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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칼럼] 캐디도 동반자, 안전 골프 위해 캐디의 지시를 잘 따르자

 

  3월이다. 캐디도 동반자라 생각하고 골프를 즐기자. 라운드를 함께 하는 동반자와 더불어 캐디와 함게 좋은 에너지를 받으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골프를 하자.

 

캐디의 업무 범위와 역할

  캐디(caddie, 경기도우미)는 골프장에서 골퍼의 경기를 보조한다. 사전적 의미로 ‘캐디’란 골퍼가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사람이다. 골퍼의 골프채를 운반하면서 경기에 관련된 조언을 하는 등 골퍼가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한다. 즉 캐디는 클럽 운반, 거리 측정, 코스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과 함께 초보자에게 간단한 레슨과 함께 경기 운영 방법까지 알려준다. 전문적인 캐디는 선수에게 전략적인 조언으로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클럽 관리 : 거리와 상황에 맞는 클럽 선택과 클럽의 청결을 유지하고 상태를 점검한다.

각종 정보 제공 : 골프 코스의 각 홀의 거리와 바람의 세기 등 골프의 실력에 적절한

    공략   방법을 조언한다.

퍼팅 보조 : 그린에서 홀까지 거리, 경사와 속도를 분석, 최적의 라인을 추천한다.

경기 흐름 유지 : 경기 진행 속도를 조절하면서 다음 샷을 위해 골퍼의 집중력을 유지하      도록 지원한다.

골퍼의 멘탈까지 관리 : 골퍼의 습관과 성향에 따른 맞춤형 조언과 격려를 통해 부정적        인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도움을 준다.

 

  캐디는 경기 진행을 책임지면서 골퍼의 공이 어느 지점에 떨어졌는지 위치 확인에 따른 홀의 공략법, 남은 거리와 클럽 사용 조언, 골프채 교체 및 정리, 그린에서 골프공을 닦고 브레이크까지 보는 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캐디는 단순하게 보조요원이 아니라 한명의 동반자라 생각하고 함께 라운드를 하지 않으면 결국 뜻하지 않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 국내에 조성된 많은 골프장이 산악지형에 있어 급경사, 급회전, 낭떠러지에 페이웨이의 폭이 좁고 업 다운이 심하다. 또한 티오프 시간이 여유가 적고 앞뒤 팀 간 출발 간격이 짧아 사고 발생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내기 골프를 하거나 동반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캐디의 조언을 무시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위험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골퍼들의 안전불감증에 캐디의 사고 예방 의식 및 조치 미흡으로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캐디 한 명이 골퍼 4명의 안전을 모두 책임지기는 쉽지 않다. 캐디가 초보 골퍼나 안전 위험성이 높은 골퍼에게 신경을 쓰다보면 나머지 골퍼들에겐 소홀해지기 쉽다. 그래서 때로 뜻하지 않게 대형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캐디의 안전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골퍼들도 캐디의 말을 잘 따르고 이해해 사고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골퍼 중에는 캐디의 말을 무시하거나 잘 따르지 않는 ‘진상 골퍼’도 분명히 있다. 다음 사례를 보자.

 

  공 맞고 피범벅된 캐디…그러나 사고를 친 일행은 캐디를 바꿔 골프를 끝까지 쳤다

 

  중학교 동창인 50대 후반 남성들이 경남의 00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8번 홀에서 A씨가 두 번째 친 공이 해저드에 빠졌다. 나머지 일행 2명은 두 번째 샷을 준비하고 있었고 한 명은 카트가 있는 도로에 서 있었다. A씨는 친구들이 두 번째 샷을 마치고 앞으로 이동할 때 해저드 쪽으로 가서 다음 티샷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이런 룰을 무시하고 방금 쳤던 그 자리에서 다른 공을 꺼내 바닥에 놓은 뒤 곧바로 공을 쳤다.

  그 공은 마침 생크가 나면서 캐디 B씨(여, 29세)의 코와 오른쪽 눈 부위를 강타했다. 순간 캐디는 “악”, 비명을 지르며 털썩 주저앉았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으나 온통 피범벅이 돼 있었다.

   A씨가 다시 공을 칠 때 앞에 있던 캐디에게 그 자리에서 공을 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제멋대로 쳐버린 것이다. 캐디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얼떨결에 공에 맞았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의료진은 눈 상처 4주·코 부분 골절과 열상 3주로 총 7주 치료 진단을 내렸다. 게다가 “실명될 수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B씨가 병원에 이송된 후에도 A씨 일행은 캐디를 교체해 18홀까지 라운드를 끝냈다. B씨는 자신이 입원한 뒤 A씨로부터 어떤 반응도 없자 과실치상 혐의로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는 캐디를 인격체로 또는 동반자로 여기지 않은 결과이다.

  이 사건의 2심 재판부는 “A씨는 캐디가 다친 뒤에도 신경을 안 쓰고 계속 골프를 치는 등 도의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행동을 했고 B씨의 용서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사고 후 119에 신고해 B씨가 병원에 이송되게 조치하고, 치료비 대부분을 부담하고, 2,000만 원을 공탁한 점으로 보아 1심의 형은 무거워 보인다”고 판결했다.

  A씨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벌금 700만 원으로 감형됐다. A씨는 매너를 버린 대가로 통상적인 그린피(골프장 이용료)의 40배가 훨씬 넘는 벌금을 물어야 했다. 앞서 B씨 측 변호인은 “A씨의 행위는 장시간 힘들게 경기를 돕는 캐디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이자 동반자로 여기지 않은 것”이라며 “골프 고객의 갑질 횡포로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엄벌을 요청했다.

