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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가무형유산 57호…“이춘희 명창, 삶을 이야기하다”

국가무형유산 제57호인 경기민요 예능 보유자 이춘희 명창
‘젊음이 좋다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경기민요는 유리그릇처럼 투명한 것이 매력이다”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이춘희 명창이 국내 국악공연단 최초로 베트남 하이퐁의 백예대학교(Cao đẳng Bách Nghệ Hải Phòng)와 하이퐁대학교(Haiphong University) 공식초청을 받아 오는 9월 8일부터 12일까지 하이퐁 TV에서 공연·다큐 토크를 녹화 방영할 예정이라고 부지화 예술단(단장 강현준)이 전해왔다.

 

그녀에게 경기민요는 삶의 일부였고, 국악의 한 장르로 수식어처럼 따라붙어 있는 국가무형유산(옛,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인 경기민요 예능 보유자 이춘희 명창이다.

 

이에 이춘희 명창이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남구 소재 사)한국전통민요협회 찾아 인터뷰 진행했다.

 

이 명창은 하이퐁의 공립대학과 사립대학 등 베트남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민요의 맑고 투명한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싶다.’ 아울러 한국의 전통민요 소리뿐 아니라 아름다운 전통 복식문화와 우리만의 전통예술을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경기민요는 유리그릇처럼 투명한 것이 매력이다. 물로 비유하면 아주 맑은 물이고, 섬세하기가 아름다운 새와 같다”는 이춘희 명창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 이춘희 명창에게도 어려운 시기가 많았다고 한다.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돈이 없어 막막하기만 해 후회하고 갈등도 많이 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에 좌절감을 많이 느끼기도 했다. ‘젊음이 좋다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국가무형유산의 지정은 하나의 자격증을 받은 기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되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리랑을 들으면서 모두가 나를 지목하고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을 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경기민요와 판소리의 매력에 대해선 판소리는 폭포수처럼 시원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것이 매력이라면 경기민요는 잔잔하고 맑고 투명한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후자의 매력을 느껴 경기민요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경기민요와 판소리의 상황은, 어린 시절에는 경기민요가 인기면 모든 면에서 판소리보다 좋았던 시절도 있었다. 오히려 민요가 대세였기 때문에 판소리 하는 사람들의 생계가 막막했던 시절도 있었다.

 

반면 경기민요를 하는 사람들은 생활이 넉넉하니 연구를 회피해 판소리에 추월을 당했다. 하지만 현재 경기민요의 위치는 젊은 친구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니 너무 좋고 바람직하고 위상도 높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민요의 발전을 위해선 방송이나 매체에 더욱더 많이 소개되어야 한다고 한다.

 

또,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다양한 표현을 해야 한다. 본래의 소리가 훼손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보존은 내가 하면 된다. 보존하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많아야 발전된다.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정부에서 인정해주는 단체를 만들고 싶다. 극단을 만들어 단원들에게 생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저 임금의 월급을 지급할 수 있는 단체를 설립하는 것이 꿈이다.

 

이는 우리의 전통의 소리를 연구하고 문화를 이어가는 길이다. 우리의 문화를 계승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9월에 베트남 초청 공연에 대해 묻자. 이 명창은 ‘해외 공연은 언제나 긴장과 떨림’이라고 하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린다는 사명감과 홍보대사가 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베트남 공연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한복의 아름다움도 전파할 예정이다. 전통 소리하면 언제나 그랬듯이 단아한 한복을 착복하고 관객들에서 소리의 정감을 주었다면, 베트남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궁중 한복으로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한국만의 소리와 복식 문화를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이춘희 명창에게 한복디자인들과 함께 협업을 통해 진행한다면 어떨까요. 라는 질문에 많은 분들과 우리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함께한다면 너무 좋은 일 아닌가요. 했다.

 

다시 태어나도 경기민요를 하고 싶다는 이춘희 명창의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 아픔을 토해내는 느낌도 들었다. 그녀의 열정도 곧은 자세에서 소리를 해야 한다. 등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의 전통의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과 한이 남아있음을 느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