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아이들의 행동에 당황하고 있는 부모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어머니가 “내가 집에서도 이렇게 치사하게 살아야 하나”며 농담조로 말했다. 하나의 에피소드는 아들에게 숙제했냐고 질문하면 “엄마, 왜 화내면서 말해, 기분 나빠”라며 더 화를 내면서 엉뚱한 곳으로 자신을 끌고 간다고 했다.
▲인홀썸(교육, 심리상담, 건강서비스) 정선미 대표
그래서 아들이 화내지 않게 목소리를 나긋나긋하게 하면서 “너 오늘 해야 할 숙제는 다 했어?”라며 시간 간격을 두고 3차례나 질문해야 겨우 대답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집에서도 눈치 보고 사는 것이 치사하고 감정적인 소모가 많다고 했다.
요즘, 방송에서도 제멋대로 하는 행동으로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의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일상에서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고 있고 부모는 아이들의 행동을 다루는데 정보가 부족하거나 힘이 달려 아이들의 저항에 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라는 지시사항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아이들
유튜브 교육에서 만난 초등 4학년 여학생이 지시사항을 주면 습관적으로 “왜 이렇게 해요? 다르게 하면 안 돼요?”라고 말한다. 정보를 그대로 입력하고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대신에 일단 저항하고 본다.
어머님과 아이의 행동에 대해 상담하다 보니 집에서도 문제집을 풀 때면 “왜 이렇게 풀어야 해? 다른 방식으로 풀어도 되잖아!” 하면서 그 문제를 푸는 대신에 저항하면서 문제 푸는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고 한다.
이처럼 정보를 입력하는 단계에서 정보가 튕겨 나오거나 정보를 빠트리거나 정보가 변형되고 낯선 정보를 거부하면, 있는 그대로 정보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저항하면 할수록 새로 배워야 하는 정보가 늘어나고 평생 배워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입력이란 습득력과 출력이란 실행력을 관찰하면
입력이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습득력이다. 습득력이 좋은 사람은 척 보면 그대로 따라 한다. 예를 들어 프로듀스101 방송에서 팀 미션에서 아이돌 그룹의 춤을 한 번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참가자들이 있었다. 그런 참가자들이 팀원들에게 춤을 지도해 주기 시작했다.
이런 습득력을 가진 친구들과 입력이 안 되거나 너무 느린 참가자 중에 누가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습득의 정확성과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보다 시간과 에너지적인 여유가 있어서 춤 연습을 더 하거나 춤에 표정 연기를 더하거나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입력하면 정보를 출력하는 과정을 실행력이라고 한다. 입력과 출력 사이에 논리적인 오류나 감정적인 저항이 없으면 실행의 정확성과 속도는 향상된다. 춤 천재라고 하는 블랙핑크 리사의 경우, 새로운 안무를 한번 보고 따라 하면서 춤의 감정도 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하라고 하는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여 정확하게 실행하면 할수록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이는 공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여기서 공부란 학업뿐만 아니라 예체능, 기술,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에서 배워야 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길 바라는 부모라면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재와 천재, 그리고 창의성에 대한 오해
최근, 유치원 선생님을 교육하는 분과 아이들의 창의성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정보를 배우는 과정에서 엉뚱한 결과물을 창의성이 있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아주 창의적인 소동들이 발생하고 있다.
창의성은 기본을 그대로 습득하고 실행하면서 쌓인 실력으로 다른 것을 융합하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교사가 하라는 것을 그대로 하지 않고 다른 것을 했는데 “창의적이다, 영재다”라고 부모들이 오해하게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영재는 하라는 것을 그대로 하면서 정확하고 빠르게 한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외우면서 서로 다른 표현과 정보를 연결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그때 사람들은 “와~ 그렇게 할 수도 있네~ 난 그 생각을 왜 못했지?”라며 놀라워한다.
천재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융합하는 범위를 넘어서 사회현상이나 자연현상에서 사람들이 풀지 못했던 것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게 풀어내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모차르트, 피카소, 아인슈타인이 얼마나 탄탄한 기본기가 쌓여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결과물을 표현했는지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자
아이들이 뭘 하고 노는지, 뭘 할 때 몰입하는지, 하라는 것을 정확하게 실행하는지, 그걸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떤지, 감정적인 저항이 없이 쉽게 하는지, 배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지, 실행한 결과물이 하라는 것을 했는지, 엉뚱한 것을 한 건 아닌지 부모가 관찰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해봐도 좋다. 영상을 찍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면 아이가 잘하는 것을 잘하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 용기를 북돋아 줄 수도 있다.
다음 편에는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 활용법을 소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