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3.0℃
  • 맑음강릉 22.4℃
  • 맑음서울 16.3℃
  • 맑음대전 15.8℃
  • 맑음대구 17.8℃
  • 맑음울산 15.8℃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7.8℃
  • 맑음고창 11.4℃
  • 맑음제주 16.1℃
  • 맑음강화 11.7℃
  • 맑음보은 12.5℃
  • 맑음금산 12.5℃
  • 맑음강진군 11.7℃
  • 맑음경주시 14.4℃
  • 맑음거제 15.2℃
기상청 제공

[에디터 칼럼] 자기 앞의 생과 결혼의 종말

MZ에게 비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이코노미 박진권 기자 |  에밀 아자르이자 로맹 가리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은 결국 하나의 주제 의식으로 귀결한다. 바로 사랑이다.  현대는 비연애도 힙 하다고 말하는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대다. 비혼을 원하는 이들은 결국 자웅동체로의 진화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0.7명까지 떨어졌다. 전시 상황보다 낮은 출산율에 대한 착잡함이 도무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몇몇 전문가와 매체는 선진국으로 향하는 좋은 현상이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선진국 중 하나인 미국의 출산율은 무려 1.6명이다. 이마저도 역대 최저수치다.

 

 

혐오 때문에 고독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생에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다. 이른바 '자기 앞의 생'이다. 타의에 의한 고독은 생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혼자 남은 넓은 세상에 목적은 흐려지고, 노쇠할수록 정신마저 망가지기 때문이다. 결혼을 부정하고, 연애를 기피 하는 것을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그 적막 속의 세계는 고독한 터널일 뿐이다.

 

비혼에 대한 진정한 의미란, 자기혐오와 불신이 가득한 고독으로 찬 자학일 뿐이다. 실제 비혼을 선택한 많은 이들의 말로는 고독사다. 한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고통을 이겨내는 데 가족의 사랑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 가족이 꼭 이성 배우자여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를 보듬고 살펴줄 수 있는 관계면 무엇이든 족하다.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는 서로를 덜 혐오하고, 더 사랑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순히 사랑은 성적인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생명을 대상으로 한 우정과 의리, 배려와 도덕, 믿음과 친절을 의미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내는 인간은 고통이 고통스럽지 않은 역설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것에 대한 학술적 근거는 없지만,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우리는 결국 '사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