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클럽 나인브릿지’는 한라산 서사면 해발 500m 안팎 높이에 자리잡은 명문 회원제 골프장으로 18홀 파72, 전장 7,184야드다.
이와 별도로 골프장 들어가는 초입엔 별도의 6홀 짜리 퍼블릭 코스가 있다. 행정구역상으론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로 34-156이다.
2001년 8월 1일 개장했다. 전반 9홀(CREEK COURSE)과 후반 9홀(HIGHLAND COURSE)로 돼 있다. 크릭 코스는 건천과 수목, 돌담으로 어우러진 도전적인 코스다. 반면 하일랜드 코스는 초지와 호수, 벙커가 조화된 스코틀랜드 풍의 고원형 코스다. 18홀 전반적으로 수목과 돌담, 건천 등 자연 환경을 그대로 살려 시공한 자연친화적 골프코스다.
높은 곳에서 보면 중앙의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ㄷ’자를 엎어 놓은 모양으로 왼쪽엔 크릭 코스, 오른쪽엔 하일랜드 코스가 자리잡고 있다. 또 1번과 3번홀 사이엔 시원하게 탁 트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한 연습장(PRACTICE RANGE)이 있다.
홀마다 5개 이상의 티잉 그라운드가 있어 플레이어가 자신의 실력에 맞춰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잔디는 최고급 벤트그라스를 심었다. 18홀 전체에 110개 되는 벙커가 있다. 특히 이 골프장의 벙커는 상당수가 스코틀랜드 풍 리베티드 벙커(REVETTED BUNKER. 단지형 벙커)로 아주 아름답다. 골프카가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 경기 진행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와 가까운 18홀과 4번홀 페어웨이 주변엔 1층 짜리 빌라 20여 채가 있다.
코스 설계자 데이비드 M. 데일은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 50인 중 한 사람,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와 대부도 아일랜드CC 등 설계
클럽 나인브릿지를 설계한 사람은 미국 골프 플랜((GOLF PLAN)사의 수석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M. 데일이다.
그는 미국 몬타나 출신으로 1988년 워싱턴 주립 대학에서 조경 학위를 취득한 뒤 1972년 설립된 Ronald Fream Design Group에서 설계자로 골프 설계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6년,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케빈 렘지와 함께 디자인 회사를 인수하며 회사명을 ‘골프플랜 ? 데일과 램지의 골프 코스 건축’으로 변경하였다. 이후 데일과 케빈의 회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 코스 건축 회사로 자리매김한다.
데이비드는 지금까지 40개 나라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60개 이상의 나라에서도 설계 작업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몇몇의 골프 코스를 설계하고 이 중 2개의 코스(클럽 나인브릿지, 해슬리 나인브릿지)는 골프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골프코스 100위 안에 들기도 했다. 또, 데이비드는 골프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 50인중 아직까지 살아있는 6명에 포함된다.
데이비드 데일은 올 ‘더 CJ컵’ 대회 기간 중인 10월 19일 미디어 센터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고 “1996년도에 처음 코스 부지를 방문했을 때 꿩 소리도 들리고 사슴도 돌아다니고 구름도 보이고 안개도 자욱하고 아름다웠다. 보자마자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가 연상이 되어 CJ 그룹을 초청하여 함께 글렌 이글을 방문했다. 그곳이 풍경이나 동식물 부분에서 이 코스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 CJ컵’ 대회를 앞두고 “지난 해 첫 대회를 준비할 때는 여덟 개의 새로운 티를 추가했다. 18, 10, 9, 11과 17번이 좀 중요한 홀이었고 얼라인먼트를 정열하고 거리를 좀 더 냈다. 그린 표면의 경우 골프장을 오래 운영하다보면 잔디가 그린을 잠식을 해서 그린이 작아진다. 그렇게 되면 핀을 다양한 곳에 위치하기 어려워져서 그린 표면을 더 넓히는 작업을 했다. 처음 개장 때 리베티드 벙커가 62개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리베티드 벙커가 계속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고, 벙커를 조금 없애고 멀리로 위치를 변경했다. 대회를 앞두고 페어웨이 벙커도 위치를 그린 가까이로 조절했다. 40개 가량의 벙커를 재작업했고 특히 16번홀의 경우 티샷할 경우 벙커의 영향을 많이 받도록 위치를 수정했다. 페어웨이 너비도 40~25야드 정도 줄였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데일이 설계한 국내 주요 골프 코스는 클럽 나인브릿지(제주)와 해슬리 나인브릿지(여주)를 비롯해 제주도 한라산CC, 대부도 아일랜드 CC,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 등이 있다.
코스는 아주 아름답고 홀별 차별성이 뚜렷해. 시그니처 홀은 18번홀, 연못 안에 있는 그린이 압권. 경기할 땐 제주도의 강한 바람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
클럽 나인브릿지의 코스는 아주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홀별로 차별성이 뚜렷하다. 육지에 있는 골프장과는 전경이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름 형태의 봉우리와 한라산이 일부 홀에서 각각 모습을 달리해 보인다. 코스 주변의 나무도 수종이 육지와는 사뭇 다르다. 가을엔 억새가 페어웨이를 따라 길게 늘어선 홀도 있다. 전체 18개 홀 중 해당 홀에서 물과 접한 홀은 7개 홀이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잡은 골프장이라 그런지 물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18번홀 그린 주변에 있는 연못은 아주 크다. 18홀 그린은 연못 속에 자리잡은 완전한 아일랜드형 그린이다. 그린에 들어갈 때는 아름다운 나무다리를 건너가게 돼 있다. 11번 홀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길게 개천이 계단식으로 이어져 있다. 티잉 그라운드 바로 앞에서부터 그린 오른쪽까지다.
