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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민과 함께 읽는 ‘내 인생의 책’

3월 31일까지 접수…동구 인문학당에 상설 전시

 

지이코노미 이승주 기자 |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취업 준비를 하며 다녔던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짬짬이 단편집이나 장편소설을 읽은 후 친구와 감상평을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있다. 돌이켜보면 이십 대의 그때가 가장 찬란하고 총총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새의 선물’, 기증자 푸른신)


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떠올렸다. 그만큼 이 책이 나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했다. 개인적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전환시대의 논리’, 기증자 임택)


지금은 사라진 삼복서점 시집코너에서 한참이나 서성거렸고, 이윽고 ‘발견’했다. 내가 발 딛고 있는 세계를 살짝 보여줬던, 여전히 나는 시인의 고향 ‘충남 당진’을 지날 땐, 궁금해진다. ‘갈문리의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갈문리의 아이들’, 기증자 고광연)


광주 동구가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 있는 각별한 책에 친필로 이유를 적어 기증하는 도서 공유운동 ‘내 인생의 책’을 통해 동구 주민을 비롯한 인문분야 전문가, 광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 인생의 책’으로 기증된 도서들은 다른 서적과 달리 특별함이 있다. 한때 시인을 꿈꿔 온 국문과 지망생, 논어를 읽으며 참된 삶을 깨달았다는 이, 황석영 작가에게 받은 책이라 내놓기 힘들었지만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는 기증자까지 저마다 사연이 담겨 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거나, 함께 공유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선정 이유를 적어 책과 함께 이달 7일 동명동 서석교회 옆에 위치한 ‘동구 인문학당’으로 오는 3월 31일까지 보내주면 된다.


시민들이 보내준 책은 동구 인문학당 내 ‘내 인생의 책’ 코너에 상설 전시될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동구에서 마련한 거점공간인 인문학당 서고에 나만의 애장서가 꽂혀 있는 색다른 감동을 느껴보시길 권한다”면서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954년 지어진 근대가옥을 동구청이 사들여 리모델링한 ‘동구 인문학당’은 본채(본관), 인문관, 공유부엌,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절기 개관시간은 매주 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