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지어진 내면의 집: 작가 양신현의 미학과 존재적 풍경’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푸르른 생명이 절정을 향해 뻗어가는 5월, 서울 노원구 더숲아트갤러리에서는 한 편의 조용한 사유와 성찰의 전시가 관람자를 맞이한다. 제2회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동문전에 참여한 작가 양신현은 ‘짓는다’는 행위를 중심으로, 삶과 예술, 내면과 존재의 경계를 묻는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의 예술적 출발은 회화나 조형 이전에 '살아내는 시간'에서 비롯된다. 양신현 작가는 21년 전 양평으로 이주한 이후 오랜 세월 거처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시련과 결핍의 시간을 지나야 했다. 그러던 중 그는 스스로 설계하고 건축한 3층 규모, 48평의 집을 7년에 걸쳐 완성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자신의 감정과 기억, 철학이 응축된 예술의 현장이 되었다. 그가 말하듯, “무에서 유로, 유에서 다시 무로 돌아가는 흐름은 멀게만 느껴졌지만, 결국은 행복으로 남았다.” 이 집은 존재의 실존을 증명하는 공간이자, 자신과의 고요한 대화를 축적해 온 정신적 풍경이다. 양신현의 예술은 그곳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개인의 회고가 아닌, 관람자의 내면을 되비추는 거울로 작동한다. 그의 작업은 정교한 감정의 언어로 구성된다. 무심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