에 초청해준 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이 모자를 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