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를 생각하면 언제나 음악이 떠오른다. 왠지 그곳에서는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 때까지 모차르트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마음이 녹아버릴 것만 같다. 세계적인 음악의 도시인 ‘빈’과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가 존재하는 나라, 오스트리아.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있는 그곳으로 떠나보자.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의 나라, 오스트리아 클래식 음악 작곡가가 대부분 유럽 출신이고 유명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극장 역시 유럽에 근거지를 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이 유럽에서 많이 열리는 이유 역시 바로 여기 있다. 음악의 도시 빈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잘츠부르크가 유럽 음악 축제의 명성을 잇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먼저 빈은 ‘음악의 도시’ 답게 1년 내내 음악축제가 열린다. 1992년에 시작된 ‘빈 봄 축제’와 ‘부활절 축제’는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며, 봄을 맞이하는 오스트리아의 양대 축제로 자리 잡았고, 바로크 음악부터 20세기 음악까지 다양한 곡이 연주된다.
해마다 5월과 6월이 되면 빈은 축제에 이끌려 찾아온 전 세계 여행객들로 또 한 번 붐빈다. 뮤지컬과 연극 공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빈 축제(Wiener Festwochen)를 보기 위함이다. 연극과 예술 행사지만 대부분 음악에 비중을 두고 있다.
7월 초에는 ‘빈 재즈 페스티벌’이 여행객의 구미를 당기는데, 재즈 축제 중 가장 주도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귀로 전해져 오는 최상급 연주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살린 빈 왕립 극장의 독특한 무대는 페스티벌의 인기 요소이다. 재즈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재즈와 R&B, 시내 곳곳의 클럽에서도 공연들이 이루어진다. 7월부터 10월, 여름과 가을에 걸쳐 비엔나의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빈 뮤직 필름 페스티벌’이 대표적. 비엔나 시청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매일 밤 유명한 콘서트와 오페라, 발레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다.
7월부터 8월에는 잘츠부르크의 모든 음악회장이 된다. 또한 잘츠부르크로 전 세계 각지의 음악 애호가들이 몰리는 달이기도 하다. 바로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축제 기간 동안에는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솔리스트들이 대거 모여드는데, 대개 5편 정도의 오페라 공연과 60여 종의 음악 연주회, 연극, 발레 공연 등이 어우러진다. 가장 으뜸은 역시 모차르트의 오페라. 페스티벌 초보자라면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공연, 가볍게 볼 수 있는 낮 공연인 모차르트의 마티네(Matinee)를 각각 하나씩 예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커피 향 가득한 음악의 도시, 빈(Vienna)
클래식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 ‘악성’ 베토벤, ‘가곡의 왕’ 슈베르트, ‘왈츠의 아버지’ 슈트라우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름만 들어도 위대한 이 음악가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이들의 주 무대가 빈이라는 사실. 이런 역사 덕분에 빈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음악의 도시’,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는 ‘국제 도시’라는 수식어가 언제나 동행한다. 모차르트 250주년, 전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한 전시회도 열렸다. 바로 <모차르트 2006 전시회>이다. 모차르트의 기념 전시회를 보지 못하여 아쉽다면 3월부터 5월까지 열리는‘빈 봄 축제’를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봄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모차르트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869년 5월 15일, 모차르트의<돈 조바니>로 막을 연 국립 오페라 극장은 유럽 3대 오페라 극장의 하나로 예술 음악제와 오페라 극장 대무도회 등 큰 행사가 수시로 개최된다. 매일 다른 공연이 상연되어 세계의 음악 마니아층을 사로잡는데, 공연 대부분이 만원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바그너와 모차르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오페라 연주 또한 세계 제일이라는 평판을 듣는다. 개관한 이래 5월과 6월에는 예술음악제, 대무도회가 개최되는 등 연주회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매년 9월 시즌이 시작되어 연간 300회 이상 오페라 공연과 뮤지컬도 한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실내 입장이 허용되는데, 오페라 하우스 좌측 모퉁이의 입구에서 표를 사면 언어별(영어, 불어) 가이드가 나와 약 30분 정도 내부를 관람시켜준다.
Tip 빈을 찾는 여행객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빈의 정통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 한잔으로 여유로운 오후 시간대를 달래는 일종의 티타임이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에 있을 정도로 그들에게 커피는 일상이다. 단, 국내에는 비엔나커피라는 이름의 커피가 있지만 빈에는 비엔나커피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중북부. 독일과 경계를 이루는 지점에 잘츠부르크가 자리 잡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모차르트 등으로 인해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유명하다. 빈과 함께 음악이라는 콘텐츠로 세계적인 음악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잘츠부르크의 젖줄 잘자흐 강은 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데, 여행객들은 구시가지를 더욱 많이 찾는다. 구시가지의 중심지이자 대표적인 쇼핑가인 게트라이데 거리에 모차르트의 생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이 집에서 1756년 1월 27일에 태어나 17살이 되던 해까지 살았다. 현재 이곳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는데, 1층부터 4층까지는 모차르트가 사용하던 악보와 악기 외에도 그의 가족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모차르트 광장이 있는데, 모차르트의 근엄한 모습이 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구시가지를 여행하다 보면 낯익은 장소들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다. 1965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대부분 잘츠부르크와 인근의 잘츠카머구트에서 촬영했다. 아직도 모든 이에게 추억으로 불리고 있는 ‘도레미송’과 ‘에델바이스’는 특히 유명하다. 잘츠부르크는 매년 7월과 8월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여름음악제’로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는 도시이기도 하다.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극작가 호프만슈탈이 가장 먼저 시작한 ‘잘츠부르크 여름음악제’는 독일의 ‘바이로이트 음악제’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손꼽힌다. 1921년에는 토스카니니가 공연을 했었고, 그 후 1938년까지는 발터를 중심으로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잠시 중단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1945년부터 다시 재개되어 오늘에 이르는, 역사와 함께 숨쉬는 음악제다.
Tip 호엔 잘츠부르크 성은 모차르트 생가와 함께 잘츠부르크의 상징물로 손꼽힌다. 이 요새는 철옹성을 연상케 할 정도로 견고하며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특히 잘자흐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조명으로 빛나는 강은 가장 아름다운 잘츠부르크의 모습이다.
(사진=모두투어 www.modetour.com )
이윤희 기자 / golf003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