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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 성게 사회성 개선 후보 소재' 발견

성게 유래 신경 조절 물질을 활용한 뇌 질환 치료 가능성 열려

지이코노미 홍종락 기자 |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인 성게에서 사회성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경 조절 물질 ‘이카이노토신(Echinotocin)’을 발견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으로 자폐증, 조현병과 같은 사회성 부족 질환의 치료와 관련된 바이오산업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극피동물문 성게강에 속하는 보라성게(Strongylocentrotus purpuratus)는 2006년 미국 연구진들에 의해 유전체가 해독된 바 있으며 관련 정보는 알츠하이머병, 암, 노화와 수명 연구 등에 활용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낙지·문어가 지닌 ‘세파로토신’이 항우울 및 항이뇨 효과가 있음을 밝힌 것에서 착안해 보라성게 유전체에서 확인된 유사한 물질 이카이노토신으로 연구를 확대했다.

그 결과, 이카이노토신도 세파로토신처럼 인간의 바소프레신 수용체를 활성화하되, 낮은 농도로 처리하면 V1B 바소프레신 수용체(이하 V1B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V1B 수용체는 우리 뇌에서 학습과 사회적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에 위치한다. V1B 수용체를 제거한 생쥐는 다른 생쥐를 인식하는 능력과 의사소통 같은 사회적 행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카이노토신을 활용해 V1B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면 혈압 상승이나 항이뇨 작용 같은 부작용 없이 사회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V1B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시판 의약품은 없는 상황으로, 이번 연구 결과가 이카이노토신을 활용한 사회성 관련 뇌 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최완현 관장은 “해양생물의 대용량 유전체 정보에서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바이오 소재를 꾸준히 발굴할 계획이며, 유용성이 확인된 소재들은 심화 연구를 수행해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지원으로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 기관 고유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