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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 골프의 재도약을 기대합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활약했던 김시우 

 

 

3월입니다. 기다리던 봄입니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길었습니다.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춥고 우울한 겨울이었지요. 기온이 내려가고 눈이 내려서 추운 게 아니었습니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요란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風前燈火)요, 민심은 둘로 갈라져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간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질 판입니다. 제발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정치가 바로 서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회생합니다. 이 봄에 새싹이 움트듯 우리나라도 다시 힘차게 일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한국 골프의 재도약을 기대합니다.

최근 한국 골프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특히 여자 골프는 전성기에 비해 초라할 정도입니다. 세계 여자 골프를 휘어잡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한때 세계 최고 무대라 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세계 랭킹 톱10 선수 수(數)에서나 승수(勝數) 등에서 한국 여자 선수들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세계 10위 안에 절반을 우리 선수들이 차지한 적도 있었지요. 한해 10승 이상을 올린 적도 여러 번입니다. 그런 한국이 지금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태국, 중국 등에 밀려 힘을 제대로 못쓰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엔 3승에 그쳤습니다. 한창 우승을 많이 할 때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지금 세계 랭킹 1위로 가장 잘 나가는 미국의 넬리 코다가 지난해 혼자서 7승을 올렸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넬리 코다 혼사서 올린 승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지요. 또한 지난해엔 LPGA 투어 주요 부문(올해의 선수, 상금왕, 신인상, 평균타수상 등) 수상 중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올들어 시즌 개막전에서 김아림이 우승했습니다.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지요. 무엇보다 출발이 좋습니다. 고진영도 최근 몇 대회에서 성적이 선두권에 올라 아주 고무적입니다. 작년 시즌 마지막까지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임진희도 건재합니다.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단체전 우승,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한 이소미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김세영과 김효주, 양희영, 유해란, 최혜진도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선수들입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윤이나입니다. 지난해 국내 골프를 평정하고 LPGA 투어에 진출해 개막전에 나섰지만 컷탈락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설욕이라도 하듯 LET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선 4위를 차지하는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윤이나가 미국 무대에 하루 빨리 적응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는 신인왕과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를만한 역량을 지닌 선수입니다.

우리 여자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선수 자신들이 잘해야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편으론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도 국내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마침 3월에 KLPGA 김상열 회장이 취임합니다. 김 회장이 그 일에 앞장 서 주기를 바랍니다.

한국 남자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 최근 우승이 뜸합니다. 김시우와 김주형, 임성재, 안병훈 등이 세계 랭킹은 높지만 우승에는 못미치고 있습니다. 대회가 열릴 때마다 우승 후보 선수로 우리 선수들이 언급되지만 실제 결과는 기대 이하입니다. 올들어 열린 대회에서 톱5에 든 선수는 아직 없습니다.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런 가운데 장유빈이 어떤 활약을 펼칠 지가 관심사입니다. 그는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가 아닌 LIV 골프에 진출했습니다.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가 후원하는 골프 투어입니다. 장유빈도 윤이나처럼 남자 골프 국내 무대를 제패하고 나선 길입니다. 그가 세계적인 강자들이 모인 LIV 골프 무대에서 과연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까요. 바라건대 그가 올 시즌에 한번이라도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자랑스런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윤이나와 장유빈이 떠난 국내 무대에선 또 누가 새로운 강자로 나타날 지도 궁금합니다. 이제 곧 그 무대가 열릴 것입니다. 봄이 왔으니 그 주인공도 서서히 드러나겠지요.

독자 여러분, 이젠 기지개를 펴십시오.

아무리 세상이 어수선해도 봄은 제대로 맞아야겠지요.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 때가 있으면 즐거울 때도 있는 법이지요. 그게 희망입니다.

올 봄에는 여러분들의 골프 실력이, 그리고 삶이 한층 나아지기를 기원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대진 편집국장