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이드 김백상 기자] 오는 7월 19일부터 나흘간 영국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디오픈 챔피언십이 열린다.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도 유독 디오픈 챔피언십에서는 지금껏 노장 선수의 활약을 많이 볼 수 있었다.
10년전인 2009년 톰베리에서 열린 대회에서 당시 59세의 톰 왓슨(미국)은 연장전에서 스튜어트 싱크(미국)에 패하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40대 챔피언이 탄생했다. 45세의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44세의 어니 엘스(남아공)와 필 미켈슨(미국)이 차례로 정상에 올랐다.
2015년 우승자 잭 존슨(미국)도 당시 불혹을 눈앞에 둔 만 39세였다.
2016년에는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에서 펼쳐진 40세의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46세의 필 미켈슨을 상대로 최종 라운드 명승부를 펼친 끝에 3년 전 패배를 설욕하며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당시 대회는 39년 전인 1977년 턴베리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잭 니클러스와 톰 왓슨이 대혈투 ‘듀얼 인 더 선’(duel in the sun)을 연상시킬 만큼 뜨거웠다.
우승자 스텐손(20언더파)과 준우승자 미켈슨(17언더파)은 3위를 차지한 J.B 홈즈와는 무려 14타와 11타 차이를 각각 보이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작년에도 39살의 맷 쿠차(미국)가 조던 스피스(미국)와 우승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디오픈 우승자의 평균 나이는 31세로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젊다.
그럼에도 디오픈에서 유난히 노장들의 선전이 잦은 이유는 뭔지 PGA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국 골프 칼럼니스트 T. J. 싱클레어가 정리한 다섯 가지 이유를 알아봤다.
1.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코스 메니지먼트를 잘 알고 있다.
이게 가장 큰 이유다. 디오픈이 열리는 링크스 코스는 곳곳에 함정이 많다. 결코 '영웅적인 샷'을 요구하지 않는다. 조심스러운 코스 공략이 더욱 중요하다. 노장 선수들은 깊고 질긴 러프, 한번 빠지면 나오기 쉽지 않은 항아리 벙커, 볼을 집어삼키는 덤불 숲 등을 피해 다닌다. 그저 다음 샷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볼을 보내는 기본에 충실한 코스 매니지먼트다.
2. 그린이 느리다.
디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대회장의 그린은 다른 메이저 대회의 그린보다 스피드가 느린게 사실이다.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살인적인 그린 스피드로 악명 높다. US오픈은 늘 딱딱하고 빠른 그린으로 선수들을 괴롭힌다. PGA챔피언십 개최 코스도 그린이 빠르다. 그래서 베테랑 골퍼들은 좀 더 공격적으로 퍼팅을 할 수 있다.
3. 꼭 장타자일 필요는 없다.
프로 골프 대회에서 장타자는 유리하다. 디오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장타자가 아니라도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디오픈이다. 디오픈 개최 코스는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 코스가 긴 편이 아니다. 또 바람이 강해 장타자의 전유물인 탄도 높은 샷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디오픈에서 필요한 건 장타가 아니라 창의적인 샷이다.
4. 디오픈이 열리는 대회장의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다.
디오픈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변덕스러운 날씨다. 하루에 사계절을 다 경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비바람은 예사고 추위와 더위를 다 견뎌야 한다. '비와 바람이 없으면 골프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노장 선수들은 이런 변덕 날씨에 불평하지 않는다. 다 같은 조건이라는 걸 안다.
5. 코스를 잘 알고 있다.
디오픈은 해마다 개최 코스가 바뀐다. 하지만 10개 코스를 돌아가며 열린다는 점이 US오픈이나 PGA챔피언십과 다르다. 게다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는 반드시 5년마다 디오픈이 치러진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은 같은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를 해봤다. 링크스 코스의 미묘함과 변덕스러움을 감안해 보면 이는 분명 큰 장점으로 작용된다. 이들은 볼이 가야 할 곳과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곳을 잘 안다. 2009년 대회 때 왓슨의 눈부신 활약이 좋은 사례다.
(사진 = 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