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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난청도 유전이 될까?’ 2세 계획 있다면 ‘난청 돌연변이 유전자’ 확인해야

WRITER 정순옥 | 난청도 유전이 된다. 유전성 난청에 대해 국내 연구팀에서 동물 실험을 통해 난청 유전자를 교정해 청력을 10배 개선했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은 정복되지 않은 질환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보청기 센터에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딸 그리고 최근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5살된 손자까지 3대가 보청기를 착용하는 가족이 있다.


10년 전 할머니께서 먼저 보청기를 하셨고, 따님은 대학 시절부터 친구들이 ‘사오정이냐’고
할 정도로 난청이 의심되긴 했지만 젊은 나이에 보청기를 낀다는 게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해 참고 살았다. 졸업 후 취업을 한 후에도 상사로부터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질책을 받았다.

 

결국 사직하고 결혼했는데, 현재 5살 된 아들도 난청이 의심돼 청력검사를 받고 보청기를 착용한 사례다.


한편 40대의 세 남매 환자의 사례도 있다. 모두 한 번도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거나 중이염을 앓았거나 음주·흡연을 한 적도 없는데도 30대 초반부터 서서히 난청이 진행되어 보청기를 착용하게 됐다.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못 듣는 사람도 있고, 성장해가면서 ‘전정도수관 확장증’으로 인해서 서서히 청력이 소실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 때부터 가는 귀가 먹는 게 집안 내력’이라며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난청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유전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난청도 유전이 되나요?
언젠가부터 서서히 귀가 잘 들리지 않고, 물속에 잠긴 것 같은 먹먹함이 느껴지고, 가끔 핑 도는 어지러운 증상을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나와 똑같은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유전의 영향일 수도 있다.

 

난청의 50%는 유전적인 요인이라고도 한다. 유전성 난청은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듣는 데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에 결함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으로 이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이 원인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잘 듣지 못하거나 20~40대에 뚜렷한 원인이 없이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유전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국내 대학병원 연구팀에서는 실험용 쥐를 통해 난청 유전자를 발견했고,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해주면 청력을 10배 정도 개선 시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동물 실험 단계기는 하지만 난청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하루속히 난청이 정복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를 늘 기대하고 있다.


난청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란?
한 유전자 연구팀에서 선천성 난청 환자 가족의 DNA를 분석하여 유전적인 차이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현재 150여 개의 유전자가 난청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전자들은 대부분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전기로 바꾸는 데 관계되는 유전자였다.


달팽이관 속에 있는 솜털 모양의 청신경 세포에 있는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도 있고, 달팽이관을 구성하는 기관에서 이상이 생겨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다만 유전성 난청 질환들은 각각 인종마다 고유의 형태를 갖고 있어 난청의 원인이 되는 150여 개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한국인에게 진단 기준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서양인이 아닌 한국인에게 난청을 일으키는 열성과 우성 난청 유전자는 현재 8가지로 모두 국내 의료진에 의해서 발견되고 학계에 보고된 적이 있다.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선천성 난청
신생아 1천명 중 1명, 많게는 3명까지 앓고 있는 질환이 바로 신생아 난청이다. 적어 보이지만 신생아 질환 중 가장 발병률이 높다.


태어날 때부터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세포가 손상돼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선천성 난청의 절반은 유전 때문이다. 자녀 출산을 앞둔 예비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불명의 난청이 있거나 청각장애 가족력이 있는 등 같은 종류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남녀가 아기를 출산하면 선천성 난청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높다.


예비 부모라면 혈액검사를 통해 난청 돌연변이 유전자 유무를 확인하고, 이미 출산했다면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통해서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면 대처할 방안이 있으니 꼭 염두에 두자.

 

노화는 난청의 가장 큰 원인
‘난청’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서 소리를 듣는 청각기관에 문제가 생겨서 잘 듣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주로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분류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나 중이에서 소리 전달 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중이염 등의 질병으로 생긴다. 반면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분석해 그 정보를 ‘청신경’인 뇌 전달하는 데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말하며 주로 노화성이나 소음성 난청에 해당한다.


노화는 특히 난청의 가장 주된 원인이며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실제로 우리 몸은 20대 후반부터 노화가 진행되고, 30대 후반부터는 청각기관에도 노화가 시작된다. 65세가 되면 4명당 1명, 75세에는 3명당 1명, 85세는 2명당 1명에서 난청이 발생하고, 95세가 되면 ‘누구에게나’ 난청이 생긴다.

 


비 유전성 난청의 종류와 원인
비 유전성 난청은 중이염이 가장 흔하며 감염이나 염증과 홍역, 볼거리, 루벨라, 박테리아성 뇌막염 등 청신경이나 달팽이관 노화나 외상에 의한 난청이 생긴 경우다.


지속적으로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됐거나, 음주나, 흡연, 항생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서 난청이 발생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하며 약 50% 정도가 비 유전성 난청으로 분류된다.

 

정순옥 원장

• Audiologist(전문 청능사)
• 대한이비인후과 청각사
• 벨톤보청기 광명난청센터 부설:
정순옥 난청 연구소
• 유튜브 채널 〈친절한미녀청능사〉
• 한국청능사협회 정회원
• 한국보청기판매자협회 국제이사
• 한국청각언어재활학회 정회원
•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 대한청각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