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을 담은 손으로 수놓은 혼자수 이용주 작가가 원작과 같은 사이즈로 작업한 세계명화 작품 이야기를 전한다. |
WRITER 이용주 |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는 오스트리아 화가로 1862년 빈 근교의 바움가르텐에서 태어나 56세에 빈에서 죽었다.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그의 아버지는 보헤미아 출신의 귀금속 세공사이자 조각가였다. 아버지가 금을 다루고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금이 예술이나 인간에게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생각이 그가 나중에 금을 이용하여 작업할 때 큰 도움이 됐다.
‘인간의 본연’을 투영한 황금 장식 기법
처음에 장식성 강한 그의 화풍은 미술계로부터 ‘단지 예쁜 그림에 불과하다’는 비웃음을 받았다. 그러나 클림트는 순수와 장식미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미술의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었고, 인간의 본능인 관능적 욕구를 아름답게 승화시킨다는 자신의 예술관을 구현하는 데 황금 장식 기법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으로 인식해 주로 사용했다.
클림트는 나체의 임신부를 비롯한 벌거벗은 사람들, 혼돈 속에서 무기력하게 떠도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통해, 병들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고뇌에 찬 인간의 불안한 심리와 필연적인 운명과 삶의 부조리를 표현했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이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은 영화 〈우먼 인 골드〉로 더 유명해졌다.
그림의 주인공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는 빈 은행가의 실력자 모리츠의 딸로 18살 연상의 설탕 제조업자 페르디난트 블로흐와 결혼한다. 그녀는 살롱을 열어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 문학가 슈테판 츠바이크, 오스트리아공화국의 총리와 대통령을 역임하는 정치가 카를 레너 등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교류하는 인물이었다.
당시 빈에서는 성공한 유대인들이 아내와 딸의 초상화를 주문 제작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클림트는 초상화를 그리는 시간이 길어도 빈에서 가장 비싼 인기 작가였고, 아델레의 남편 페르디난트는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최고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며 클림트에게 초상화를 의뢰한다.
그녀는 클림트를 위해 작품의 모델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교감을 나눴던 사이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키스”와 더불어 클림트의 '황금 스타일'의 대표적인 작품이고, 그의 초상화 중 가장 화려한 작품이다. 상류층인 은행가의 딸인 신분과 남편의 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초상화에서 이제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금 은박으로 화려하고 정교하게 장식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은 금을 사용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비잔틴 황금 모자이크를 연상 시키는 스타일과 장신구는 빛나고 섬세하고 온화해 보이지만 도도함이 엿보이는 살아있는 여신처럼 신비로워 보인다. 그림의 1/12정도 넓이로 사실적으로 그려진 얼굴과 손, 어깨를 빼고 모두 장식적 문양과 패턴으로 채워져 있다. 작품 속에 오른 손은 왼손으로 감싸져 보이지 않는다. 어릴 때 사고로 다친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손가락을 감춰주는 따뜻한 애정이 숨겨진 작품이다.
사실 그녀는 빈 사교계 최고의 스타였지만 슬픈 삶을 살았다. 정략결혼을 하고 세 아이를 낳았는데 하나는 세 살 때 죽고 둘은 낳자마자 죽었다. 본인도 43세의 젊은 나이에 뇌수막염으로 죽었다.
이 작품은 2006년 에스티 로더 창업자의 아들 로널드 로더에게 1억3,500만 달러(한화 약 1,780억)에 팔려 역대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 작품이 됐다.
이 작품은 1938년 세계 대전 당시 나치 점령하에 오스트리아정부에 강탈당했던 숙모의 초상화와 클림트의 작품들을 찾고자 국가를 상대로 반환 청구 소송을 내고 8년간 싸워 승소한 유대인 마리아 알트만(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남편 페르디난트 블로흐의 조카이고, 클림트의 대표적 컬렉터)의 실화를 담은 영화 ‘우먼인 골드’로 더 유명해 졌다.
혼자수 클림트 작품의 소개
2009년 ‘구스타프 클림트전’을 개최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VIP ROOM에 ‘혼자수 클림트 작품’들이 특별전시됐다.
이를 계기로 벨베데리 미술관장이 ‘혼자수 클림트 초상화’를 소장하게 됐고, 참석한 해외미술관 관련자들은 “클림트의 원작 이외에 가장 가치 있는 작품”이라며 호평했다.
당시 함께 전시됐던 〈혼자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의 축소작(104×104㎝)은 일본인 화장품 회사의 모 회장에게 고가에 판매됐다.
2019년 5월 오스트리아 하인츠 피셔 전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 부인이 방문해 극찬하고 향후 비엔나 전시 시 오프닝 참석과 귀빈들을 초대해주기로 했으나 코로나로 보류됐다.
혼자수 이용주 작가
비단 실로 수를 놓아 ‘살아있는 빛을 표현’하는 작가.
회화는 순간의 빛을 화폭에 담는다. 이용주는 회화에 변하고 숨겨진 빛을 담아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전통자수를 현대와 접목해 가장 한국적이고 자긍심을 자극하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원작가가 작품에 표현하지 못한, 순간순간 변하는 빛을 한 화폭 속에 표현했다.
14명의 전·현직 대통령과 세계적인 셀럽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고, 찾아왔고, 초대전을 열어주었다. 2023년 UAE 정부로부터 골든 비자를 받았고, 10월에는 영국 사치갤러리 최초의 해외지부를 한국에 개설하기 위해 방한한 에드워드 스티븐 대표에게 단독 소개돼 극찬을 받았다.
오랜 기간 작가인 아내와 같이 작업한 많은 작품을 담을 미술관을 준비하고 있다. 천장과 벽을 혼자수 작품으로 채우고 움직이는 조명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빛들을 감상할 세계 최초의 뮤지엄 카페도 미술관에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