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환 특파원의 해외골프코스100](35) 캄보디아 씨엠립 포키트라 컨트리클럽(Phokeethra CC)
작년 5월 13~17일 캄보디아 씨엠립(Siem Reap) 지역을 방문했다. 캄보디아는 11~ 3월 맑고 따듯한 날씨로 많은 골퍼들로 붐빈다. 4~6월이 가장 더운 계절이며 8~10월은 우기이다. 캄보디아 인구는 1,630만 명, 90% 가 크메르족, 95%가 소승불교를 믿는 불교국가로 수도는 프놈펜이다. 언어는 크메르어와 불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태국, 라오스 그리고 베트남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서쪽은 바다와 접한다.
씨엠립(Siem Reap)에는 3개의 골프장이 있다. 첫 번째로 포키트라 컨트리클럽을 찾았다. 공항에서 20km, 앙코로와트 사원에서 23km 지점이다. 필자는 아침 일찍 프놈펜에서 40분간 항공편으로 씨엠립에 도착하는 항공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아침에 도착하여 오후에 바로 첫 라운드에 들어갔다.
포키트라CC(파72·7363야드·6791야드)는 2006년 씨엠립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소피텔 호텔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2019년 10월 말 모로코에서 열린 IAGTO 시상식에서 아시아 태평양의 ‘올해의 골프리조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골프장 내 9번 홀 그린과 10번 홀 사이에 복원된 11세기 크메르 왕국(캄보디아의 옛 이름) 시절의 유적지인 롤루 다리(Roluh bridge)를 그대로 살려 중후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이 코스의 로고에 사용된 상징적인 이미지이기도 하다. 코코넛 트리와 워터 해저드 그리고 벙커가 많아 전략적인 공략이 요구된다.
포케트라(Phokeethra)는 강력한 뱀의 영혼인 피라 나가(Phya Naga)에 대한 믿음으로 ‘신화 나가의 도시(City of the Mythical Naga)’를 뜻한다. 이 과정 자체는 캄보디아 문화와 역사와 많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2009년 조니 워커 클래식과 2010년 캄보디아 오픈을 개최하기도 했다. 캐디는 80명이 있으며 골프장 설계의 대가인 태국의 Major General Weerayudth Phetbuasak 가 맡았다. 그는 프놈펜(Phnom Penh)의 아름다운 18홀 파크랜드 타입의 가든 시티 골프클럽(Garden City Golf Club)을 설계하기도 했다.
2018년 전면적인 보수를 통해 그린의 플레이 가능성을 더욱 높여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면서 그린과 페어웨이를 모두 버뮤다로 교체했다. 그린 스피드는 씨엠립(Siem Reap)에 있는 3개의 골프장 중 가장 빠른 8.5 피트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방문했던 5월은 성수기가 지나고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관리가 조금 미흡한 것 같았다. 다른 두 개 골프장도 같았다. 날씨와 적은 수요로 인해 불가항력적인듯하다.
겨울철 50% 이상이 한국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80%였지만 베트남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한국인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골퍼들이 갈 수 없는 상황에 우리 골퍼들에게도 가성비 높은 이곳 캄보디아에서의 라운드가 아쉬울 따름이다.
1번 홀 - 2번 홀 - 8번 홀 - 9번 홀이 둘러싸고 있는 호수의 화려한 뷰가 인상적이다.
7번 홀(파4·391야드)은 두 개의 페어웨이가 있으며 페어웨이 중간을 10야드 폭의 물길이 가르고 있으며 물길을 따라 중간중간 무리를 떼 지어 있는 갈대들이 멋진 뷰를 제공한다. 골프장은 코코넛 나무들이 곳곳에 많아 다른 두 골프장과 대별된다.
3번 홀과 13번 홀의 연못에는 연꽃(a lotus flower)으로 가득하다. 필자가 라운드 한 때는 부처님 오신 날 연휴여서 연꽃의 의미가 더 와닿았다.
16번 홀(파3·159야드)은 시그니처 홀이다. 긴 파3 홀로 그린 앞 20야드까지 큰 연못이 있으며 그린 오른쪽까지 이어진다. 그린의 정면과 뒤 좌우에도 벙커가 있어 부담스럽다.
18번 홀(파4·356야드) 100야드 앞 15야드 물길이 막아서며 그 이후 좌측은 코코넛 트리가 우측은 팜트리가 마치 삼각편대를 이루듯 멋지게 펼쳐지며 그린을 삼각형으로 포위한다. 그린 뒤 나무들 위로 클럽하우스가 살짝 감춘 몸매를 하고 마지막 홀을 마친 골퍼들을 기다린다.
전형적인 휴가형 레저 파크랜드 타입의 골프장이다. 결코 쉽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연못과 벙커가 코코넛 트리와 함께 남국의 정취를 보여준다.
골프장 총 매니저인 Fabrice Ho와 9홀을 함께 하려 했으나 그가 너무 바빠 코스에서 몇 홀을 돌면서 환담을 나누었으며 라운드 후 함께 시원한 코코넛을 마시면서 2년 전인 2017년 베트남의 다낭에서 만났던 시간을 회고하기도 하였다. 멋진 정취의 남국풍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코스에서의 라운드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