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손성창 기자 | 지난해 7월 SK이노베이션은 한국도로공사와 ‘휴(休)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했다. 199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폐 페트병 전용 수거함을 설치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투명페트 라벨떼기 인증샷’ 캠페인이었다. 휴게소 이용객들은 폐 페트병의 라벨을 뜯거나 폐 페트병을 압축해 분리 배출하는 장면을 촬영해 개인 SNS에 게시한다. 이후 한국도로공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것이었다.
당시 캠페인에 참여하면 수거된 페트병을 개선해 재활용(업사이클)한 제품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캠페인은 참여 방법이 간단해 많은 이용객들이 참여할 것이라 기대했다.
즉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들이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며 책임을 개인에 돌리는 듯한 '친환경' 이벤트를 열었다는 그린워싱(greenwashing, green+white washing의 줄임말) 논란이 일었다.
개인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과정도 문제지만, 기업이 생산량을 줄이는 게 더 빠른 해결책임에도 친환경이란 논점을 흐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의 미래지향적 화두가 됐다. 기업들이 일부 정보만 부각시켜 ESG를 이익 추구 수단 중 하나로 악용할 소지가 커지면서 그린워싱의 위험도 늘어났다고 한다.
그린워싱은 실은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겉은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마타내는 '위장환경주의'를 말한다.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드러내,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위장포장하는 것이다. 친환경의 일부 행위만을 과장하거나 반환경 행위를 축소해 이미지를 ‘녹색’으로 세탁하는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녹색경영을 홍보하지만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 거리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지업체가 벌목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환경파괴는 숨기고, 재생지 활용 등만을 내세우며 친환경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경우 등이 그 예이다.
경제주체인 기업은 개인보다 훨씬 더 그린워싱을 하기쉽고, 탄소제로 같은 친환경에도 영향력이 크며, 개인은 탄소배출권을 살리가 없다.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담당자는 이 같은 캠페인에 대해 “탄소중립이나 플라스틱 문제를 개인 수준의 문제로 축소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캠페인은 기업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명확한 탄소배출 감축 목표와 탈플라스틱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