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한정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지난 21일 전남 담양의 대표 전통정원인 소쇄원을 찾아 한국 원림문화에 담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철학과 선비정신을 직접 체험했다고 소쇄원재단이 23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소쇄원 조성자인 양산보의 15대 후손 양재혁 씨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생생문화유산 활용사업 ‘담양 소쇄원에서 무위자연을 걷다’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됐다.
문화유산을 단순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과 체험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세 번째로 소쇄원을 찾은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무위자연의 의미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전통정원의 가치와 정신을 되새겼다. 이어 대숲에서 자생한 찻잎으로 만든 죽로차를 시음하며 옛 선비들의 삶과 사유를 느끼는 시간도 가졌다. 인위적 장식을 최소화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속에서 절제와 사색을 중시했던 전통문화의 깊이를 체감했다는 평가다.
이날 행사에서는 1548년 김인후가 기록한 ‘소쇄원 48영’ 가운데 하나인 ‘옥추횡금(玉湫橫琴)’의 풍류도 재현돼 눈길을 끌었다.
폭포의 물소리를 거문고 선율에 비유해 자연과 하나 되는 선비들의 예술적 감성을 표현한 프로그램으로, 전통문화의 멋과 깊이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또 약 300년 수령의 녹차나무와 진달래나무를 기념 식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소쇄원이 지닌 전통 생태와 원형을 복원하고 미래 세대에 계승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방문 소감을 족자에 남기는 ‘장원제영’에도 참여하며 소쇄원이 과거의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사유와 가치가 이어지는 문화공간임을 강조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통 선비문화와 자연 속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 세계 속에서 더욱 가치 있게 계승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소쇄원은 조선 중기 선비 양산보가 조성한 대표적인 민간 원림으로,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 전통정원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수백 년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이곳의 정신과 미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이 보존을 넘어 교육·체험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