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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의 또다른 도전

-파리 올림픽 선수촌과 경기장에서 IOC 선수위원 후보로 선거 운동 돌입

(박인비가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고 포즈를 취한 모습)

 

 

박인비(36)가 또다른 도전에 나섰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을 뽑는 선거에 나선 것이다. 박인비는 7월 22일 출국해 프랑스 파리 올릭핀 선수촌 등에서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벌인다.

박인비는 각국 선수들에게 “봉주르, 주 수이 인비 팍(Bonjour, jesuis inbee Park. 안녕하세요 박인비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자신을 알리려고 그동안 여러 나라 인사말을 익혀왔다.

선거를 도와주는 운동원은 없다. 오직 후보 자신 뿐이다. 그것도 아무것도 건넬 수 없다. 그저 인사하고 공약을 소개하는 정도다. 선수들에게 전할 주요 공약은 선수의 권리와 의무 강화,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위한 활동, 워킹맘으로서 여성과 워킹맘의 올림픽 참여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점 등이다.

앞서 지난 12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둘째 아이의 임신 사실을 공개했던 박인비는 아이와 함께 선거운동에 나서는 만큼 건강하게 완주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자신을 기억하고 한 표를 던져주도록 최대한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박인비는 정성을 다 쏟을 작정이다. 출국에 앞서 각국 선수들에게 자국어로 인사할 수 있도록 60여개 나라의 인사말을 배우고 익힌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이번 선거 운동이 골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것보다 더 낯설고 힘들기도 하지만 이왕 나선 바에야 꼭 선수위원에 당선돼야 한다. 그는 그런 각오로 앞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 각오다.

 

IOC 선수위원 선거는 각국에서 뽑힌 32명의 후보(남자 14명, 여성 18명) 중에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1만여 명의 현장 투표로 4명의 선수위원을 선발한다. 선거는 선수촌이 열리는 18일 시작해 폐막 사흘 전인 다음달 7일(현지 시간)까지 치러진다. 7일 결과가 발표되면 선수위원에 선출된 후보들이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골프에 관한한 역대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커리어 그랜드 슬램 + 올림픽 금메달)까지 달성한 박인비이지만 이번 도전은 결코 만만치 않다. 미국 육상 영웅 앨리슨 펠릭스(38) 등 쟁쟁한 후보가 많은 데다 우군이 되어줄 한국 선수단 규모는 오히려 크게 줄었다.

 

선수위원은 IOC 및 올림픽 운동 전반에 걸쳐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선수와 IOC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선수위원 후보는 해당 올림픽 또는 직전 올림픽에 출전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선수위원의 임기는 8년이며 이번에 선출되면 2032년까지 선수위원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선수위원은 일반 IOC 위원과 똑같은 지위와 대우를 받는다.

이번에 선수위원 후보로 나서는 32명 중 골프 선수 출신은 박인비 밖에 없다. 선수위원은 하계올림픽에서 4명, 동계올림픽에서 2명을 각각 선출한다. 따라서 이번 파리올림픽에선 4명이 선출된다.

 

IOC 선수위원은 총 23명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직접 투표로 뽑는 12명과 IOC 위원장이 IOC AC(선수위원회) 의장과 협의해 임명하는 11명이다. 이는 지역, 성별 및 스포츠 간의 적절한 균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박인비는 앞서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의 지명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영어를 잘 한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사격 황제’ 진종오와 ‘배구 여제’ 김연경 등을 제쳤다. IOC는 지난해 11월 박인비를 포함해 각국에서 뽑힌 선수위원 후보 32명를 확정한 바 있다.

박인비는 10살에 골프를 시작해 2007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데뷔해 메이저 7승을 포함, 통산 21승을 거두며 이름을 떨쳤다. 2015년 역대 LPGA 7번째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통산 106주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한국인 최초 LPGA 올해의 선수상 수상, 2012, 2013년 상금왕을 기록했다. 박인비는 2016년 6월 박세리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 직후 골프가 112년만에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나서 골프 천재 리디아 고(27. 뉴질랜드)를 5타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이로써 박인비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역대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IOC 선수위원 정원은 국가당 한 명이며, 한 나라에서 IOC 선수위원이 당선되면 8년동안 그 나라 출신 선수는 선수위원이 되는게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은 태권도의 문대성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출되고 8년 후 탁구선수 출신의 유승민 위원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IOC 선수위원은 스포츠계 최고의 명예직으로 IOC 위원과 동일하게 올림픽 개최지 결정권 등의 권한을 지니며 IOC에서 파견한 대사로 인정받는다. 때문에 업무에 관한 한 국가, 조직, 법인 등으로부터 구속을 받지 않고 자주성을 행사할 수 있음은 물론 해외여행 때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IOC 회원 국가에 입국할 때에는 비자가 없어도 입국이 허가된다

IOC 총회에 참석할 때에는 개최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이 배정되며 IOC 선수위원이 탑승하는 차량과 머무는 호텔에는 해당 IOC 선수위원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