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장세호 | ESG는 한마디로 기업이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바탕으로 기업의 존재가치를 판단하는 지표다. 세계적으로 ESG 지표는 이미 재무제표 이상의
투자지표가 됐고,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새 ESG를 외치는 기업이 많아졌다. 그러나 ESG의 본질은 결국 인류의 ‘생존’ 또는 ‘존폐’ 문제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머리글자다. 기업이 환경문제에 신경 쓰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주력하며, 투명하고 장기적 효과를 위한 지배구조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라는 개념 아래, 기업이 주주를 위해 이윤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고객을 포함한 지역사회’를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식을 강조해 왔다.
한편 ESG는 CSR을 뛰어넘어 지구와 환경 그리고 사회 전체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면서, 사회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또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지구와 환경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 기업의 ‘존재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사회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높은 차원의 친환경·친사회적 개념이다.
“국민연금 50%, ESG 평가 통해 투자한다”
한국에서는 ESG라는 단어가 최근 몇 년 안에 잘 알려지게 되었다. 2020년 11월에 국민연금의 투자발표가 있었는데, 앞으로 국민연금의 50%를 ‘ESG 평가’를 통해 투자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국민의 이목을 끌었으며, 2021년 1월 국민연금이 공시제도를 변경하면서 “투자를 원하는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기업들은 ‘ESG 지속 가능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는 발표와 함께 국민들의 주목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UN이 쏘아 올린 ESG라는 공
이에 앞서 UN은 2006년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즉 ‘책임투자원칙’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이와 함께 기업에 투자할 때 환경과 사회를 위해 지켜야 할 6대 원칙을 발표했고, 이러한 원칙에 글로벌 주요연기금, 은행, 투자회사, 자산운용사 등 4,000여 기관들이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2009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결국 기업이 움직여줘야”
ESG라는 개념의 밑바탕에는 인류의 빈곤 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UN과 같은 조직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금융과 투자회사들이 사회활동의 주축이 되는 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원칙으로 움직여 주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러한 ESG 움직임의 배경에는 두 사람의 큰 인물들이 있다.
첫째는, 제7대 UN 사무총장인 아프리카 가나 출신 Kofi Atta Annan (코피 아난)이고, 둘째는 ‘블랙록(Black Rock)’이라는 약 9,000조 원의 자산을 투자 운영하는 회사의 래리 핑크(Larry Fink, Lawrence Douglas Fink) 회장이 있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글로벌 빈곤과 환경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기업투자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하여 새로운 사회적 트렌드를 만들면서 ESG 개념을 부각했다면, 래리 핑크 회장은 “2020년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이 투자의사 결정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이며, ESG를 고려하는 방식이 향후 블랙록의 가장 핵심적인 투자모델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에 ESG 개념을 안착시켰다.
참고로 블랙록은 우리나라 국민연금 등 주요한 연기금들의 투자운용사이기도 하다.
임시방편 아닌 지속가능성 확보해야
ESG 기업경영이란 과거의 CSR이라고 하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감을 뛰어넘어, CSV(Creating Shared Value), 즉 공유가치창출이라는 개념으로 복잡한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이익도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전략을 세워 사회를 위한 ‘일시적인’ 행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원칙과 시스템(sustainable management principles and system)으로 지구환경(E-environment)과 사회공동체(S-social)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의사결정(G-governance)을 하는 기업경영원리를 뜻한다.
이러한 경영을 실천하며 환경과 사회공동체를 사랑하는 이른바 ‘ESG 기업’에 더 많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모여들 것이다.
ESG, 인류 생존의 문제
무엇보다 앞으로는 기업들과 소비자 모두가 단기적인 금전적 이익을 뛰어넘어, ESG 개념을 바탕으로 한 상품 디자인과 개발은 물론 생산.분배.소비 절차부터 쓰레기처리 및 환경관리까지 모든 면에서 함께 힘을 합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적 균형과 조화 그리고 환경보존을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살아남기 어려움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ESG는 결국 인류의 생존문제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