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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와 함께하는 Tea Talk]히든싱어 이소라편 보컬리스트 이아리 인터뷰

 인터뷰 취지: 우리 모두에게는 천재성이 있고 영웅이 존재합니다.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면 행복은 커지고 그 영향은 주변으로 퍼질 것입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지이코노미 김영식 기자 | 타인의 이해와 공감이 매우 뛰어난 그녀와 함께하는 수다는 즐거움을 넘어 마음의 치유를 느끼게 한다. 지인들 사이에서 이미, 아리 앓이 신드롬을 일으킨 인물. 보컬리스트이자 예술로 마음을 치료하는 <표현예술 치료>학업 과정에 있는 이아리(37)를 <송알송알 티톡>에서 만나보았다.  

 

 

 

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예술 N 잡러 이아리입니다. 음악과 노래를 중심에 두고 공연, 강의, 기획, 치유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표현예술치료사가 되기 위한 대학원 공부 과정에 있어요. 표현예술치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 감정, 생각을 움직임, 음악, 미술로 표현하며 심리적 어려움을 치유하는 방법입니다. 표현을 통해 안도감을 느끼고 감정이 정화되는데, 때로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과정 자체에 큰 즐거움이 있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들도 소화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매력입니다.

 

2. 커리어가 독특해요. 대학에서는 법을 전공했고 관련 회사 생활을 하다가 결국 음악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 말씀 잘 듣는 모범생이었지만 끼는 숨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내성적이었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서 노래할 때 떨림과 환호성이 좋았어요.

 

우연한 기회에 재미 퍼커션이라는 라틴 퍼커션 밴드에서 보컬로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리더인 드러머 박윤묵선생님께서 같이 문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하셨어요. 그것을 계기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을 시작하게 되어 몇 년간 빠져 살았습니다.

 

'이것이 내 직업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제 팀을 만들어 스스로 기획을 하고 사업을 따오게 되었어요. 저도 제 롤 모델이었던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거든요. 그러면서 기획을 더 잘하고 싶어서 “다사리 문화 기획학교”에 7기로 입학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만난 멘토 선생님들께서는 기획은 안 가르쳐주고 기획안에 계속 퇴짜를 놓거나 질문을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어디서 본 것을 흉내 내는 기획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내 것을 찾는 기획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멘토이신 김원식, 김재춘, 강정석, 조성진, 故 이채관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3.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나에게 자양분이 된 경험이 있을까요?

저를 가장 성장하게 했던 것은 문화 예술교육 단체의 대표로 일해봤던 경험인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구멍가게 같은 것이었지만, 내가 어떤 일에 큰 책임을 져본 일이었어요. 큰 재미와 마음고생을 함께 겪었어요. 대표라는 우아한 직함과는 거리가 멀고요. 강의나 공연자 역할에 기획, 경리, 짐꾼 등 멀티플레이를 해야 했어요. 모든 과정이 시행착오였죠. 궁지에 몰리니까 내 안에 과장되거나 그럴듯하게 꾸며진 것들이 점점 빠져나갔던 것 같아요. 그건 직업을 바꾼 지금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더 가벼워지게 되면 언젠가 다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싶어요.

 

4. 음악을 업으로 삼고 싶은 후배들께 하고 싶은 참 조언 공유해 주세요.

제가 초반에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나만의 확실한 분야를 찍어서 그것만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처럼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그럴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고요. 이건 어릴 때부터 음악만 해오신 분들도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머리로 생각해서 규정짓기보단, 좀 더 자유롭게 탐색해 보고 다양한 경험에 자기를 열어두면 어떨까 합니다. 회사 다닐 때 힘들게 배워둔 엑셀을 지금도 엄청 요긴하게 쓰거든요.

 

그리고 저는 요즘 누군가의 조언에 쓸려가지 않고 의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내가 태생이 남의 말을 잘 듣는 모범생이다, 하면, 저처럼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속으로 흥, 아닐걸? 해보는 거요. 나만의 영역이 생긴답니다.

 

 

5. 인생 모토로 삼고 있는 인용구가 있다면 공유 부탁드려요.

Jack Engler "You Have To Be Somebody Before You Can Be Nobody"

제가 최근 공부하고 있는 심신통합치유 분야의 <표현예술치료사> 내용과 연관되어 있는 메시지입니다. 무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아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뭔가가 되려고 힘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실은 사전 작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요? ‘본게임이 아니라 오프닝 행사 같은 거지’ 라고 생각하면 일상의 힘듦이 좀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참고 : 다사리문화기획학교]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 선생의 사상에서 빌려온 ‘다사리’라는 표현은 ‘다 말하게 하다’와 ‘다 잘살게 하다’란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사리문화기획학교>는 ‘모두가 말할 수 있고,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문화기획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다사리문화기획학교>에서 마주하고자 하는 ‘문화기획자’는 소위 ‘문화영역’에서 활동하는 특정한 직업을 가진 이들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혼돈과 불안으로 접어들어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이 시대에 ‘문화기획’의 역할을 고민합니다. 기능적이거나 도구적인 문화기획을 실행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시대적 전망과 함께 호흡하며 주어진 사회적 문제들을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과정으로써의 ‘문화기획’을 지향합니다.)

 

글 편집, 토작가(songsongteatalk@gmail.com)

이아리 SNS https://instagram.com/vocalist_ari?igshid=YmMyMTA2M2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