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4~13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그림같은 9개 코스를 돌았다. 아부다비의 10월 초 날씨가 아침 온도 26도 한낮에는 37도에 달하지만 세계적인 코스로 명성을 갖고 있는 꿈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다는 그 기쁨은 어떤 것도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nited Arab Emirates-UAE)은 7개 토후국(Emirates)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생산되는 석유로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한여름에는 5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겨울에는 20도 내외이며 연평균 강수량은 100mm 이내다.
골프장은 두바이에 11개 코스, 아부다비에 5개 코스 등 모두 22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두 곳의 거리는 공항 기준 130km이며 수도는 아부다비다.
아부다비 골프클럽(Abu Dhabi GC •파72•7600야드•레귤러티 6796야드)은 두바이 주변의 Al Hamra 골프클럽과 함께 스위스 태생의 피터 하라딘(Peter Harradine)이 설계했다.
2000년에 공식 개장하였으며 2006년부터 14년간 유러피언 투어를 개최한 명문 코스다. EPGA ABU DHABI HSBC CHAMPIONSHIP 내년이면 15회째를 맞는다. 대회 홀인원 보드에는 2015년 안병훈이 15번 홀에서 홀인원한 기록이 있었다.
공항에서 15분 거리, 도심에서는 20분이면 도달하는 근접성이 매우 뛰어난 골프장이다. 국내외 골프 토너먼트를 위해 만들어진 챔피언십 골프장이며 아부다비에서는 유일한 27홀 코스이기도 하다.
골프장은 전 세계 530여 개의 골프장을 관리하고 있는 트룬 골프(Troon golf)에서 맡고 있으며 사디야트(Saadiyat) 골프장과 야스 링크스(Yas Links)도 모두 트룬에서 관리한다. 즉 아부다비의 공식 18홀 코스는 3개인데 모두 트룬 골프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3개 골프장의 라운드 비용은 200달러 내외로 같다.
클럽하우스에 있는 레스토랑 이름은 Cafe 28 이다. 27홀 코스에 추가로 28홀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재밌는 네이밍이다. 점심을 이곳 골프장 영업총괄인 클린턴과 함께하면서 나는 한국음식인 김치찌개가 있어서 시켰다. 기대가 컸다. 김치찌개 맛은 괜찮았디. 한국 김치찌개처럼 국물이 진하지는 않았으며 분위기도 좀 달랐지만 내 입맛에는 좋았다. 찌개가 나오고 10분이 지나도 밥이 안 나온다. 보통 밑반찬이 안 나오는 것은 이해된다. 이것은 서양이나 중국의 방식이다. 우리처럼 인심 좋게 메인보다 부수적인 반찬을 더 많이 주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김치끼개만 나왔다는 것이다. 밥 없이. 나는 한국의 김치찌개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다른 것은 몰라도 밥은 꼭 나와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함께 식사한 클린턴도 웃음을 내비치며 놀라운 기색이다. 추가로 나온 밥도 한국처럼 맛있었다
골프장은 파크랜드 타입에 사막의 분위기가 나타나며 7개의 호수가 코스에 펼쳐지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 10대 클럽하우스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클럽하우스는 거대한 매(Falcon)의 모습이 압권이다. 이 또한 이색적인 볼거리로 통한다.
골프장 바로 옆에 있는 웨스틴 아부다비 호텔은 172개의 객실을 갖춘 5성급이다.
모든 객실에서 골프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골프 데스티네이션에 걸맞게 식당은 아시안, 인디언, 유럽, 아랍의 음식들을 모두 갖춘 뷔페를 선보여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3번 홀-4번 홀-5번 홀-7번 홀로 이어지는 큰 호수를 끼고 있으며 그린과 페어웨이를 받치고 있느 돌 벽이 길게 이어지면서 멋진 뷰를 제공하다.
넓은 페어웨이, 큰 벙커, 그린 주변의 1미터 내외의 높은 벙커, 페어웨이를 따라 좌우로 종종 나타나는 사구 등이 골프장을 아름답고 도전적으로 만든다.
필자가 라운드한 날은 37도로 비교적 더웠지만 시원한 바럼과 18홀 전체에 매 홀마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아 언제든지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배려가 돋보인다. 그린 스피드는 9.5피트로 빨랐으며 페어웨이와 그린의 관리가 매우 잘된 챔피언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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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홀(파3•200야드•레귤러티 187야드) 오른쪽으로 연못이 그린 뒤까지 길게 이어지며 중간에 두번이나 페어웨이 쪽으로 들어오면서 샷에 부담이 간다. 특히 그린 앞에 크게 물실이 들어와 캐리로160야드 되어야 하며 5미터 내외의 높은 돌담이 페아웨이와 그린을 이고 있는듯한 멋진 뷰가 일품이다.
9번 홀(파4•456야드•레귤러티 422야드) 티잉구력에서 바라본 정면의 클럽하우스의 팔콘이 날개짓을 하는 형상은 강렬하고도 인상깊다. 큰 부리로 당장 쪼을듯한 기세다. 세계10대 클럽하우스다.
12번 홀(파3•186야드•레귤러티 169야드)은 정면에 큰 연못이 있으며 바로 그린이 접해있다. 그린 오른쪽과 뒤로 펼쳐진 벙커들과 그 뒤로 돌담벽이 그린 앞의 작은 돌담과 멋진 대비속 아름다룸이 돋보인다. 뷰로만 보면 당연히 시그니처 홀이다.
19번 홀부터 27홀 까지는 가든 코스(파36·3341야드·레귤러티3037야드)은 야간 라운드를 하였다. 필자는 야간 라운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어둡고 볼을 찾는 것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부다비 골프클럽은 생각보다 불빛이 밝았으며 거의 라운드에 영향이 없었다. 20번 홀은 왼쪽을 따라 이어지는 큰 호수에 비친 불빛이 찬란하기까지하다. 26번 홀은 180야드가 되어야 50야드폭의 호수를 넘을 수 있으며 슬라이스나 훅이 나면 모두 물속행이다.
멋진 레이아웃이 돗보였다. 오랜만의 야간 라운드를 매우 즐겁고 인상깊게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