 

  카트 사고로 고객 사망 후 캐디 극단적 선택...

 

  경기 용인시 한 골프장에서 전동카트 사고로 골퍼가 숨진 가운데, 경찰 조사를 받던 캐디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캐디 A씨는 지난해 용인의 00골프장에서 40대 여성 골퍼 B씨를 전동카트에 태우고 커브 길을 돌다가 카트가 옆쪽으로 넘어져 조수석에 타고 있던 B씨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하였지만 결국 숨졌다.

  A씨는 자신이 낸 사고로 골퍼가 죽자 심적 부담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용인시의 한 아파트 1층에서 A씨가 쓰러진 것을 아파트 주민이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고, 병원에 이송됐지만 A씨는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극단적 선택 전 B씨 가족 안부를 묻는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서는 타살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골프는 안전이 우선이다. 안전한 골프를 원한다면 캐디의 말을 잘 따르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캐디들은 “고객 감정은 곧 생계” “캐디는 골프장에서 ‘을’일 수밖에 없다” 라고 하소연

  골프장에서 사고가 나면 가해자, 피해자보다 캐디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캐디의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특수고용직인 캐디가 받는 임금(캐디피)을 고객이 지불하기 때문에 캐디 입장에서 고객들에게 강제적 또는 명령적으로 지시 또는 통제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 캐디는 고객들을 불쾌하게 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없기에 이들은 “고객 감정이 생계”라고 표현한다. “캐디는 골프장에서 ‘을’일 수밖에 없다”라고도 한다. 경기 내내 ‘위험하다’, ‘조심하라’, ‘여기 계시면 곤란하다’며 안전을 강조하지만 진상 골퍼들은 이를 무시한다. 또 때로 고객의 요청에 따라 캐디를 그 자리에서 교체하거나 심하면 해고까지 하는 사례도 있다.

 

  앞팀 같은 홀에 있는 데도 캐디 말 안 듣고 공 쳐…

 

  여성 얼굴 맞힌 50대 벌금 300만 원A씨(54)는 2022년 11월 강원 춘천시 00골프장에서 캐디의 사인이 없었음에도 공을 쳐 앞서 같은 홀에서 경기를 하던 50대 골퍼 B씨의 얼굴에 골프공을 맞혔다. B씨는 이 사고로 뇌진탕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법원은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앞 팀의 카트가 이동하는 것을 보고 앞 팀이 그린에서 나간 것이라 판단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와 캐디 모두 그린 위 홀 주변에 있었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상해 정도와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은 사정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남편 친 공에 맞아 ‘전치 6주’ 중상 입은 골퍼, 캐디·골프장에 1억6,000만 원 손해 배상 청구

 

  2021년 2월 14일 경남 양산시 00골프장 첫 홀에서 여성 황모(61)씨는 공을 치고 공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순간 남편 강모씨의 샷이 황씨의 얼굴을 강타했다. 라운드 시작 5분만에 벼락같은 사고였다. 캐디는 피해자 황씨가 친 공이 빗나간 상황이어서 남편 강씨가 공을 치고 나서 플레이를 하라고 제지했는데 황씨가 이를 듣지 않았다고 말한다. 반면, 황씨는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카트를 타기 위해 돌아오는 순간 캐디가 남편을 제지하지 않아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황씨는 부산백병원에 후송돼 안와(머리뼈 속 안구가 들어가는 공간) 손상 등으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  황씨는 캐디와 골프장, 보험사를 상대로  1억6,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안전한 골프를 위해 골프룰과 에티켓을 철저히 익히고 이행하자

 

  골프룰은 물론 에티켓도 철저히 익히고 이행해야 한다. 골프 규칙집 (Rules of Golf) 제1장은 ‘규칙1. 골프, 플레이어의 행동 그리고 규칙’으로 시작한다. 규칙집 첫 장에 명시되어 있듯이 에티켓은 골프 규칙의 일부이고, 따라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 사항’이다. 골프에서에티켓이 권장 사항이 아니고 의무인 것은 동반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캐디의 주의 의견을 지키지 않을 경우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에티켓은 다른 골퍼들에 대한 배려를 뜻한다. 이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심판 없이 플레이되기 때문에 캐디의 지시에 순응하고, 함께 라운드하는 동반자를 배려하고, 스스로 규칙을 준수하는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골프 규칙집에서도 에티켓 위반 때 패널티를 정하고 있다. 만약 골퍼가 캐디의 지시에 순응하지 않고 에티켓을 계속 무시하고 동반자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면 벌타를 주거나 플레이를 금지할 수 있다. 경기 중이라면 실격시킬 수도 있다.

  캐디에 대한 자세부터 살펴보자.

 ㅇ 캐디에게 반말, 욕설을 하지 않는다.

 ㅇ 캐디가 인사하면 함께 인사한다.

 ㅇ 캐디의 지시나 요청 그리고 조언에 충실하게 따른다.

 ㅇ 캐디가 바쁠 때 안전에 유의하면서 기다린다.

 

  캐디의 지시에서 꼭 지켜야 할 철칙은 “인접홀(홀과 홀 사이 간격)과 앞팀이 가까이 있으니 플레이에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캐디를 배려하면, 나도 배려를 받는다. 캐디와 소통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사고 예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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