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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 2015년 2017년에 이어 2019년도에도 우승...홀수해에 태국에만 오면 우승

-24일(한국시간) 끝난 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22언더파로 우승
-이민지 1타 차로 꺾어...LPGA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태국서 올려,

양희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LPGA)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양희영(30)이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2019년에도 태국에서 열린 LPGA 투어에서 우승했다. 홀수해에 태국에만 오면 우승하는 기적을 연출한 것이다. 

양희영은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4라운드에서 버디 9개, 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호주 교포 이민지(23)를 1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양희영은 2015, 2017, 2019년 홀수해에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양희영은 그동안 LPGA 투어에서 거둔 통산 4승 중 3승을 태국에서 거뒀다.

양희영은 태국에서 열린 대회에만 나서면 펄펄 날았다. 지난 2006년 시작해 딱 한 차례 거른 2008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열린 13번의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다. LPGA 투어에서 올린 4개의 우승 타이틀 가운데 처음이었던 2013년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세 개를 줄줄이 이 태국 대회에서 들어올렸다.  양희영은 우승을 하지 않은 해에도 2016년 공동 3위, 지난해 공동 14위에 올랐다.

양희영이 우승을 확정짓자 한 조 앞서 경기를 펼쳤던 지은희가 양희영에게 물병에 담긴 물을 끼얹으며 축하 세례를 퍼붓고 있다.(사진 제공:LPGA)

이민지와 15언더파 공동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양희영은 첫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상쾌하게 출발했으나 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해 상승세가 꺾이는듯 했다. 그러나 양희영은 4~8번홀(이상 파3)까지 5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우승까진 갈 길이 멀었다. 그가 10번홀 그린에서 퍼팅을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기상이 악화돼 경기가 중단된 것. 다행히 1시간 뒤 속개된 경기에서 양희영은 10번홀(파5)에서 보란 듯이 버디를 잡으며 3타차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15번홀(파4)까지 이글 2개를 포함해 보기 없이 9타를 줄여 1타 차로 쫓아왔고, 이민지도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하며 두 사람이 공동 2위로 양희영을 압박해 승부는 마지막까지 두고봐야 했다. 피말리는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졌다.

쫓기던 양희영은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해 둘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며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이 시점에서 양희영, 이민지, 카를로타 시간다 세 사람이 모두 20언더파를 기록하고 있었다.

양희영이 우승에 먼저 한 발 다가선 것은 16번홀(파3)에서였다. 티샷한 공이 홀에 못미쳐 그린 밖 프린지에 떨어졌으나 퍼터로 굴린 공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갔다. 양희영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이민지와 시간다에 1타를 앞서게 된 것이다.

양희영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고 입을 맞추고 있다(사진 제공:LPGA)

양희영과 이민지, 신지은이 함께 경기한 챔피언 조에 2조 앞서 경기한 시간다는 파5 18번 홀에서 버디를 놓쳐 20언더파로 양희영과 이민지의 경기를 지켜봤다.

17번홀(파4)을 파로 마친 양희영과 이민지는 18번홀에서 마지막 승부를 겨뤘다. 양희영은 세컨드 샷으로 공을 홀을 지나 프린지에 올렸고 이민지는 같은 방향으로 그린에 올렸다. 이민지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었다.

둘다 내리막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다. 양희영이 버디를 하고 이민지가 이글을 하면 22언더 동타가 돼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양희영이 이글 퍼트로 공을 홀 가까이 붙인 뒤 바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남은 건 이민지의 이글 퍼트 성공 여부였다.

신중하게 그린을 살핀 이민지는 회심의 이글 퍼트를 했다. 공은 내리막을 굴러 내려가 홀에 들어가지 직전 멈췄다. 거짓말같은 순간이었다. 양희영의 우승이 확정됐다.

함께 경기했던 신지은과 이민지는 양희영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린 주변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양희영의 아버지도 양희영과 기쁨의 포옹을 했다.

양희영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태국에서만 3승을 거둬 무척 기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코스와 대회 자체를 좋아한다”고 소감을 밝힌 뒤 “마지막 세 홀에서 특히 긴장이 많이 됐다. 어려운 홀들이었지만 조급해하지 말자고 주문을 걸었다. 잘 해낸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