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날부터 2주간 중국의 청두-쿤밍을 거쳐 계림의 메리랜드(Merry Land) 골프장을 찾았다. 2016년 1월 방문 이후 4년 만이다.
계림(桂林)은 중국의 유명한 관광 도시이며 역사 도시이다. 광서성 동북부에 있고, 인구는 약 500만 명이다. 3억 년 전에 원래 바다였다가 지각 운동으로 인해 바다에 쌓여 있던 석회암이 육지 위로 상승했으며 이후 풍화와 침식 작용을 거친 후에 비로소 지금과 같은 지세가 이뤄졌다.
1월 평균 기온이 섭씨 5~12도이며 가장 더운 7, 8월에도 24~32도로 1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메리랜드(MerryLand) 골프클럽은 2000년 AB코스(파72•7027야드), 2007년에 C코스(파9•3527야드), 2012년에 D코스(파36•3562야드)를 각각 개장하였다.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하는 골프장은 대만인의 투자로 이루어졌지만 지난해 중국 자본이 인수하여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계림시 북부에 있는데 공항과는 1시간 40분 거리다. 시내 중심과는 70km 떨어져 있다. 전체 6000무(약400만 평)의 면적에 371개의 객실을 보유한 호텔과 유락시설, 36홀 골프장 및 60개의 통나무 리조트 방이 갖춰져 있는 종합 레저 단지이다. 골프장과 호텔 및 레저시설의 복합 단지여서 가족 단위의 휴식과 골프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린은 TifEagle 버뮤다그래스, 페어웨이와 러프는 버뮤다 419를 각각 식재하였다. TifEagle은 그린 면이 매끄럽지 못해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단점이 있다.
그린의 쉐이핑과 언듈레이션은 아름답기 짝이 없는 훌륭한 코스다. 그러나 그린 스피드는 8피트 정도로 빠르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다행히 골프장은 2020년 2월부터 그린 잔디를 바꾸기로 했다니 기대가 크다. 여러 개의 3단 그린이 있어 쉽지 않은 퍼팅을 해야 한다.
페어웨이에는 거리목이 없고 나무로 거리를 표시하고 있다. ABC 코스는 마운드가 큰 구릉성이며 D코스는 낙차 큰 산지형이다.
티마크가 금두꺼비(金蟾)로 그 위에 새끼 금두꺼비가 업혀있는 형태인데 블루, 화이트, 레드로 구분하고 있어 매우 재미있는 발상이다. 금두꺼비는 재물을 상징한다. AB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으며 CD 코스는 비교적 넓다.
호텔 안에는 중식당, 양식당, 안마, 야외수영장, 커피숍, 휴게실, 노래방, 계림 특산물 판매장 등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편리함으로 가득 차 있다.
A코스(파36•3480야드) 난이도는 어렵지 않지만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이 마운드가 큰 구릉성이어서 볼의 위치에 따라 샷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2번 홀(파4•452야드) 220야드 지점부터 오른쪽으로 도그레그이며 페어웨이 오른쪽에 벙커가 길게 이어져 있다. 세컨드 샷 때 100야드 이상의 물을 건너야 하는 부담 때문에 오른쪽으로 공략한다면 벙커 혹은 물에 빠지기 쉽다. 홀이 길고 그린 앞과 좌우로 벙커들이 있어 어려운 홀이다.
B코스(파36•3547야드) 물이 많다. 특히 16번~17번~18번 홀로 이어지는 거대한 영호(?湖)가 그 웅장함을 대변해준다.
11번 홀(파4•379야드) 오른쪽 도그레그 홀로 그린 앞 60야드부터 그린 앞까지 연못이 있으며 그린을 받치고 있는 돌담벽이 인상적이다. 그린 오른쪽의 산 아래에 멋진 골프장 로고로 장식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16번 홀(파4•407야드) 시그니처 홀이다. 왼쪽으로 거대한 영호(?湖)가 그 웅장함을 자랑하며 17번, 18번 홀 왼쪽으로 길고 넓게 이어진다. 티샷 때 180야드의 영호를 넘어야 하며 세컨드 샷 때도 그린 앞 60야드 지점부터 그린 앞까지 영호가 가로막고 있는 까다로운 홀이다. 그린 주변 역시 마운드가 큰 구릉성 구조여서 정확하게 그린에 올리지 않는다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C코스(파36•3527야드)는 산과 물이 잘 조화를 이루는 코스다. 역시 구릉성으로 나무와 폰드가 많다.
23번 홀(파3•229야드) 긴 파3 홀로 오른쪽은 22번 홀과 폰드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린까지 크리크가 역시 공유하는 멋진 뷰를 갖고있다. 그린 앞의 긴 벙커는 왼쪽으로 이어지면서 부담스러운 티샷을 해야 한다.
D코스(파36•3562야드) 난도가 높고 낙차 큰 산지형으로 도전성이 강한 코스이다.
32번 홀(파4•425야드) 필자가 지금까지 많은 코스에서 플레이를 해보았지만 가장 어려운 파 4홀 중 하나다. 이 홀은 파산 홀이라 불린다. 내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절대 OB 티가 없다. 끝까지 쳐야 하므로 심지어는 한 홀에서 12개 오버하는 골퍼도 있었다고 한다. 먼저 티샷 때 공을 최소 180야드를 넘겨야 하며 페어웨이가 좌우로 20야드 정도이다. 여기를 벗어나면 러프이며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세컨드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기 위해서는 250야드는 되어야 그린이 보인다. 250야드가 안된다면 페어웨이가 높은 언덕을 맞이해서 세컨드 샷 하기가 완전 난감이다. 그린 앞 40~ 110야드는 숲 해저드이며 그린 좌우는 긴 벙커 러프다. 투온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파는 버디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어려운 홀이다.
계림의 메리랜드 골프장은 골퍼라면 평생 꼭 쳐봐야 하는 골프장으로 주저없이 추천하고 싶다. 『계림산수갑천하(桂林山水甲天下)』라고 했듯이 천하제일의 아름다운 도시에서의 라운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