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왠지 낯익다면 당신은 골프 패션에 관심이 많은 타입일지도 모르겠다.
김진석 프로는 본업인 레스너 외에도 다양한 골프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도 활동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도 도전 중이다. 직접 촬영과 편집까지 하다 보니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부족하다.
그래도 웃는다. 그래도 도전한다. 그게 김진석 프로다.
EDITOR 박준영 PHOTO S&A엔터테인먼트
Q 나는 ○○○한 프로다. 빈칸을 채운다면?
Q 유튜브, 막상 해보니 어려운 점은 없는지.
Q 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Q 2023년 꼭 하고 싶은 위시리스트가 있다면?
Q MBTI는? Q MBTI가 골프에 미치는 영향, 있다고 보는지? |
‘미디어프로’는 기존에 티칭프로.투어프로로만 나뉘던 골프 전문가 그룹에 새로 생긴 직업군이다. 미디어프로는 요컨대 골프를 전문적으로 익힌 엔터테이너들이다. 투어를 병행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레슨부터 기업 행사나 방송 활동,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 광고 모델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디어프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수요와도 맞아떨어진다. 물론 미디어프로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전향해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미디어프로들을 골프가이드가 만나본다. |
‘주어진 일은 뭐든 일단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김진석 프로가 스스로 밝힌 자신의 강점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게, 좌우명도 아니고 자신의 ‘장점’이라니 이만큼 무서운 재능도 없다.
많은 프로가 그렇듯, 김진석 프로도 어린 시절 부모님을 통해 골프를 알게 돼 입문했다. 새벽 4시 30분 기상해 계단 훈련으로 49층을 오르고, 5시 반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먼저 어프로치다. 5m부터 110m까지 5m 단위로 연습하는데, 훈련은 목표물에 적중시킬 때까지다. 이후 샷 연습에 들어간다. 클럽마다 1시간씩 훈련했다. 물론 퍼트도 거를 순 없다. 퍼트 스트로크연습 500개를 마치면, 실전훈련 3시간이 기다린다. 선수 시절 그의 루틴이다.
누구보다 성실히 연습했고,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이르게 됐다.
입스가 부른 부상, 중·꺾·마
“사실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에는 입스 때문에 정말 고생을 많이 했었죠. 2~3년 동안 최악의 나날을 보냈어요.”
골프를 쳐본 사람이라면 입에 올리는 것조차 피한다는 ‘입스’의 가장 나쁜 점은 무리하게 된다는 점이다. 프로 레벨이라면 그 정도는 더하다.
너무 연습을 많이 해서 손목뼈에 괴사가 생길 지경이었다. 수술하고 나니 2년은 골프채를 잡지도 못하게 됐다. 최선을 다하던 사람이 거기에 ‘배신’을 당하면 단번에 의지가 꺾이는 사례는 흔하다. 물론 보란 듯 극복해냈다.
“제가 그 시절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이래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동기부여’는 그 사람의 잠재력이자 가능성을 만든다. 같은 양의 연습과 훈련을 소화한다고 해도 동기부여가 명확히 된 사람과 아닌 사람은 효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최근 밈인 ‘중.꺾.마’의 관점에서 김진석 프로는 ‘꺾이지 않는’ 재능을 가졌다. 그 원동력 역시 동기부여였으리라.
투어 생활할 때만큼 행복했던 적도 없어요
‘골프가 야속하거나 싫어질 때는?’이라는 질문에 “사실 매 순간 그렇죠”라며 웃으면서도 투어를 뛸 때만큼 행복한 적도 없다고 말하는 그에게 ‘투어 프로’는 아직도 접지 않은 목표이자 꿈이다.
가뜩이나 매 순간의 샷이 달라 몸 고생, 마음고생을 시키는 게 ‘골프’다. 어제 ‘감 잡았다’ 했는데 오늘 어떻게 치는지를 까맣게 잊은 것만 같은 독한 종목이다. 투어 생활을 사실상 접은 미디어프로들에게선 의외로 듣기 힘든 대답이다. ‘떠올리기도 싫다’는 답이 월등히 많다.
“전 언제든 시합을 나갈 준비가 되어있고, 다시 투어를 뛴다면 전보다 더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을 겁니다.”
‘후회나 미련 때문일까’라는 생각이 들어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서 바꿀 수 있다면,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문이었고, 현답이 돌아왔다.
“생각나는 지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웃음),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어떤 일이든 실패도 겪어야 더 큰 성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지금도 만족합니다. 제게 더 중요한 건 ‘계속 성장하고 있는가’예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성장시킨다
“끝도 없이 성장하고, 배움에 끝이 없으며, 자신과 싸움인 점이 특히 좋습니다.”
김진석 프로가 말하는 골프의 묘미다. 어쩌면 자신의 청소년기를 괴롭혔다고도 볼 수 있는 골프는 오히려 그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그를 찾아오는 회원들에게도 늘 골프 자체를 즐기라는 조언을 한다.
“골프는 인생과 같다고 하죠. 한때 잘 안 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절대 화내지 마세요(웃음)! 골프 결과에도 도움이 안 되지만, 인간관계에도 나빠요. 골프는 평생 운동을 하는 종목인 만큼 길게 봐야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
최근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도 도전 중이다. 유튜브 채널 ‘스윙성형외과 김닥터’를 시작했다. 채널명은 그의 회원들이 준 아이디어다.
스윙을 금세 예쁘게 만들어준다고 해서 ‘스윙성형외과’란다. 몇 가지 영상을 보니 결과물이 화려하지는 않아도 제법 안정감이 느껴져 제작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직접 촬영과 편집까지 한단다.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김진석 프로는 꽤나 바쁜 편이다. 레슨은 물론이고 데상트, 르꼬끄 골프, 레노마, 캘러웨이, 데상트, 파리게이츠 등 다양한 골프 어패럴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한 이력이 돋보인다. 모델 활동은 현재도 계속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SNS 등을 보자면 몸 관리에도 여념이 없다. 하루가 48시간이라도 짧지 않을까. 꽤나 버거울 텐데도 “힘들지는 않아요. 아직 그 정도로 유명한 프로가 아니라서”라며 웃는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삶이 그의 목표이자 꿈이기 때문이다.
“골프인으로서 많은 분께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더 노력해야죠.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언제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자체가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