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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태] 골프장 CEO도 ‘파견시대’가 온다

WRITER 안용태 | 20여 년 전 일본은 누가 뭐래도 골프 선진국이었다. 한국 골프업계도 코로나19 이후 발전을 거듭했고, 호황을 맞고 있어 흐뭇한 시기다. 이렇게 기운이 좋을 때, 오히려 일본 골프업계의 몰락에서 배워야 한다. 그래야 산업의 기반이 탄탄해진다.

 

20여 년 전, 당시 골프 선진국이던 일본골프업계도 최호황기의 정점을 찍은 바가 있는데 ‘일본 인구 1억 명에 내장객 1억 명’이라는 기록이 그 근거였다. 근래 우리나라도 ‘5천만 인구에 내장객 5천만 명, 법인세만 5천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법인세를 통해 세수에도 기여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업계의 기운이 싱싱한 편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몸조심해야 할 시기다.

 

‘3분할에 대비하라’

일본의 골프장사업도 호황기를 끝으로 장기불황의 늪을 거치면서 흑자 ⅓, 적자 ⅓, 현상유지 ⅓이라는 통계를 냈고, 수백 개의 일본골프장이 부도를 맞았다. 우리도 이 같은 통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흑자를 낼 것인가?’ 아니 더 정확히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가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돌파구는 경영자가 만들어내야 하고, 그것도 대체 불가한 경쟁력에서 찾아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분석과 대책을 살펴보려 한다. 실제 사례로 벌써 프론트가 없는 골프장이 등장한 것에도 유의하면서 살펴본다.

 

경쟁력이 있는 혁신적인 경영자를 양성하는 곳이 없다

미·일처럼 총 골프장 숫자가 줄어가는 골프 선진국과 달리 아직도 우리 골프장업계는 계속 성장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 나라의 전철을 밟을 날이 머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축구계에서처럼 골프계에도 히딩크 같은 인물이 필요한데, 그런 혁신 인재는 본래도 가뭄에 콩 같은 데다, 안타깝게도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곳도 없다는 점이 우리가 직면한 비극이다.

 

그렇고 그런 통상적인 경력의 경영자를 기용하고는 해고해 버리는 일만 반복될 뿐, 골프장 경영자의 기용은 결국 도토리 키 재기의 인물들로 치르는 ‘돌려막기’에 다름없다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러한 문제를 오래전부터 인식했고, 잘 알고, 사명감마저 투철하며, 실제 오래전부터 그런 인재를 양성해왔다고 자부하는 필자마저도 그간의 소극적인 방식에 미안하기도, 안타깝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사실 현 골프업계에는 오너 리스크 문제도 심각하다. 간혹 오너들을 만나보면 산업보다는 자기 이기심이 먼저인 사람이 태반이니 고용한 이들에게 이기심을 탓할 입장이 못 된다. 그러나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오너 리스크는 제외하고 오직 프로경영자와 골프장 차원에서만 풀이해보려 한다.

 

결국 ‘사람’이 승패를 가르는 법

골프장이라는 사업도 다른 사업과 같이 ‘사람의 차이로 승패’가 난다. 그럼에도 경영자들이 시대를 앞선 경영은커녕 단순하고 통속적인 관리로 일관하니 이곳저곳에 낭비가 낭자한 형국이다. 골프장의 경쟁력을 떨구는 주역이 경영자인 아이러니한 사정 중 가장 문제가 많은 인적 낭비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지시만 하는 사람의 인건비 낭비 (사장도 포함)

• 멀티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인건비 낭비 (독도형 인간)

• 제대로 사내 납품을 못 하는 지원팀 요원의 인건비 낭비 (사내 갑질)

• 같은 일 (곳)을 중복으로 하는 사람의 인건비 낭비 (코스 세팅맨의 등장)

• 남 탓이 몸에 밴 사람들의 인건비 낭비 (싸움꾼의 이·삼중 낭비)

• 매사 부정적인 사람의 인건비 낭비 (‘안 된다’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자)

• 원가 절감 아이템의 채택을 기피하는 사람들의 인건비 낭비

 

대책은 없을까? 간단하다. 이런 자리를 아예 T/O에서 제외하기만 해도 갑자기 생산성은 배가된다. 이런 인물들이 골프장에 즐비한데도 방치한다면? 경영자가 혁신적인 마인드 부재로 자신감마저 결여돼 혁신적인 처방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적 부문에서 반전의 히트 사례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곳이 ‘썬힐’ 골프장이다. 36홀 코스부서 정규직원이 9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코스팀장은 잔디의 ‘잔’ 자도 모르는 경기 실장 출신이니 충격적이다. 썬힐의 이러한 혁신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분석하고 체화하는 것이 우리 골프장 업계의 과제다.

 

 

혁신 경영자 파견제도를 활용하라

오너와 경영자의 문제가 톱니바퀴처럼 물려 반복되는 한 불황을 극복하는 돌파구는 전혀 없다. 이는 우리 한국골프 120년사에서 수없이 증명돼왔다. 지금부터라도 혁신 인재를 양성하고 파견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그 돌파구가 될 수가 있다.

 

이러한 파견제도가 성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숨어있는 비결이 있는데, 파견사가 파견한 CEO의 리콜을 책임진다는 것에 있다. 부임 다음 날 당장 리콜을 요청해도 좋다는 전제가 이 제도의 핵심이다.

 

모름지기 이 시대는 프로의 시대다. 프로의 임기는 오너에게 있는 것이지 고용계약서 등의 조항 등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같은 파견회사의 자격 여부는 ‘사즉생’ 즉 즉시 리콜 조항을 전제로 인재를 양성하고 파견하는지에 달렸다.

 

파견될 때는 발령장과 사전 사직서를 교환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오너 입장에서는 노동의 유연성은 100% 확보가 된다. 믿고 맡기더라도 오너 마인드를 가지고 내 골프장처럼 경영하는 ‘프로’ 경영인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원용하면 고급 간부 등 어떤 인재풀까지도 확대 시행할 수 있다. 오너 입장에서는 노동의 유연성 가치를 이익으로 변환시킬 수가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CEO 파견제도의 가장 중요한 소득은 업계에서 골프장 오너와 전문경영자들 간의 상호 비방을 말끔히 해소한다는 데 있다. 업계가 더욱 단단해지고, 오너와 경영인 간 시너지를 내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우리 골프업계는 더 큰 불황에도 끄떡없을 거라 확신한다.


안용태

•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 GMI컨설팅그룹 대표이사
• 〈골프 경영과 정보〉 발행인
• 체육학 박사(골프 코스 디자인)
• 한국골프미디어협회 고문
• 일동레이크 골프클럽 대표이사
• (주)대명레저산업 대표이사
• 그린키퍼 학교 창설
• 한국잔디연구소 창설 및 초대소장
• 삼성그룹 에버랜드(주) 상무이사 / 안양컨트리클럽 총지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