클럽 나인브릿지의 18개 홀 중 시그니처 홀은 바로 18번홀이다.
클럽하우스 바로 뒤편에 있는 연못 안 그린이 압권이다. 이 홀은 파5로 전장 568야드다. 내리막 홀로 좌 도그레그홀이다. 가장 뒤편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페어웨이 앞 부분만 조금 보인다. 나머지 부분은 도그레그인데다 내리막이어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 드라이버 샷 300야드 이상을 치는 선수들은 페어웨이 왼쪽 숲을 넘겨 단거리로 공략한다. 성공하면 쉽게 투 온을 할 수 있다. 실제 이번 ‘더 CJ컵’ 대회에서도 여러 선수들이 이 홀에서 투 온을 시켜 이글을 기록했다.
연못 속에 있는 그린은 빙 둘러가며 비치 벙커가 있고 특히 왼쪽으론 그린과 비치 벙커 사이에 러프 지대가 있고 그 안에 별도의 벙커가 2개 더 있다. 그린은 앞뒤 폭이 30m다.
전반 홀 중에선 7번과 9번홀이 눈에 띈다. 7번홀은 파3로 전장 176야드다. 페어에이 거이 대부분이 넓은 벙커다. 그린 주변에도 온통 벙커가 둘러싸고 있다. 그린 우측 옆 벙커 너머엔 연못이 있다. 공이 그린 왼쪽 벙커나 러프에 떨어져 다음 샷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면 공이 이 연못에 들어갈 수 있다.
9번홀은 이 골프장에서 가장 긴 홀이다. 전장이 589야드로 오르막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선 앞뒤로 길게 뻗어 있는 연못을 넘겨 쳐야 한다. 전장이 워낙 긴데다 그린도 좌우로 폭이 아주 좁게 2단으로 돼 있어 올리기도 쉽지 않고 올려도 홀 위치에 따라 투 퍼트로 마무리하기가 정말 어렵다.
11번홀은 파4로 428야드지만 오른쪽으로 굽은 우 도그레그홀이라 프로 선수들은 티샷을 잘만 하면 공을 그린 앞 50야드 안팎 거리까지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공을 정확하게 보내기 어렵다면 넓은 페어웨이 중앙을 보고 치는 것이 백번 낫다.
12번과 16번홀은 가장 뒤편에 있는 티잉 그라운드가 서로 높낮이만 다른 채 나란히 반대 방향으로 마주 서 있다. 16번 홀 티잉 그라운드가 12번 티잉 그라운드보다 훨씬 높다. ‘더 CJ컵’ 대회 때 두 팀이 이 두 홀에서 거의 동시에 티샷을 하게 돼 이 홀 저 홀 번갈아 가면서 티샷을 하는 모습을 봤다.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경기를 할 때는 홀마다 특성을 감안해 공략해야겠지만 거기에 수시로 변하는 특유의 바람을 이겨내야 한다.
바람이 없는 날과 강한 날은 스코어가 전혀 달라진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바람이 아주 강할 때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골프코스 설계자 데이비드 데일도 제주도 바람과 관련, “홀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선수들이 플레이를 구상하고 공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뒷바람, 맞바람, 특히나 교차바람이 많이 부는 홀들이 있도록 설계했고, 선수들이 바람 방향에 따라 바람을 태우거나, 맞바람을 상대하거나 여러 가지 플레이를 생각하며 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개장 이듬해인 2002년부터 4년 연속 LPGA 투어 ‘CJ 나인브릿지 클래식’ 대회 열리면서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해, 작년부터는 국내 유일의 PGA 투어 ‘더 CJ컵’ 열려
클럽 나인브릿지는 개장하자마자 큰 대회를 열어 단번에 관심을 모았다. 개장 이듬해인 2002년 LPGA 투어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을 개최했다. 골프장 오너인 CJ그룹이 메인 스폰서로 나선 대회였다. 국내 최초의 공식 LPGA 대회였다. 2002년 10월 25~27일 3일간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LPGA 공식 투어 중에서도 상금랭킹 순으로 3위에 해당하는 메이저급 대회로 클럽 나인브릿지는 물론 한국의 골프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대회였다. 대회 기간 중 총 1만5천 갤러리들이 세계 정상의 골퍼를 직접 만나기 위해 나인브릿지를 찾았다.
이 대회 우승자 박세리는 제주도의 바람과, 나인브릿지의 까다로운 그린 등을 극복하고 '나홀로 언더파'의 기염을 토하며 단 한 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 우승을 일궈냈다.
이 대회는 2003년과 2004년, 2005년까지 4년 연속 이 골프코스에서 열렸다. 신기하게도 모두 한국 선수들이 우승했다. 2회 안시현, 3회 박지은, 4회 이지영이 각각 우승했다.
클럽 나인브릿지는 2002년 세계 100대 클럽 챔피언전(WCC)도 열었다. 2003년 3회 대회를 열었고 2015년에는 11회 대회를 열었다.
앞서 개장 직후인 2001년 11월 5일에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강수연 등 당시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던 선수 4명을 초청해 스킨스 게임을 열기도 했다. 이 이벤트 대회에선 전체 상금 8천만원 중 4천300만원을 획들한 박지은이 우승했다.
클럽 나인브릿지는 개장 이후 국내외 여러 골프 관련 매체들로부터 국내 10대 코스 혹은 세계 100대 코스로 여러 번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미국 골프잡지 골프다이제스트는 클럽 나인브릿지를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골프코스’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18~21일 이 골프장에서 열린 ‘더 CJ컵’에 참가했던 많은 선수들이 하나같이 “클럽 나인브릿지 코스가 정말 아름답고 멋지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