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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SEASON PGA TOUR BEST × WORST GOLF PLAYER TOP3

눈을 잠시 감았다 떴을 뿐이다. 2023년 새해가 밝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2월이다. 올 한해도 이제 마지막 30일이 남았을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어른들의 얘기가 가슴에 와닿는다. 2023년이 끝났다는 걸 가장 실감할 때는 바로, 각 투어의 마무리 기사를 쓸 때다.

 

투어는 대부분 10월 말부터 11월 초면 그 해의 대상이 윤곽이 나온다. 대상이나 신인상, 상금왕은 공식적으로 주는 것이고, 골프가이드에서는 작년부터 ‘비공식’적으로 올해의 베스트, 워스트 플레이어를 선정한다. 올해는 PGA 투어와 LPGA 투어 두 개 투어에서 각각 6명의 베스트, 워스트 플레이어를 선정하려고 한다. 아 물론, 저번에도 말했지만, 베스트 플레이어라고 해서 투어 내 최고의 선수는 아니며 워스트 플레이어라고 해서 최악의 선수도 아니다. 다만, 기대치 대비 그렇다는 것이니 혹시라도 마음 상하지 말자.

 

EDITOR 방제일

 

PGA TOUR BEST PLAYER SCOTTIE SCHEFFLER
더는 의심할 여지도, 부정할 생각도 없다. 그는 매년 실력으로서 자신이 최고의 선수라는 걸 성적으로 증명한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외모와 특별한 것 없는 스윙을 바탕으로 참 성적을 잘 낸다. 그래서 그런지 셰플러를 보면 예전 한 자동차 광고의 카피가 떠오른다.

‘소리 없이 강하다’ 그렇다. 올해도 셰플러는 소리 없이 강했다. 반면,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았다. PGA 투어가 공식적으로 상금을 집계하는 기준인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까지 셰플러는 총 2101만 4342달러(약 278억4400만 원)를 벌었다.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상금 2000만 달러를 넘긴 것이다. 셰플러는 지난 시즌 1404만6910달러(186억1200만 원)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세웠는데, 불과 1년 만에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내년에도 또 갈아치울 수 있을까? 살짝 궁금해진다.

 

PGA TOUR BEST PLAYER JOHN RAHM
4월까지 욘 람은 그야말로 ‘무적’ 모드였다.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마스터가 열리는 4월까지 람은 4승에 먼저 선착하며,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달성할 기세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좀 심하게 말해 과거의 욘 람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람은 투어에 데뷔한 이후 항상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다.

 

때가 되면 우승을 한 번씩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도 하고, 가끔은 메이저 대회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보여 드디어 람이 ‘람보’가 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 올해도 역시 람은 2023시즌을 ‘람의 해’로 만들지 못했다. 그런데도 베스트 플레이어로 꼽는 이유는 그만큼 초반 임팩트가 엄청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의외로 에디터가 간과한 사실은 람이 1994년생이라는 것이다. 올해 겨우 서른도 안 된 람이 앞으로 투어에서 보여줄 활약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물론 이제는 리브 골프로 떠났기에 이 모든 가정이 의미는 없다.

 

PGA TOUR BEST PLAYER VIKTOR HOVLAND
빅토르 호블란이 노르웨이 골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7년간 태권도를 배워 검은 띠까지 딴 ‘태권 소년’이라 불리는 호블란은 엔지니어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 여행을 하다 골프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후 호블란은 2016년 오클라호마주립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스카우트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을 걷는다.

 

그는 2018년 노르웨이 선수 최초로 US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프로의 세계는 그에게 냉정했다. 간혹 우승권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다. 따라서 아직 매킬로이나 셰플러 등 소위 네임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런 그가 올해는 그야말로 ‘대박’을 냈다. 일단 소위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이 우승 하나만으로도 그는 올해의 ‘베스트’ 플레이어로 꼽히는 손색이 없다.'

 

PGA TOUR WORST PLAYER RORY MCILROY
지난해 단 한 명만을 뽑은 PGA 투어 베스트 플레이어는 로리 매킬로이였다. 올해는 워스트 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만큼 아쉬운 성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킬로이는 올해, 늘 그렇듯 많은 대회에 불참했다. 여러 배신 아닌 배신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법하지만, 그는 이제 예전 ‘황태자’ 시절의 매킬로이가 아니다.

더 좋은 성적으로 내야 하고,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왕관의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매킬로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하지만 올해도 그는 그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늘 그렇듯 마지막에 반짝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랜드슬램 달성도, 다승왕도, 상금왕도 거기에 플레이오프 우승컵까지 없는 매킬로이가 워스트가 아니면 누가 워스트겠는가. 그만큼 왕관의 무게는 무겁다.

 

PGA TOUR WORST PLAYER TIGER WOODS
대회 한 번 출전 안 한 타이거 우즈가 왜 이 명단에 있는가? 의문이 들 수 있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명단에 있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의 나이가 많고 부상과 여러 사고가 있었다는 건

 

분명 인정한다. 하지만 ‘프로’이자 ‘황제’라면 한 번쯤 필드에서 자신이 건장함을 드러냈어야 한다. 아쉽게도 올해 타이거에게 그런 모습은 없었다. 물론 스크린골프를 통해 골프 팬과 더 자주 만나려 노력하는 모습은 인정한다. 하지만 팬들이 그에게 바라는 건 그것이 아님을 타이거 우즈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PGA TOUR WORST PLAYER TOM KIM
기대가 너무 컸다. 물론 김주형이 기대를 완전히 충족 못 시켜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주형은 분명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우승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에게 거는 기대치가 정말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말 많은 골프 관계자들이 김주형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 PGA 투어에는 김주형만큼의 대형 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앞선 셰플러나, 빅토르 호블란, 욘 람도 이제 어엿한 중견급 선수들이다. 따라서 김주형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줘야만 한다. 조금 과장해 보자면 ‘톰 킴’은 이제 PGA의 미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